Love affair 리뉴얼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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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후기-----------------------------------------------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시는데 카페에 가도 바람의 후속부분은 있질 않습니다.....
궁금해 하시는 바람의 뒷 이야기들은 러브 어페어 연재가 종료되고 여유가 생길때 다시금 연재할 예정입니다.
하나도 제대로 올리기 벅찬 상태에서 또 다시 두가지 글을 올리다 제 풀에 지쳐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빠른 시간안에 리뉴얼을 완료하고 우선적으로 카페에 올려진 51부까지 소설게시판에 올리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럼 즐감 되시길 바랍니다.

죠지윈스턴 Thanksgiving: http://www.youtube.com/watch?v=3RiI9yoiP14
죠지윈스턴 케논변주곡: http://www.youtube.com/watch?v=WVSQZDU2GlE
이번에 링크해드리는 곡은 본문에도 살짝 언급이 되었던 죠지윈스턴의 명반인 December에 수록된 피아노 연주곡입니다. 케논은 원래 파헬벨에 의해 현악 4중주를 위한 곡으로 만들어진 곡인데 현재는 많은 연주가들의 편곡에 의해 피아노 쏠로로 더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는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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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Love Affair 2부

“지섭아, 오늘은 정말 우리 둘만 같이 보내자”
“어? 어어.....”

1997년 2월 14일 금요일 지영이와 저는 처음으로 맞이하는 기념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지영이가 일본에 있었기에 친구들이 자랑하듯 내보이는 초콜릿을 그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만 봤어야했는데 이번만큼은 오붓하게 둘만의 특별한 발렌타인데이를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이 바로 지영이와 제가 하나가 되는 D-Day가 될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기억을 만들고자 지영이와 전 서로에게 삐삐를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껏 사귄 날 중 떨어져 보내야 했던 날들이 더 많았기에 커플이라면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들을 저희는 이제야 해보게 되었습니다.

직접 차를 몰아 지영이를 데리러 강원도까지 내려갔다 같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저희는 약속한 대로 삐삐부터 새로 사러갔습니다.

“우아 이거 무지 예쁘다~~ 크지도 않고 너무 귀여워~~”

알록달록 다양한 모양과 색의 삐삐가 있었지만 고민할 필요 없이 저는 지영이가 맘에 들어 하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곤 015로 시작하는 번호의 끝자리 하나만 틀리게 번호를 맞추었습니다.
처음으로 갖는 커플 아이템에 지영이와의 관계가 한층 더 발전한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신이 났습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지영이가 제게로 와 저만의 의미 있는 꽃이 되는 날.
그녀와 함께 하는 모든 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우리~~ 커플로 된 게 이게 처음이다 그치? 첫 번째라서 그런가.. 필름 뜯어내기가 너무 아깝다.”
“호호호. 그렇게 좋아? 보통 남자들은 이런 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던데”

과감하게 새로 산 삐삐의 보호필름을 벗겨낸 지영이와는 달리 저는 처음산 것 그대로를 간직하고만 싶었습니다.

“줘봐 내가 벗겨 줄게..”
“안 돼... 그냥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렇게 냅둘래. 그래도 너랑 처음으로 한 건데 히히...”
“으이구~~ 쓰려고 산거 아끼고만 있으면 뭐해~~~”

사소할 수 있는 것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저를 보며 지영이는 못 말리겠다는 듯 웃음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자 이거 받아~~작년엔 못 챙겨 줘서 미안해”

수줍은 모습으로 지영이가 쵸콜릿바구니와 하트 모양으로 포장 된 상자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이게 뭐야???”
“이거 무지 고르느라 힘들었거든.. 이따가 꼭 보여 줘야 해~~~”

물음에도 지영이는 붉게 물들은 얼굴로 자신의 말만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뭐 길래 저렇게 얼굴이 빨개졌지’
지영이의 행동에 더욱 궁금해진 저는 하트 모양의 매듭을 순식간에 풀어버렸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뒤로 하고 살며시 상자의 뚜껑을 열고는 내용물부터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어라 이거 머지...."

처음에는 내용물이 뭔지 정확히 몰랐습니다.
무척이나 현란한 색깔의 손수건을 둘둘 말아 놓은 것 같은 모양.
왜 그렇게 지영이가 얼굴을 붉히는지 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그것을 펼쳐들고 나서야 왜 그토록 지영이가 얼굴을 붉혔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험....험...”

손에 들려 있는 남성용 속옷에 지영이처럼 저 역시 금세 얼굴이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망함에 급히 상자 안으로 도로 넣긴 했지만 아직도 그 강렬한 색채의 잔상이 눈에 아른거리고 있습니다.

진한 빨간 색상에 성기 부분이 닺는 부분은 형광색으로 성기 모양이 표시 되어 있는 팬티.
얼핏 봤지만 무척이나 야하단 생각이 바로 들 정도였습니다.
언젠가 얼핏 성인 애로물에서 저것처럼 무척 야한 팬티를 본적이 있긴 했는데 막상 저걸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받게 되니 무척이나 부끄럽고 당혹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지영이가 좀 전에 제게 했던 말이 순간 뇌리를 스쳐갑니다.
‘이따가 꼭 보여 줘야 해...이따가 꼭 보여 줘야 해...이따가 꼭 보여 줘야 해’
며칠 전 오늘 하루는 온전히 같이 보내자고 지영이가 말 한 뒤로부터 계속해서 흥분상태에 있었는데 첫 커플 아이템을 사면서 잠시 잊고 있던 그 흥분이 다시금 제 머릿속을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지영이가 비밀이라도 말하려는 듯 귓속말을 해옵니다.

“있지 .....그거 커플 속옷이야.. 나 지금 네 것과 똑같은 거 지금 입고 있어~”

지영이의 말에 순간 아랫도리가 뻐근해져오고 얼굴은 팬티색처럼 시뻘겋게 달아올라버렸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물을 마시고 있자 다시금 지영이의 입술이 제 귀로 다가왔습니다.
떨리듯 소곤대고 있는 지영이의 목소리가 제 귓속을 간지럽혀 옵니다.

“근데.. 내 껀,,,,, 아래쪽이 망사다...흐읏"
“커억....커억....커억..”

조금만 물을 늦게 넘겼더라면 물을 그대로 입 밖으로 뿜어낼 뻔 했습니다.
이번엔 지영이도 자신이 말하고도 창피했던지 얼굴을 급히 코트 속으로 숨겨버렸습니다.

사래가 잦아들고 이내 나갔던 정신이 돌아옵니다.
여전히 창피한지 지영이는 저와 떨어져 앉은 채 여전히 얼굴을 숨기고만 있습니다.
살며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코트 속으로 제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
눈을 감은 채 양 볼이 발그레한 지영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지영이의 향긋한 채취가 물씬 풍겨 옵니다.
웅크리고 있어서 인지 얼굴에 닿는 지영이의 젖가슴이 더 풍만하게 느껴집니다.

“눈 떠봐...”
“싫어... 창피해...”
“그러길래 누가 그러네... 네가 말하고 네가 이렇게 부끄러워하면 어떡해...”
“아이 몰라... 저리 가~~”

밀쳐내려는 지영이의 손엔 어떠한 힘도 실려 있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탐스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어주었습니다.
입술이 닿는 순간 극한의 달콤함에 입술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습니다.
몇 차례의 오가는 입맞춤에 코트 안은 금세 후끈 달아올라버렸습니다.

살포시 지영이의 젖가슴을 옷 위로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으으..”

뭉클거리는 느낌이 더욱 저를 흥분의 도가니로 인도하고만 있습니다.
자연스레 나머지 한 손이 지영이의 치마 속으로 버릇처럼 파고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허나 순간 그녀의 손이 제 손을 제지해 옵니다.
이제껏 한 번도 제 손길을 거부한 적이 없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고만 있자 지금껏 감겨 있던 지영이의 살포시 떠집니다.

“안 돼... 지금 만지면 다 젖어서,,,, 이따 집에서 맘대로 하게 해 줄게.....”

지금 당장 만지고 싶었지만 지영이의 언질에 저는 곧바로 손을 뒤로 물렸습니다.
‘그래.... 오늘 밤이면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는데,, 지영이 말대로 둘만의 공간에서 마음대로 지영이의 몸을 느낄 수가 있는데’
끌어 오르는 지금의 욕망을 억제하고 오늘 밤 제 안의 모든 욕망을 다 터트려 버리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굳게 먹었음에도 이어지는 데이트에서 순간순간 끌어 오르는 욕망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속옷만 입은 채 저의 손과 눈이 닿기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는 지영이의 모습이 상상이 되 자꾸만 저를 자극시키고 있었습니다.
가벼운 스킨쉽에도 오늘따라 팬티속의 제 분신엔 피가 쏠리기 일쑤였습니다.

마음속에선 이런 저의 야한 생각을 몰아내기 위해 분주하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오늘 밤을 위해 그녀가 준비한 걸 망칠 셈이냐!!!’
‘참은 만큼 그 뒤의 열매는 더욱 달콤할 거라고.. 남자가 말이야 그거 하나 못 참냐!!’
‘생각을 해봐. 넌 그 이루기 힘들다는 첫사랑과 첫날밤을 보내게 되는 거라고.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 주라고’
순간 자신의 첫사랑과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군다나 그 첫사랑이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지영이라면.. 생각만으로도 저도 모르게 미소가 입가에 번져 나갑니다.
결국 오늘 밤을 위해 스킨쉽은 과하지 않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특히 지영이의 치마속은 오늘밤을 위해 절대! 손을 대지 않기로 궂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녀 말대로 잘못해서 팬티가 젖어버리면 제대로 된 감상을 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한편 저는 오늘밤을 위해 며칠 전부터 열심히 준비를 했었습니다.
평소 채팅으로 알고 지내던 누나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며 오늘 밤을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은 알콜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평소 먹어보지도 못했던 와인을 직접 주류백화점까지 가서 사왔습니다.
평소 거추장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했던 컬러 향초까지 준비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습니다.
이제 밤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어둠이 이내 거리에 깔리기 시작하자마자 저는 기다렸다는 듯 지영이를 데리고 비디오 렌탈샵으로 향했습니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차에 문득 얼마 전 희연누나와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 아마 지영이도 이걸 보면 희연선배와 같은 반응을 보이겠지’

렌탈샵에 들어서자 지영이는 신작비디오 부터 열심히 훑어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영이는 신작 영화에 관심이 가는 눈치였습니다.

“지영아. 나 전부터 너랑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는데...”
“그래 그럼... 어떤 건지 나도 궁금한데”

지영이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저는 외화 로맨스 코너로 가서 ‘Love affair"를 집어 들었습니다. 벌써부터 영화 속 로맨틱한 장면에 취해 사랑을 속삭이고 있을 저희의 모습이 그러져 가슴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지영이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매일같이 보는 집인데 오늘따라 새삼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각종 방향제를 뿌리고 외출하고 온 상태라 아직 집안에 향기가 남아있었습니다.
잠시 자리에 서서 향기를 맡아봅니다.

“으이구 남자냄세... 좀 치우고 살지....”

나름 노력을 했는데 여자의 입장에선 부족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며칠 전부터 안하던 청소도하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지영이 눈에는 그렇지가 않은가 봅니다.
저에겐 남자냄세가 무언지 전혀 느껴지질 않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지영이는 마치 이 집에 살았던 사람 마냥 이곳저곳에서 치울 거리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몰래 짱박아 둔 것들이 쏙쏙 지영이의 손에 이끌려 나오기 시작합니다.
분위기를 잡고 싶었는데 졸지에 청소부터 다시 해야 했습니다.

“도우미 아줌마 있다면서,,, 그새 집이 왜이래??”

집에서 채팅만 하면서 놀다보니 집안 어지럽히는 건 하루면 충분했습니다.
결국 침대시트까지 새로 다 갈고 나서야 지영이는 청소를 끝냈습니다.

계획에 없던 청소를 해야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러브러브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거실로 지영이를 데려와 쇼파에 앉히곤 숨겨둔 오늘의 비장의 무기들을 거실로 가져왔습니다.
역사적인 첫날밤을 기리기 위한 한 송이의 장미꽃을 입에 문 채 지영이에게 다가갔습니다.
낯간지러움에 몸에선 닭살이 일고 있었지만 청소 때문에 무드가 깨진 것만 같아 좀 더 극적인 연출을 해봤습니다.
다행히 장미 한 송이를 받아든 지영이의 표정이 저를 웃게 만듭니다.
미처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지 지영이는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한 것들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거실 테이블 위에 향초를 켜두고 와인과 함께 가벼운 안주를 꺼내왔습니다.
그리곤 거실 불을 끄니 나름 로맨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 옵니다.
비록 어설픈 이벤트였지만 촛불에 비취는 지영이의 미소가 성공을 확신하게 만듭니다.

대여해온 비디오를 틀고선 잔에 와인을 채웠습니다.
정렬적인 붉은색의 레드와인이 시각과 후각을 자극해 오고고 있습니다.
와인잔을 들어 살포시 지영이의 옆에 다가가 앉았습니다.
와인의 향과 향초의 향기 그리고 지영이의 체취가 뒤섞여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습니다.
자연스레 스킨쉽이 유도가 될 수 있도록 그녀를 기다려 줍니다.
거실 벽면에 비춰지는 지영이의 실루엣이 은근 매력적으로 다가와 집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쇼파에 기대어 있는 지영이의 상체가 살짝 앞으로 쏠려갑니다.
저는 자연스레 지영이의 한쪽 어깨에 팔을 얹어 보았습니다.
제 손이 어깨에 닺자 자연스럽게 제 겨드랑이 안으로 지영이의 몸이 파고들어와 안깁니다. 항상 느끼는 감촉이지만 오늘은 왠지 더 달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가올 감동에 벌써부터 몸은 긴장이 되는지 입안은 벌써부터 말라가고 있습니다.
눈앞에 놓인 와인잔을 집어 들어 와인을 입에 담아보았습니다.
‘으윽......’
신맛과 쓴맛까지 나는 게 마냥 달콤한 맛을 기대했던 저에게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맛이었습니다. 추천해준 사람에게 내일 당장이라도 좀 따져야할 것 같습니다.
허나 지영이는 맛이 괜찮은지 연신 와인을 입안에 머금고는 맛을 음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음~~~ 베스트 초이스인데 맛이 너무 달지도 않고 신맛과 쓴맛의 조화가 딱이다~~ 입안에 감기는 맛도 일품이고.... 우리 자기 언제 이렇게 준비한 거야?”

지영이는 꽤나 맘에 들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역시 초보자의 입맛보다는 여자들이 여자들의 입맛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채팅방에 들어가서 누나들에게 립서비스라도 날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와인을 홀짝대던 지영이의 손이 서서히 제 몸을 만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역시 기다린 저에게 달콤한 보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 볼을 살짝살짝 쓰다듬어 가다 턱에서 잠시 손이 멈추더니 그사이 짧게 자란 수염을 매만지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미처 깍지 못한 게 신경이 쓰입니다.

“지금 이라도 깍고 올까? 따갑지??”

지영이는 고개를 가로 졌고 있습니다.

“아니 느낌이 좋아서~~ 부드럽게 만져지다 이렇게 딱 나와 있으니 느낌이 묘한데... 약간은 까끌까끌 하면서도 피부의 촉감이 같이 느껴져서 그런지 기분이 좋은데...”

아무래도 지영이는 남성스러운 걸 더 좋아하는 타입인거 같습니다.
제 가슴에 기대어 여전히 턱을 매만지고 있습니다.
지영이는 브라운관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의식적으로 계속해서 만지고만 있습니다.

살포시 지영이의 가슴으로 손을 가져갔습니다.
뭉클뭉클한 감촉이 손끝에 전해져옵니다.
언제부턴가 지영이의 가슴을 만지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 진거 같습니다.
지영이 또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슴을 저에게 내주고 있습니다.
자주 만져본 지영이의 가슴이지만 만질 때마다 항상 부드럽고 말랑한 느낌에 금세 아랫도리는 빳빳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슴을 만지기 시작하자 지영이가 영화에 집중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잠시 뒤면 명장면이 나오는데 그전에 손을 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손이 움직임을 멈추고 손을 떼려하자 지영이가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봅니다.

“아.....좀 더 만져주면 안 돼? 기분 좋아지고 있었는데....”

알콜이 들어가서인지 지영이가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 오고 있습니다.
좀만 더 참았다 명장면이 나온 뒤에 가볍게 키스부터 갔어야 하는데.. 지영이의 몸은 제 터치에 이미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역시 영화처럼 아름다운 장면에 남녀가 격정적으로 키스를 한다는 건 쉬운 부분은 아닌 거 같습니다.

결국 ‘아네트 베닝’이 피아노 선율에 맞춰 허밍하는 장면은 달아올라버린 지영이 덕에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희연누나처럼 감정이 동하여 ‘교감’이란 걸 느껴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어느새 저도 모르게 지영이에게 바라는 게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미 지영이는 영화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습니다.
기대어 있던 몸을 일으켜 앉아있는 저를 바라보며 제 다리위로 올라와 앉습니다.
그리곤 부드럽게 제 목에 팔을 감아오고 있습니다.
미세하게 당겨지는 느낌에 고개를 내려 지영이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개주었습니다.
제법 달아 오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로맨틱한 분위기에 화룡점정을 찍을 음악하나만 있으면 준비는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키스를 하며 옆에 놓여 있는 리모컨으로 오디오를 켰습니다.
그리곤 미리 넣어둔 시디를 틀었습니다.
익숙한 피아노 선율이 귓가를 촉촉이 적시며 점점 키스의 농도가 짙어만 갔습니다.

잠시 후 숨을 고르기 위해 입술을 뗀 지영이가 뭔가 아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이 곡.... 이곡 말야..”

지영이도 이곡을 아는 가 봅니다.
지금도 제가 열손가락에 꼽는 명반 중에 명반 죠지윈스턴의 December.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곡인 ‘Thanksgiving"

“이거 드봉인가..... 그거 맞지?? 소피마르소 나오는 광고에 나온 거~~”
“어?....어,,,어.. 아는 구나...”

맞긴 맞는 말이었습니다 ㅡㅡ;;...
하지만 지영이의 말을 듣는 순간 안타까움에 저도 모르게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영이에게 모든 걸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딱 한 가지 바라는 게 있었다면 음악적인 교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장면에서 항상 먼가가 아쉬운 지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를 무척 사랑해주는 지영이에게 뭔가를 강요하기는 싫었습니다.
다만 내가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 멍해있는 저를 향해 지영이는 빨리 옆으로 오라고 손짓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금 지영이를 안아들고 제 다리에 앉혔습니다.
지영이의 상의 속으로 살며시 손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곤 빠르게 가슴으로 다가가 브레지어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지영이의 몸은 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맨손에 닿는 가슴의 감촉은 손을 대고만 있어도 제 심장을 터트려 버릴 것 만 같았습니다.
너무나 부드럽고 손에 꽉 차는 지영이의 젖가슴은 부드러움의 극치였습니다.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감촉에 제 손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컵 안쪽에서 지영이의 가슴을 만지작거리고만 있었습니다.
브레지어의 컵 부분이 손목을 계속 눌러오고 있었지만 저에겐 지영이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 브레지어를 풀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내 지영이도 불편함을 느꼈는지 자신의 손을 등 뒤로 보내더니 브레지어 후크를 스스로 풀어버렸습니다.
덕분에 제 손은 자유로워져 물 만난 고기마냥 지영이의 젖가슴을 마구 뭉개기 시작했습니다.

“아음~~~~지섭아”

지영이의 눈이 스르륵 감겼습니다. 지영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옅은 신음성이 들려옵니다.
저 손길에 반응하는 지영이의 모습이 너무나 섹시해 보입니다.
점점 더 강하게 젖가슴을 주무르자 지영이의 허리와 엉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하응.....”

지영이의 엉덩이가 움직여지기 시작하자 치마 속 부드러운 살결들이 이미 청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로 발기된 자지 위를 스쳐오고 있습니다.
점점 닿는 부위가 깊어질수록 청바지 안에 갇혀 있는 자지가 눈물겨운 아우성을 쳐 오기 시작합니다.
약간 두꺼운 청바지인데도 불구하고 발기가 된 자지엔 지영이의 보짓살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점점 더 밀착되어 가랑이 사이가 문질러지자 이내 지영이의 엉덩이가 들썩이고 맙니다.
그녀 또한 두꺼운 옷 사이로도 제 자지가 보지를 스치고 있다는 게 느껴지나 봅니다.

손가락으로 지영이의 젖꼭지를 살짝 눌러 문질러 보았습니다.

“아으음..”

역시나 제 손이 꼭지에 닿자마자 바로 반응이 오고 있습니다.
다른 여자를 경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지영이는 성적인 민감도가 확실히 높은 것 같습니다.
새롭게 제 손이 닿는 곳마다 지영이는 격하게 몸이나 신음으로 표현을 해옵니다.

제가 아는 지영이의 버릇은 또 하나가 있습니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영이의 입술이 급하게 제 입술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쪽 ~~~쪼옥~~~~쪼~~~~~~~~~~~~~옥

항상 지영이는 키스를 할 때 처음 3번은 가볍게 살짝 입술만 맞닿았다 떼버립니다. 지금도 역시나 3번을 반복한 후에야 깊숙이 제 입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영이의 몸을 알아간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하나의 큰 재미이자 기쁨이었습니다.
지영이의 세세한 버릇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이 세상에 저 밖에 없을 것이었습니다.
오직 저만이 그녀의 비밀스러움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입술로 지영이의 가슴을 맞이하고 싶었습니다.
키스를 하던 입술을 아쉽게 떼어내고는 지영이가 입고 있는 티셔츠를 가슴 위까지 올렸습니다.
그리고 재빨리 입술을 티셔츠를 벗기면서 올라갔다 이내 떨어져서 흔들리고 있는 지영이의 젖가슴으로 가져갔습니다.
허나 지영이의 손이 저의 머리를 잡고는 놔주질 않고 있습니다.

“왜?”

눈앞에 있는 먹잇감을 보고도 먹지 못하고 있자 저도 모르게 안달이 나버립니다.

“제대로 벗겨줘.... 옷 다 구겨진단 말야...”

평소 공개된 장소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스킨쉽에 익숙해 있던 저였던지라 그녀의 옷을 한 번도 벗겨보려고 한 적이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진 않은 지영이의 상체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저도 모르게 손이 달달 떨려옵니다.

지영이의 모습에 숨이 막혀옵니다.
부끄러운지 발가벗겨진 상체를 손으로 가리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뇌쇄적입니다.
가리고 있는 손을 이내 치워내자 지영이의 눈부신 상체가 눈앞에 드러납니다.
처음으로 지영이의 몸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봤습니다.
너무나 여성스러운 굴곡과 라인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수줍게 제 눈빛을 맞이하고 있는 풍만한 젖가슴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하아~~~지....지영아....너무 너무 아름다워...”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저의 감탄사에 다시 부끄러움이 밀려왔는지 지영이는 또다시 손으로 제 시선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지마~~~ 너무 부끄럽잖아...”

부끄러워하는 지영이의 모습이 절 더 흥분으로 몰아넣습니다.
시선을 가리고 있는 손을 살짝 강하게 부여잡고는 옆으로 치워버렸습니다.
제 시선을 가리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었습니다.
다시금 지영이의 아름다운 상체가 은은한 불빛과 어우러져 제 시야에 들어와 졌습니다.

“아잉.... 그렇게 뚫어지게 보고 있으면 부끄럽다구.. ”

지영이는 급하게 몸을 숨기기 위해 제품에 꼬옥 안겨버리고 맙니다.
지영이는 연신 부끄러워하며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계속해서 파고들어 오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감상은 여기까지만 하고 본격적으로 지영이의 몸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품에 안겨있는 지영이의 몸을 살짝 들어 올리곤 손을 지영이의 가슴으로 가져가 다시 주무르자 바로 반응이 옵니다.
몇 번의 터치가 이어지자 이내 지영이의 상체가 살짝 뒤로 세워집니다.
틈을 놓치지 않고 지영이의 젖무덤에 얼굴을 묻어버렸습니다.
응석을 부리듯 젖무덤에 얼굴을 비비고 있자 지영이의 손이 가볍게 제 머리 위에 올라와 앉습니다.
부드럽게 머리를 손으로 매만지기 시작합니다.

부비고 있는 얼굴에 무엇인가 딱딱하게 솟아 오른 것이 느껴집니다.
부끄럼에 그동안 숨죽여 숨어있던 젖꼭지가 어느새 꽃을 피워 제 눈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붉게 달궈진 한 떨기 꽃잎을 입속으로 가져와 달래봅니다.

“아으윽”

맑고 깨끗한 지영이의 목소리가 점점 거칠어진 신음소리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혀를 돌려가며 꼭지 주변을 애무하자 지영이의 상체가 덩달아 움직여지고 있습니다.

“하아!!”

꼭지 주변을 돌던 혀를 멈추고 살짝 젖꼭지를 물으니 지영이의 몸이 순간 크게 움찔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하이톤의 신음성이 터져 나옵니다.
물고 있는 젖꼭지로 뱀 같은 혀가 스쳐가자 제 머리 위에 놓여있던 그녀의 손에 한껏 힘이 실리기 시작합니다.
격하게 제 머리를 감싸오는 모습에서 그녀가 지금 얼마나 느끼고 흥분해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한손을 다른 가슴으로 가져가 부드럽게 감싸 쥐곤 나머지 한손으로는 지영이의 어깨와 등을 스치듯 매만져 나갑니다.
지영이의 몸이 점점 꼬이기 시작합니다.
꽤나 간지러운 듯 보이지만 그 속엔 간지러움만 있는 게 아닌 듯 지영이의 입속에선 연신 거친 숨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제 치마만 벗겨내면 그녀의 은밀한 속옷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얼마나 바라고 바랐던 순간인지 모르겠습니다.
양손을 치마위로 가져가 그녀의 허리를 살짝 잡아 봅니다.
앉은 상태로 살짝 치마를 끌어내리니 팬티라인과 골반의 일부가 드러났습니다.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강렬한 자극에 이성은 그만 저만치 날아가 버렸습니다.
거칠게 입고 있는 치마를 내려 보려 했지만 골반에 걸려버린 치마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만 있습니다.
순간 지영이의 목소리가 제 귀에 들려왔습니다.

“바보야... 자크를 내려야지...”

치마를 입어보거나 벗겨본 적이 없던 저로썬 치마에도 자크가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좁디좁은 허리 부분이 과연 어떻게 엉덩이를 통과할 수 있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숨을 헐떡이고는 있지만 지영이는 침착하게 옆에 있는 자크를 내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치마를 마저 벗기 위해 자리에서 잠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자리에선 일어난 지영이도 이번만큼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저는 그저 마른침만 연거푸 삼키며 반쯤 드러난 팬티를 보고 있습니다.
치마를 잡고 있는 지영이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꼴깍 꼴깍 꼴깍....

띵 동.... 띵동......띵동 띵동

‘머야 이거....’

띵동 띵동

무르익어 가던 분위기가 초인종 소리에 순식간에 깨져버리고 맙니다.
내려갔던 지영이의 손이 다시 치마를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매너 없이 뭐야 이 시간에”

짜증스러움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허나 눈치 없이 다시금 초인종이 울려대고 있습니다.

“빨리 나가봐... 난 방에 들어가 있을 게...”

지영이는 벗어놓은 옷가지들을 챙겨들고는 황급히 제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김이 새버린 전 허탈함에 터벅터벅 걸으며 인터폰 앞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모니터로 겁 없이 남의 신성한 거사를 방해한 당사자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Shet!! Shet!!! Shet~!!!"
보고도 믿기지 않는 상황에 욕이 절로 터저 나옵니다.

“헤이 우리 똥깡아지....빨리 문 열어라 빨리~~~”

하필 이 중요한 대목에 미국에나 있어야 할 누나가 지금 현관문 앞에 떡 하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지영이에게 다가가 빨리 옷을 입으라고 하곤 저도 황급히 옷매무새를 고쳤습니다.

“Hey, Long time no see~~~ I missed you 음~~아”

현관문이 열리자 누나가 달려와 제게 볼 인사를 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살짝 뒤로 물러서자 이내 서운했는지 다른 쪽 볼에도 가볍게 볼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눔시키!!! 누나 안보고 싶었어?”

오래 동안 보지 못했던 누나가 보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런 중요한 타이밍에 누나의 방문은 결코 반갑지가 않았습니다.

“아니 무슨 연락도 없이 온 거야? 나 없으면 어떡하려고”

중요한 의식을 방해해버린 누나가 너무나도 얄미워 목소리까지 퉁명스럽게 나왔습니다.

“안 그래도 엄마가 낮에 전화를 해도, 비퍼를 해도 안 된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들렀지”

시끄러운 누나의 목소리에 지영이가 방문을 열고 나오고 있습니다.
다행히 살짝 흐트러진 머리 외에는 별로 티가 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뜬금없이 지영이가 제 방에서 걸어 나오자 누나는 잠시 지영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려 다시 저를 쳐다봅니다.

“요 쬐금한 놈이 이 늦은 시간까지 여자랑 아무도 없는 집에서 뭘 했어?? 뭐 했어??”
“쪼그맣긴 누가 쪼그매 내가 지금은 훨씬 크구만!!!”
“요게... 피곤한데 말장난이나 하구!!”

장난스럽게 누나가 제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누나의 등장에 지영이도 무척이나 당황했는지 제 옆에 붙어서 제 팔을 꼭 붙잡고만 있습니다.
누나는 금세 놀리는 게 실증이라도 난 것인지 가볍게 지영이와 인사를 하고는 더 이상의 추궁은 하지 않고 자신의 할 말만 뱉어버리곤 제 방으로 짐을 들고 들어가 버렸습니다.

“나 내일 청주 내려 갈 거니까 오늘만 네 방 좀 쓸게. 방하나 더 있다며 넌 그거 쓰고~~”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누나는 제 방으로 그대로 난입을 해버립니다.
화를 내고 싶었지만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누나였고 혹시나 좀 전 상황을 다시 추궁할까 싶어 그만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섭아... 나 집에 가야겠다....”

이렇게 여자친구와의 뜨거운 첫날밤은 또다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지영이도 무척이나 아쉬운 표정입니다.
오늘이야 말로 지영이를 진정 내 여자로 만들 수 있었는데 거듭되는 아쉬움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색해하고 있는 지영이를 마냥 세워 둘 수는 없어 결국 전 지영이를 집에다 데려다 주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지영이를 집까지 다래다 주고 오니 어느새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마시던 와인을 누나 혼자 쪽쪽거리며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한숨이 절로 나와 버립니다.

“휴~~~~~~~~~~~~~”
“야 땅 꺼지겠다. 이놈아!!! Love affair에 캔들에 와인까지~~~ 너 쟤랑 그런 사이야 이제??.. 우리 강아지 애긴 줄만 알았는데 많이 컸네. 우쭈쭈~~~”

어느새 누나는 제 옆으로 와서는 제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있습니다.
누나는 어머니가 어렸을 때 저를 부르던 애칭을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속에선 열불이 나 부들부들 거렸지만 죄 지은 놈이 화를 낼 수는 없었습니다.


누나는 다음날도 아닌 일요일이 되서야 기어코 제 차를 얻어 타고 부모님 댁으로 갔습니다.
집에 도착해 가족들과 회포를 풀고 나자 누나는 본격적으로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두 사람 사이의 화두는 저와 제 여자친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누나는 제 앞에서 너무나도 태연하게 콘돔은 꼭 사용해야 하느니, 여자는 조심스럽게 터치해야 한다느니 듣고 있기 민망한 얘기들을 꺼내놓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누나의 얘기가 더해갈수록 어머니의 눈에는 서슬 퍼런 빛이 흘러나와 저를 긴장시키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어머니께 실컷 잔소리를 들어야 했고 다음날 도망치듯 서울로 혼자 올라와 버렸습니다.


막상 서울로 올라와보니 이미 지영이는 강원도로 내려가 버린 후였습니다.
딱히 할 게 없는 평일.... 방안을 뒹굴며 시간을 죽이고 있던 차에 마침 희연누나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차나 한잔하며 넋두리라도 할 요량으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는 지겨운 방구석을 탈출합니다.
시간을 맞춰 나왔는데도 오늘도 역시나 약속 장소엔 제가 먼저 나와서 희연누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희연누나의 시계는 항상 코리안타임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약속시간이 30분 이상 지난 후에야 희연누나는 먼 발치에서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부리며 걸어오고 있습니다.
기다리면서 이번엔 화 좀 내야지 했는데 그녀가 다가올수록 그 생각은 금세 사라져버리고 그저 한 마리의 순한 양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커피숍에 도착하자마자 서로 그동안 지낸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랬구나 좋았겠는데 네 여친은~~~~”
“좋기는... 분위기 좀 잡으려고 했는데 친누나가 미국에서 오는 바람에 ...”
“호호호.. 그래도 언제든 다시 만나면 되잖아~~ 부럽다 네 여자친구가...”

희연누나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솔직히 부럽긴 했습니다. 희연누나에게 초코릿을 받고 같이 기념임을 즐겼을 남자가 말이죠.

“그러고야 싶은데 이번에 강원도에 있는 대학교 영연과에 입학해서 지금 지방에 내려가 있거든..”
“오우~~~ 예쁜가 보네 연기자 지망생이야?”
“아..아니..누나... 머 얼굴도 이쁘긴 한데 목소리가 훨씬 미인이라서,, 성우 되고 싶어해. 여자친구는..”
“와 성우라~~~ 목소리 진짜 예쁜가 보구나.”
“응!! 목소리 하나는 대한민국 1등인 거 같아. 하하하하”

저도 모르게 여자친구 자랑을 하고 있자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여자친구는 무지 좋겠는데, 자기 얘기하면서 남자친구가 이렇게 기뻐하고 있는 걸 알면...부럽다 무지”

전 그저 자랑에 열중 할 뿐이었고 희연누나는 그저 부럽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도 않아 누나. 헤헤. 자주 만나지 못해서 좀 더 남들보다 애틋한 느낌이지 뭐..”
“그러게 아까 얘기 들어보면 참 힘겹게 사겨온 거 같은데,, 안타깝긴 하겠다 이제 좀 편해질 법도 한데...”
“에휴~~~ 그러게. 하늘이 쉽게 허락을 안 해 주네. 우릴 계속 이렇게 만나게 하려고 하는 건지, 너무 순식간에 뜨겁게 불타버리지 말고, 서서히 오래도록 타오르게 하려고 그러나 봐”
“오우~~~~너 그런 말도 할 줄 아니? 좀 의외다 호호호. 나도 격정적인 사랑보단 만날수록 조금씩 더 좋아지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은데..”
“에이 누나는 대쉬하는 사람들이 한 트럭은 되겠는데 뭘 걱정해. 누나가 하고 싶은 사랑 맘껏 하면 되지 지금이라도~”

제 칭찬에 희연누나는 잠시 미소를 지어보이곤 이내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해나갑니다.

“그런 의미 없는 한 트럭의 남자들보다는 너처럼 여자를 위할 줄 아는 남자 한명만 있으면 좋겠다. 나는... 호호호”

‘나처럼이라.... 내가 누나의 눈에는 괜찮은 사람이란 말인가’
순간적으로 마음이 두근거리긴 했지만 역시나 한글 특유의 화법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젤 적응을 못한 것 중에 하나가 인사치례의 말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남들이 하는 농담이나 겉치레의 말을 곧이곧대로 이해했다 낭패를 본 게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골똘히 이런 생각에 잠겨 있던 저를 희연누나가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머 묻었어? 누나”

저는 급하게 손으로 얼굴주변을 만져 보았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았습니다.
제 행동에 희연누나의 얼굴에선 모를 듯한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벌써 오늘만 몇 차례나 마주하게 되는 저 미소가 무척이나 절 궁금하게 만들어 옵니다.
그 미소와 마주 하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설레게 되고 저도 따라 웃게만 됩니다.
하지만 왜 웃고 있는지 물어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말할 때 네 눈빛이 무척이나 진지해져 보여서,,, 그냥 보기 좋아서....”

오늘 따라 희연 누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자꾸 곱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왠지 모르게 누나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를 흔들어 놓는 것만 같았습니다.
도무지 이 설레게 되는 마음을 설명 할 길이 없습니다. 제가 혹시라도 희연 누나를 이성으로써 좋아하고 있는 걸까요?
아닐겁니다.. 그저 외모에 잠시 혹해서 그걸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저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지영이가 있을 뿐입니다.
장시간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눈 후 희연누나를 집까지 바래다주고는 혼란스런 마음을 안고 집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스포츠 센터를 다녀왔습니다.
다시 시작한 운동에 이제 근육이 적응을 시작해 기분이 상쾌해 지고 있습니다.
역시나 집에 돌아오니 음악을 듣거나 TV채널을 돌리는 거 이외에는 딱히 할 게 없었습니다.
오늘도 채팅이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새로 산 56k 신형 모뎀을 오늘에서야 드디어 쓰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기분좋게 채팅방으로 입장을 하니 희연누나가 비방을 만들어 저에게 초대를 보냈습니다.


지영바라기: 누나 빵까루~~
Model77: 응 빨리 왔네?
지영바라기: 응 내일 신입생 OT라 일찍 자야지 오늘은 헤헤
Model77: 으아 그렇구나. 니네 과는 여자가 많은 편이지?
지영바라기: 잘 모르겠는데. 면접 때 보니 여자가 많긴 한 것 같았는데. 가봐야 알지 머.
Model77: 코코코. OT가서 여자선배들 조심해라. 풋풋한 신입생에 여자애들 눈 돌아가서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
지영바라기: 에이 그래도 내가 남잔데 크크.
Model77: 니가 아직 여자 선배들의 독함을 모르는구나. ㅎㅎㅎ. 남자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거라고 호호호.
지영바라기: 흠.....안 그래도 술이 많이 걱정인데... 그 사발식인가 뭔가 있잖아요.. 예전에 신문에서 OT가서 그거 하다 죽은 사람들도 있다고 본 것 같은데..
Model77: 그러게 적당히들 해야 하는데... 너 저번에 술자리에서 보니 그냥 넙죽넙죽 받아먹다가 취하는 것 같던데. 그러다 큰일 난다. 적당히 빼면서 먹어야지. 꼭 물가에 내놓은 애 같아서 걱정이네~~~
지영바라기: 누나 너무 웃겨. 누나랑 기껏해야 나랑 1살 차이인데. 날 너무 띄엄띄엄 보는 거 같은데 --;;
Model77: 피~~ 그만큼 널 많이 걱정한다는 거지. 띄엄띄엄 보기는.....아직 대한민국의 선후배 문화도 잘 모르는 넌데... 가서 무슨 일이나 안생길지...
지영바라기: 와 누나 지금 우리 부모님보다 더 한 거 알아? ㅋㅋㅋ. 누나말고 엄마라 부를까요? 엄마~~~~
Model77: 이게 어디 시집도 안간 처녀한테!!!! 하여튼 남자들은 조금만 풀어주면.....
Model77: 암튼 난 이만 자러 갈래... 너도 그만 하고 일찍 자.. 내일 혹시라도 학교에서 볼 수 있으면 보고~~
지영바라기: 어..어

희연누나가 나간 뒤 주고받은 대화를 보고 있자니 어느새 부턴가 사귀는 사이에나 할 법한 말들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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