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의 귀신의 집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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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의 귀신의 집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기이한 노이즈 소리조차 나지 않는 차가운 정적이 내려앉은 숨겨진 미궁에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가 울린다. 대체 이 뛰어다녀야 하는 놀이시설에 하이힐을 신고 왔나 했더니, 유선희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연신 불안해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를 잃지 않고 있다.
“후우~대체 어디가 출구람?”
따스한 분위기를 감싼 그녀답게 목소리도 온화하고 어머니로써의 자애로움이 묻어난다. 흑단같이 아름다운 머릿결은 틀어 올린 헤어스타일 때문에 빛을 잃었지만 이 어둠속에서도 반짝반짝 빛이 나고, 8살 난 아들이 있다고 믿기지 않는 30대 초, 중반의 그녀는 유부녀답게 그 농익은 여체는 탐스럽게 익어 수컷을 자극하는 페로몬이 온 몸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것 같다.
그녀는 30초, 중반에 들어서자 여자로써의 매력이 줄어들었다는 착각에 빠져 펑퍼짐한 상의를 입었고, 그래도 여자로써 꾸미고 싶다는 욕구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었으며, 그녀의 시원하게 뻗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감싸여 아름다운 각선미를 뽐낸다.
‘그이도 안 보이고……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유선희는 곤란해 하며 그녀의 버릇인 왼손을 뺨에 가져가대며 한숨을 푹 쉰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왼손 약지에 낀 결혼반지는 빛을 잃지 않고 반짝인다.
사람도 안 보이고, 간간히 들려오던 비명 소리나 인형 특유의 독특한 소리마저 안 들린다. 손에 쥔 스마트 기기로 cctv를 확인 해봐도 그 수가 너무 많아 곤란하다. 그런 와중 갑작스레 자신의 스마트 기기에서 알림 메시지가 뜬다.
-It"s me
“응?”
뜬금없이 뜬 메시지와 추가된 cctv를 보며 유선희는 의아해 할 뿐이다. cctv는 확인도 않고, 바로 조명 기능으로 그저 또각, 또각 걸음을 옮기며 그이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하여간 호러라면 사족을 못 써요. 기어코 여길 끌고 오더니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은 즐기지도 못하고 있을 텐데.”
프레디의 귀신의 집은 성인만 입장 가능한데, 종종 아이들을 데려오는 가족들이 있어서 만든 게 하나 있다.
바로 모니터 룸.
아이들 한명이 들어갈 정도로 작은 부스 안에 사람들이 쥐고 있는 스마트 기기와 똑같은 화면을 띄워준다. 수많은 cctv를 직접 눌러가며 다른 사람들이나, 놀라는 자신의 부모님의 모습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게 만들어 놓은 시설이다. 물론 아이들에겐 자극이 강하지 않게 cctv에서 일정 데시벨 이상의 비명소리가 울리면 아이가 바라보고 있는 화면은 암전되며 스피커에선 작게 조정된 비명소리만이 들려올 뿐이다.
유선희는 그런 작은 부스 안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아빠란 작자는 오랜만에 제대로 만들어진 호러 체험 시설에 아주 신이 나서 자신까지 내팽겨 치고 이 미궁 안을 뛰어다니고 있을 거다.
“안 되겠다. 다음 인형을 만나면 그냥 내보내 달라고 해야지.”
시간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도 없고, 어둡고 이 긴장되는 분위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짐작도 안 간다. 기다리고 있을 소중한 아들을 위해 어서 빨리 인형을 만나기 위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그렇게 미궁 속을 헤매고 있었을까? 유선희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런 소리도, 사람도, 인형도 전혀 보이질 않는다. cctv를 확인하니 사람의 모습도 몇몇 안 보인다.
“대체 내가 있는 곳은 어디람?”
그녀는 새로 추가된 cctv쪽이 아닌 보통 미궁 쪽만 확인하니, 자신이 있는 곳을 알 턱이 없다.
‘분명 우리가 들어올 때 폐장까지 남은 시간이 약 1시간 반 정도 남았다고 했는데…….’
근처로 가족나들이 나왔다가 기어코 남편이 여길 꼭 체험해보고 싶다고 우기는 바람에 폐장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들어왔다. 느낌이지만 들어온 지 1시간정도는 된 것 같다. 유선희는 슬슬 폐장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사람도, 인형도 없다고 착각에 빠진다.
“모니터링 하고 있겠지?”
설마 자신을 미궁 속에 던져놓고 폐장하진 않을 거라 생각하며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유선희는 스마트 기기에서 나오는 조명을 길잡이 삼아 어떤 곳에 도착했다.
“이런 곳도 있구나.”
유선희는 아이들이 놀기 좋아 보이는 아주 작은 놀이동산 같은 곳에 도착했다. 회전목마도 있고, 아이들이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탁자도 있고, 풍선도 잔뜩 장식된 것이 이 으스스한 분위기만 아니면 좋은 파티장이 될 것 같다.
“응?”
유선희는 파티장 구석에 자리 잡은 광대 인형에 시선이 간다. 한 손엔 풍선, 한 손엔 푯말을 든 인형이다.
“아, 입구에서 봤던 인형!”
입구에서 기묘한 행동과 목소리로 꺼림칙함을 느꼈던 그 인형이다. 유선희는 잘 됐다고 생각하고 벌룬 보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저기요. 저 이만 나가고 싶은데, 출구 좀 안내해주시겠어요?”
“…….”
아무런 반응이 없는 벌룬 보이. 유선희는 빤히 바라보다가 그냥 장식품으로 가져다 둔 걸로 판단하고 한숨을 내쉰다.
‘어쩐지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인가?’
벌룬 보이의 눈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 같지만, 직원이라면 이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리 없으니 자신의 착각이란 생각에 벌룬 보이에게서 등을 돌려 어찌해야 할지 수심에 잠긴다.
파티장을 찍고 있는 cctv화면 한 가운데에는 왼손을 뺨에 대고 수심에 잠긴 유선희의 모습이 보이고, 그런 그녀의 머리 위에는 끼익, 끼익-소릴 내며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여우 모양의 인형 맹글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유선희의 남편은 미궁 안을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종종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나, 인형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자신은 끝까지 이 미궁에서 살아남을 거라 다짐한다.
‘탈출을 왜 해? 폐장하는 시간까지 즐겨야지.’
중간에 헤어진 아내와 모니터 룸에서 놀고 있을 아들이 좀 걱정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잔소리와 바가지가 무섭긴 하지만 즐길 땐 확실히 즐기고 가야 후회가 남지 않을 거란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미궁을 또 다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모니터 룸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유선희의 아들은 cctv화면을 지켜보는 것도 질려버렸다. 어린 아이들이 사람들이 놀라는 걸 보며 즐거워 할 리 없으니, 모니터 룸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볼 수 있는 화면도 설치되어 있다. 아들은 이미 한참 전부터 cctv에 흥미를 잃고, 애니메이션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8살 난 아들은 얼마나 그렇게 애니메이션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을까? cctv를 확인 할 수 있는 화면에 잠깐 노이즈가 섞이더니, 안 그래도 많은 cctv개수가 더욱 늘어난다. 새로 생겨난 구역은 유선희가 방황중인 숨겨진 미궁의 cctv들이였다.
유선희는 이 자리에 서서 고민하고 있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다시 움직이기로 한다. 다시금 한숨을 내뱉는 유선희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있었으니, 바로 벌룬 보이였다. 질척질척한 욕망이 묻어나는 벌룬 보이의 시선은 그녀의 머리 위로 던져 맹글과 눈이 마주친다.
“…….”
서로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은 그들은 행동을 시작한다. 벌룬 보이는 그녀의 등 뒤로 기척을 죽이고 다가간다. 유선희는 발을 떼려는 순간 무언가 꺼림칙함을 느꼈다. 분명 파티장엔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했음에도…….
‘뭐지? 착각인가?’
그녀는 등 뒤를 확인할 생각을 안 하고, 조명으로 이리저리 비춰본다. 그녀의 등 뒤에는 벽과 장식품인 벌룬 보이 밖에 없으니 확인 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벌룬 보이는 보니와 같이 노출에 대한 성적 취향이 있었는데, 폐장이 다가온 지금 시간에는 입구에 사람이 없기에 자신이 잡아도 즐길 거리가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맹글과 손을 잡았다. 그의 성적 취향이라면 자신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우 모양의 인형 맹글.
그는 다른 인형들과 달리 미궁을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천장에 매달려 함정을 판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의 아래까지 다가온 먹잇감을 놀라게 하는데, 그 스릴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오늘은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스릴도 즐길 수 있겠군.’
맹글은 오랜만에 느낄 그 짜릿한 스릴에 가슴이 뛰는 걸 느끼며, 유선희의 뒤에 자리 잡은 벌룬 보이에게 신호를 준다.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핫!”
“꺄아아악!”
유선희는 갑작스레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자신의 등 뒤에서 울리자 온 몸에 소름이 달리며 소리 지르며 뒤를 돌아본다. 덜덜 떨리는 손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조명에 비춰진 벌룬 보이의 모습은 처음 봤을 때와는 달리 그렇게 무서울 수 없다.
“무, 뭐! 뭐야! 안에 사람 있었어요?!”
유선희는 말까지 더듬으며 자신을 놀린 인형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친다. 하지만 벌룬 보이의 모습이 약간 이상하다. 안에 사람이 있는 게 확실한데, 벌룬 보이는 전혀 미동도 않고 해맑은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만을 계속 내고 있다.
‘대, 대체 왜 저래?!’
유선희는 이런 상황에서 해맑은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온 몸을 휘감는 그 불안감과 공포에 마른 침을 삼키며 다시금 신경질적으로 소리친다.
“그만해요! 저 이제 나갈 거니깐! 게다가 뭐에요! 사람 말을 그렇게 무시해도 되요?! 항의할 거 에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기 시작하자, 몸에 열이 확 오르며, 악에 받쳐 소리친다. 덜덜 떨렸던 몸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며 그저 울분을 토해낸다. 계속해서 울분을 토해내는 유선희를 바라보는 벌룬 보이는 그저 미동도 않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어린아이 같은 웃음소릴 낼 뿐이다.
“……자, 장난 그만해요!”
아무리 항의하고 소리쳐도 반응도 없자 그녀는 슬슬 무서워진다. 갑작스레 유선희는 온 몸에 소름이 달리며, 한기에 움찔움찔 떤다. 파티장 안에는 이 벌룬 보이의 어린아이 같은 웃음 소리 말고도 무언가 소리가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끼익, 끼익, 끼익-
무언가 자신의 머리위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해서 나고 있었던 것이다. 유선희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서서히 벌룬 보이를 지나쳐 천장을 향해 들어올린다. 천장에 드리운 어둠을 조금씩 걷어나가던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
자신의 머리 바로 위에는 이곳저곳이 부서져 소름끼치는 여우 모양의 인형이 거꾸로 매달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퀘에에에엣!”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맹글이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향해 떨어지자 유선희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성량으로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아버린다. 맹글은 재주도 좋게 쓰러진 그녀를 피해 바닥에 착지한다.
“하악! 하악! 하악! 하악!”
유선희는 더러운 바닥에 쓰러진 채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잊고 그저 쓰러져 호흡 곤란이라도 온 사람처럼 숨을 미친 듯이 몰아쉰다. 바닥에 착지한 맹글은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꾹 손으로 팔을 잡는다.
“목청이 엄청나네.”
“그러게. 나도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어.”
벌룬 보이는 아직도 귓가가 울리는지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꾹 누르고 있다. 여성의 목소리는 안 그래도 톤이 높다. 게다가 여성들 중에는 간간히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 있다. 유선희도 그런 목소리를 가진 여성이었다.
남편과의 관계를 맺을 때 신음소리도 자신은 작게 냈다고 생각해도, 온 집안을 울릴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는 잘 퍼져나가는 편이다. 그렇기에 결혼 후에 조곤조곤 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온화하고 자애로움까지 묻어나는 목소리로 서서히 바뀌어갔다.
하지만 원초적인 공포에 마주해 내지른 비명이기 때문일까? 여전히 온화한 것 같지만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건 고쳐지지 않은 모양이다.
“아, 하필 잡아도 맹글이냐.”
그녀의 잘 퍼지는 비명 때문일까? 하나, 둘 파티장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인형들은 맹글이 잡았다는 것에 골치아파한다. 촬영하는 취미가 있는 프레디와 노출증이 있는 보니만이 살짝 기대어린 시선을 던질 뿐이다.
“하악! 하악! 하악!”
아직도 호흡이 진정 안 되는지 유선희는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때마다 오르내리는 그 탐스런 가슴은 부풀어 오르고 내려가길 반복하는데, 그걸 바라보는 인형들의 시선은 더 할 나위 없이 끈적하다.
“여기 cctv가 저쪽이었지?”
맹글은 파티장을 비추는 cctv를 확인한다. 그에 다른 인형들은 저놈 또 지랄이라고 짜증을 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주위에 몰려든다.
“그럼 프레디 연락 잘 부탁해.”
“진짜 어떻게 이렇게 들만 모아놨나 몰라.”
프레디는 짜증을 내면서 퍼플맨에게 연락한다. 연락이 끝난 프레디는 품에서 최신형 캠코더를 꺼낸다. 그런 프레디를 보면서 너도 피차일반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프레디는 머쓱해한다.
‘뭐, 뭐지? 지금 뭐야?’
유선희는 너무 놀라 허리와 다리에 힘이 빠진 채 바닥에 쓰러져 주위에서 인형들이 하는 말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이렇게 놀란 게 얼마만일까? 아니 처음일 게 분명하다. 아직도 진정 안 되는 숨 때문에 항의도 못하고 그저 불안감이 깃든 눈동자만 돌린다.
맹글은 그런 유선희를 바라보더니 그녀의 등에 손을 넣어 상체를 일으켜 준다. 맹글이 시키는 대로 일어난 유선희는 고마움을 느끼며 표현을 하고 싶지만 아직도 숨이 진정이 안 된다. 그런데 갑자기 맹글은 자신의 허리에 손을 가져가더니, 등에 댄 손으로 강하게 힘을 줘 자세를 자기 마음대로 바꾸기 시작한다.
‘뭐, 뭐하는 거야?!’
유선희는 당황하면서도 맹글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더니 아까 맹글이 가리킨 cctv를 등지고 엎드리게 한다. 유선희는 강제로 자신을 엎드리게 하려하자 숨이 차오르건 말건 소리친다.
“하아! 지, 하아! 지금 뭐하는 거 에요! 하아! 하아! 안 놔요?!”
유선희는 프레디라는 인형이 든 카메라에 녹화중이라는 빨간 불빛이 들어오는 걸 보곤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주위에 몰려든 인형들도 이상할 것 없다는 분위기다. 맹글은 기어코 유선희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더니 허리에 손을 넣어 하반신만을 들어올린다.
“자, 잠깐?! 미, 미쳤어요! 놔!”
자신의 풍만한 엉덩이가 노골적으로 그들 앞에 드리우자 유선희는 수치심과 분노로 몸에 힘을 주며, 소리친다. 숨이 차는 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지만 놀라서 허리와 다리에 빠져나간 힘은 금세 회복했는지, 버둥거린다.
“두 자매와는 달리 힘이 좋네. 역시 어머니는 강하단 건가?”
누군가가 조롱어린 말을 하더니 맹글을 도와준다. 인형들은 하나, 둘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는다. 남자 한 명도 힘든데, 여러 명의 인형들이 자신을 짓누르자 유선희는 꼼짝없이 엉덩이를 맹글 앞에 들이댄 채 고정되어 버린다.
“이, 이익! 놔! 하아, 하아! 놓으라고!”
맹글은 자신의 눈앞에 드리운 풍만한 엉덩이를 보며 미소 짓는다. 맹글은 손과 하반신의 인형탈을 주섬주섬 벗는다. 짓눌린 유선희는 자신의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불안해하면서도 필사적으로 곁눈질로 뒤를 보기 위해 머리에 힘을 준다. 잘 보이지 않는 그녀의 시야에는 맹글의 소름끼치는 상반신과 그 아래 분기탱천한 육봉의 끄트머리가 보이자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하아! 하아! 무, 뭐하려는 거 에요. 지금 뭐하려는 거야?!”
유선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해보지만 다시 봐도 저건 남성의 성기다. 그것도 핏줄까지 툭 불어져 나와 더 할 나위 없이 발기되어 껄떡이는 모습이 인형 탈만큼이나 소름 돋는다. 직감적으로 앞으로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떠올리며 더욱 힘을 줘 발버둥 친다.
“놔! 꺄아아악! 누가 좀 살려줘요!”
숨이 차오르는 와중에도 그녀의 비명은 쩌렁쩌렁하게 숨겨진 미궁에 울려 퍼진다. 맹글은 그런 그녀의 비명을 들으며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에 손을 댄다. 유선희는 자신의 엉덩이를 주무르는 감촉에 쩍하고 얼어붙는다. 한 사람의 어머니이기 이전에 여자다.
“자, 잠깐만요. 제, 제가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자신의 몸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맹글은 그런 유선희를 내려다보며, 엉덩이를 더듬던 손을 치마 속으로 집어넣어 육덕진 허벅지를 매만진다. 검은 스타킹은 치마에 비해 얉기 때문에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낯선 손에 움찔하고 허리가 튀어 오른다.
“그, 그만.”
그녀는 진정되어 가던 숨이 다시 거칠어진다. 맹글은 매끄러운 스타킹 감촉에 만족스러워 하며 손을 서서히 위쪽으로 이동시킨다. 그에 따라 치마도 들쳐 올라간다. 자신의 치마 안으로 스며드는 미궁의 찬 공기에 움찔한다.
“오호 이것 봐라? 유부녀 아니랄까봐.”
맹글은 검은 스타킹에 감싸인 정렬적인 빨간색 팬티에 더욱 흥분한다. 치마를 완전히 걷어 올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감싼 강렬한 팬티를 인형들이 보기 좋게 해준다. 그녀를 짓누르고 있던 인형들은 휘파람을 부는 등 유선희에게 있어 치욕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원래라면 저 풍만한 살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겠지만…….’
인형 탈을 굳이 쓰고 있는 이유가 있다. 아쉬움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 유부녀의 물씬 무르익은 체취를 마음껏 탐닉한다. 유선희는 자신의 하체 가까이서 느껴지는 기척에 온 몸이 수축이 된다.
“그럼 슬슬 땀이 마르기 전에 시작해 볼까?”
유부녀의 체취와 감촉을 탐닉하던 맹글은 폐장시간을 계산한다. 동시에 인형 탈 때문에 땀으로 흠뻑 젖은 하반신이 다 마르기 전에 집어넣어야 된다. 땀이 윤활제가 안 되어준다면 서로 괴롭기 때문이다. 사형선고와도 같은 맹글의 말에 유선희는 필사적으로 애원한다.
“제, 제발 그것만은! 살려주세요. 네?! 아, 아무에게도 말 안할게요!”
맹글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스타킹을 쥐어뜯는 거친 손놀림을 느끼며 하반신을 이리저리 흔들며 저항해보지만 맹글의 눈을 즐겁게 할 뿐 저항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는다. 마지막 보루인 자신의 팬티가 처참하게 뜯겨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그 차가운 공기가 맨 살에 닿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맹글이 자리 잡는 소리가 자신의 귓가에 울린다.
‘여, 여보 살려줘요!’
유선희는 곧 들이닥칠 그 고통에 눈을 꽉 감는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짓누르던 인형들의 손이 사라지는 걸 깨닫곤 의아함에 눈을 뜨려는 순간 뒷통수에 강한 고통이 밀려든다.
“아악!”
자신의 틀어 올린 머리를 확 낚아채 고개를 들어 올린 것이다. 고통에 일그러진 그녀의 표정이 프레디의 캠코더가 정면에서 찍고 있는 걸 보곤 얼이 빠진다.
“지, 지금 뭘 찍……?!”
퍼억!
“꺄윽?!”
풍만한 엉덩이에는 부딪히는 힘 때문에 물결이 치고 그 아래에는 남성의 육봉이 단번에 유부녀의 음부를 꿰뚫고 이어져버렸다. 유선희는 하반신과 자신의 머리카락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프레디가 들이댄 캠코더도 눈에 안 들어온다.
퍽! 퍽! 퍽! 퍽!
“아악! 으윽! 자, 잠깐! 하읏! 아, 아파!”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고 해도 땀일 뿐이다. 캠코더 화면에선 깔끔하게 틀어 올렸던 머리가 점점 헝클어지고, 고통어린 표정의 유부녀가 헐떡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히고 있다. 동시에 그녀 뒤에서 허리를 쳐올리고 있는 소름 돋는 인형 탈의 모습이 섬뜩하다.
“유부녀 아니랄까봐 목청도 좋네.”
헐떡이는 유선희를 내려다보던 인형들은 그녀가 내지르는 신음소리에 혀를 찬다. 숨겨진 미궁이 아무리 방음이 잘 되어있다 해도 그녀의 목소리라면 숨겨진 미궁뿐만 아니라 일반 미궁까지 울려 퍼질지 모른다.
“헉! 헉! 8살 난 애새끼 엄마 맞아? 죽여주는데?”
맹글이 허리를 쳐올리면서 유부녀의 몸이 주는 쾌락에 즐거워한다. 유선희는 헐떡이면서도 아들이 떠오르자 이를 악물고 버틴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억눌린 목소리와 비명은 어쩔 수가 없다.
“안되겠다. 입에 하나 물려라.”
누군가의 말에 촬영하고 있는 지저분한 프레디 말고 깨끗한 모습의 토이 프레디가 하반신만 인형 탈을 벗곤 앞뒤로 흔들리는 그녀의 얼굴 앞에 선다.
“큭! 놔! 들아! 놔!”
토이 프레디가 깨물지 못하도록 양 뺨을 꾸욱 누르곤 자신의 육봉을 들이민다. 유선희는 확 풍겨오는 남성의 진한 땀 냄새와 땀으로 번들거리는 좆이 입 앞에 드리우자 고개를 흔들며 저항해 보지만 자신의 머리채를 낚아챈 맹글이 더욱 힘을 주자 그 고통에 입이 벌어진다.
“크웁?! 읍! 후우웁!”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토이 프레디는 단 번에 좆을 그녀의 입 안으로 쑤셔 넣는다. 입 안에 이물질을 머금고 있음에도 그제야 보통 여자들이 내지르는 신음소리정도로 낮아진 유선희의 신음소리에 다들 혀를 내두른다.
‘내, 냄새나! 누가 좀 살려줘!’
입 안 가득 피어오르는 수컷의 역겨운 체취나 땀 냄새에 유선희는 미칠 것 같다. 안 그래도 너무 놀란 이후로 호흡이 진정되지 못하고 격렬하게 능욕까지 당하자 그녀의 가슴은 뛰다 못해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다. 그런 유선희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 지 맹글을 계속해서 허리를 놀리며 등 뒤에 있을 cctv와 폐장시간을 계속해서 떠올린다.
파티장에 설치된 cctv화면에선 여러 명의 인형 탈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 보인다.
그 사이에는 하반신이 알몸인 맹글이 무릎 꿇고 계속해서 허리를 놀리고 있었으며, 맹글의 인형 탈 때문에 여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버둥거리는 다리가 한 명이 더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인형들 곁에는 벌룬 보이가 cctv를 향해 웃으며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들고 있는 푯말에는 벌룬이 아닌 다른 글씨가 쓰여 있었다.
유선희라고.
미궁 안을 뛰어다니던 남편은 어디선가 아련히 들려온 여성의 비명 소리에 또 누군가가 잡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목소리가 낯이 익다?’
들릴 듯 말 듯 너무나 작은 비명이었던지라 판단이 안 선다.
‘뭐, 아내는 이미 잡혔겠지만.’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가 긁은 바가지를 생각하니 좀 무섭긴 해도 좀 있으면 폐장 시간이다. 마지막까지 즐기자고 생각하고 걸음을 옮기는 순간 방송이 흘러나온다.
-폐장까지 15분 남았습니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여러분을 위해 룰이 변경됩니다. cctv는 3초마다 랜덤하게 계속해서 바뀌며, 인형들은 계속해서 움직이니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스마트 기기에선 노이즈가 섞인다. 남편은 그 말을 확인하기 위해 cctv화면을 누르자, cctv를 선택하는 곳은 있지만 존재하지만 cctv화면이 뜨곤 3초 뒤 확 바뀌어 버린다.
“망했군.”
원하는 곳을 계속해서 눌러야 한다는 건 배터리가 그만큼 빨리 닳는다. 남편은 확 올라간 난이도에 신나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모니터 룸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던 아들은 폐장 5분 전이 되자 애니메이션도 끝나버려 심심함에 cctv화면에 눈을 돌린다. 이곳저곳을 눌러보던 아들은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고 즐거워한다.
“엄마는 어디 있지?”
아들은 이리저리 마구 cctv화면을 바꾸며 엄마의 모습을 찾는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자 아쉬움에 아빠를 찾아보지만 아빠마저 이곳저곳 뛰어다는지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할 것이 이것뿐이라 계속해서 cctv를 돌리던 아들은 인형들이 잔뜩 몰려있는 cctv를 발견했다.
파티장처럼 보이는 그곳엔 인형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벌룬 보이라는 이상한 인형이 들고 있는 푯말에는 엄마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아들은 의아해하며 계속해서 화면을 바라봤다. 인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에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인형이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왜 모여 있지?”
아들은 엎드려 있는 인형이 왜 바지를 벗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cctv화면에선 맹글의 인형 탈 때문에 그 아래 깔린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조명도 어둑어둑 해 검은 스타킹까지 신은 그녀의 다리는 화면에선 잘 확인이 되질 않는다. 다만 처음보다 이곳저곳 많이 찢어져 그 속살이 보이지 않았다면 육덕진 두 다리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는 것도 cctv화면에선 안 보였을 것이다.
숨겨진 미궁에선 계속해서 둔기로 때리는 듯 한 찰진 소리와 여성의 신음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있다.
“후우! 후욱! 씨발 이래서 유부녀가 좋은거야!”
“하악! 하악! 으윽! 하으읏! 하응!”
단정했던 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없다. 틀어 올렸던 머리카락은 완전히 풀어져 바닥에 흩날려 있고, 따스했던 그녀의 분위기는 열정적이고 퇴폐적인 향기를 풍기고 있다. 자애로웠던 그녀의 목소리엔 열기와 쾌락이 묻어나며 숨겨진 미궁을 떠돈 지 오래다.
펑퍼짐했던 상의는 젖가슴 위까지 올려져 걸쳐 있으며, 팬티와 세트인지 강렬한 붉은 브래지어는 셔츠와 똑같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탐스런 젖가슴 위에 올려져있다. 맹글은 눈앞에서 물결치는 유부녀의 젖통을 한 손으로 꽉 움켜쥐고, 절정을 향해 더욱 힘차게 허리를 튕기기 시작한다.
“하악! 하앙! 으으읏!”
더욱 강해진 맹글의 힘에 그녀는 다리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저항해보지만 그녀를 가장 미치게 하는 건 힘이 아닌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는 자신의 몸뚱어리다. 어느새 자신의 입에선 달콤한 숨결이 뿜어지고, 온 몸은 달아올라 수컷을 유혹하는 여인의 체취가 잔뜩 묻어난다.
“야 진짜 할 거냐? 1분 남았어.”
“해야지. 내가 왜 이때까지 싸지르고 싶은 걸 꾹 참았는데.”
맹글은 스릴을 즐긴다. 다만 그 스릴이 너무나 위험하다. 벌룬 보이나 보니가 입구에서 해대는 건 귀여울 정도다. 프레디는 쉬고 있는 토이 프레디에게 신호를 주자 연락을 한다. 유선희는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는 쾌락을 견디면서도 인형들의 기묘한 움직임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야 30초!”
프레디가 촬영하면서 시간을 외치자 맹글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유선희의 육덕진 양 다리를 잡곤, 그녀를 둥그렇게 말아 미친 듯이 허리를 처박기 시작한다. 맹글의 힘이 얼마나 좋은지 그의 배아래 깔려 있던 유선희는 댐 무너지듯 쏟아지는 쾌락에 목청껏 신음소리를 내지른다.
“아악! 하아앙! 하읏! 아으으응!”
파티장에 울려 퍼지는 유부녀의 쾌락이 절절이 묻어나는 절규와 남성의 모든 걸 쏟아내는 목청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폭풍처럼 몰아치던 살의 오케스트라가 딱 끊긴다.
“허으으으윽!”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유선희는 안에 싸면 안 된다고 저항하는 것도 잊고, 짐승과도 같은 정사에 기쁨을 느끼며 결국 절정에 올라버린다. 소름끼치는 맹글의 얼굴을 꽉 껴안은 유선희는 온 몸에 휘몰아치는 쾌락의 폭풍에 경련을 일으키며, 허리를 들썩인다. 그녀의 허리힘이 얼마나 좋은지 맹글이 일순이지만 튕겨져 나갈 것처럼 계속해서 들썩인다.
“하으으으으…….”
작살에 맞은 물고기처럼 경련하며 허리를 튕기던 유선희는 많은 것이 묻어나는 긴 숨을 내뱉으며, 축 처진다. 맹글은 아직도 사정이 끝나지 않았는지, 이 와중에도 딱 달라붙어 울컥울컥 좆을 움직이며 그녀 안에서 팽창하고, 수축하길 반복하며 자신의 씨를 뿌린다.
유선희는 멍한 눈동자로 자신의 뱃속에 싸지르는 수컷의 좆을 느끼며, 그 뜨거움에 부르르 떤다. 얼마나 그렇게 이어져 있었을까? 맹글은 배아래 깔린 유부녀의 매혹적인 몸을 내려다보며, 일어선다.
“후~씨발. 이래서 유부녀는 못 끊어.”
맹글은 그녀 안에서 자신의 육봉을 꺼내든다. 그러자 축 처진 유선희는 살짝 움찔하더니,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선 왈칵하고 하얗고 끈적끈적한 게 쏟아져 나오는 걸 프레디가 캠코더로 잘 찍고 있다. 사지가 풀린 유선희는 그 장면을 보고 있지만 움직일 엄두가 안 난다.
“그럼 폐장 시간이 됐으니깐. 다들 조금씩만 즐기라고. 그나저나 잘 봤겠지?”
맹글은 허리를 타고 흐르는 그 스릴에 다시 부르르 떨며 씩 웃는다.
맹글이 즐기는 스릴.
그건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폐장하기 직전의 3초 남편의 스마트 기기에 이곳 cctv화면이 떴을 것이다. 모니터 룸엔 숨겨진 미궁의 cctv들에 전부 접속 할 수 있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설정해 놨다. 봤을지 안 봤을지는 몰라도 그 스릴이 좋은 것이다.
절정에 올라 사지가 풀린 유부녀의 먹음직스런 몸에 꿀벌이 모여든다. 그녀가 풍기는 그 야릇한 향기는 꿀벌이 도저히 참아낼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숨겨진 미궁에는 또 다시 살의 오케스트라와 유선희가 내지르는 달콤한 노랫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미궁을 뛰어다니던 남편은 폐장 시간이 다가오자 인형도 보이지 않고, 사람도 안 보이자 흥미를 잃었다.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옷은 땀으로 푹 젖었고 숨이 거칠어 바닥에 털썩 앉으며 스테프가 오길 기다린다.
‘잠시 cctv나 볼까?’
배터리도 남았겠다. 심심함에 달한 남편은 cctv화면을 눌러둔 채로 무릎 위에 스마트 기기를 내려놓고 미궁을 살피며 이따금 스마트 기기 화면을 내려다본다. 눈에 익을 만하면 3초마다 휙휙 바뀌는 화면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렇게 노이즈까지 낀 화면을 바라보던 남편은 인형이 잔뜩 모여 있는 화면이 떠오르자 주목한다.
‘다들 퇴근하는 건가?’
벌룬 보이와 시선이 마주친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그가 든 푯말에 쓰인 글자와 그 곁에 서 요동치는 무언가에 시선을 던진 순간 화면이 확 바뀐다.
“뭐였지? 유까진 읽었는데……게다가 옆에 엎어진 인형은 왜 요동치고 있었지?”
일어서려는 모습은 아니었다. 곰곰이 방금 전의 장면을 떠올리던 남편은 어쩐지 다리가 4개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아래 깔린 것처럼…….’
하늘 위로 쳐들린 두 다리는 검은 색에 감싸여 잘 안 보였지만 다리 같았다. M자로 벌어진 하반신의 알몸인 인형도 분명히 다리가 있었다.
“알몸?!”
그제야 남편은 방금 전 보았던 기묘한 광경에 헛웃음을 짓는다. 노이즈 끼고 어둑어둑 해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그건 하반신은 알몸이었다. 얼마나 더웠으면 알몸으로 인형 탈을 썼을까란 생각과 일이 끝남과 동시에 벗어재끼는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웃음 짓는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도착한 스테프에게 늦게 왔다고 화내며 아들에게 향했다.
모니터 룸에 있던 아들은 계속해서 그 인형들이 모인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분명히 무언가 검은 물체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다. 스피커에선 여성이 내지르는 달콤한 신음소리가 조정되어 들릴 듯 말 듯 모니터 룸 안을 울리고 있다.
‘아픈 걸까?’
아픈 거라고 하기엔 뭔가 아니라고 가슴속 무언가가 외친다. 그렇게 폐장시간은 순식간에 다가왔고, 하반신이 알몸인 인형은 검은 물체를 붙잡아 둥그렇게 말더니 더욱 빠르게 그 자리에서 허리만을 움직인다.
“어 뭐지 저게?”
M자로 벌어진 알몸의 인형 다리 아래에는 뽀얀 두 개의 덩어리가 위, 아래로 통통 튀어 오른다. 점점 스피커에서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는 더욱 달콤해지고 어느 순간 그 목소리는 달콤함이 절절이 묻어나는 비명이 울려 퍼지더니 정적이 흐른다.
“공놀이 하는 거였어?”
cctv화면에 보이는 하반신이 알몸의 인형은 이따금 튕겨나갈 듯 요동치더니, 모든 움직임이 멈춘다. 그렇게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인형은 자리에서 일어나자 놀랍게도 공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공이 없었다.
“어 사람이다!”
바닥에 축 처진 사람은 어두운 조명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누군지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모니터 룸이 꺼지며 암전이 찾아온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아빠가 들어온다.
“가자~”
“응. 근데 엄마는?”
“글쎄다? 전화 해봐야겠지?”
남편은 아내가 긁을 바가지를 생각하며 깊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꺼내들어,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를 누른다.
-요망한 아내.
통화 연결음이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어쩐지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아내의 핸드폰은 다시는 연결 되지 않았고, 프레디의 귀신의 집을 나서는 아내의 모습은 확실히 cctv에 찍혀 있었다. 다만 출구 cctv에 찍힌 아내의 왼손 약지에는 반짝이는 링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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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외전도 끝입니다.
솔직히 더 써주세요 라고 하셔도 난감한 게 더 이상 뽑아낼 소재가 없습니다 ㅋ
술레잡기하고 잡고, 잡히는 것 뿐이라;; 이 이상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엔 제가 부족하군요 ㅜㅡ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은 댓글 하나씩만 부탁드려요 ㅜㅡ
그런거 하나에 좋아하는 게 글 쓰는 원동력인지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후우~대체 어디가 출구람?”
따스한 분위기를 감싼 그녀답게 목소리도 온화하고 어머니로써의 자애로움이 묻어난다. 흑단같이 아름다운 머릿결은 틀어 올린 헤어스타일 때문에 빛을 잃었지만 이 어둠속에서도 반짝반짝 빛이 나고, 8살 난 아들이 있다고 믿기지 않는 30대 초, 중반의 그녀는 유부녀답게 그 농익은 여체는 탐스럽게 익어 수컷을 자극하는 페로몬이 온 몸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것 같다.
그녀는 30초, 중반에 들어서자 여자로써의 매력이 줄어들었다는 착각에 빠져 펑퍼짐한 상의를 입었고, 그래도 여자로써 꾸미고 싶다는 욕구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었으며, 그녀의 시원하게 뻗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감싸여 아름다운 각선미를 뽐낸다.
‘그이도 안 보이고……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유선희는 곤란해 하며 그녀의 버릇인 왼손을 뺨에 가져가대며 한숨을 푹 쉰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왼손 약지에 낀 결혼반지는 빛을 잃지 않고 반짝인다.
사람도 안 보이고, 간간히 들려오던 비명 소리나 인형 특유의 독특한 소리마저 안 들린다. 손에 쥔 스마트 기기로 cctv를 확인 해봐도 그 수가 너무 많아 곤란하다. 그런 와중 갑작스레 자신의 스마트 기기에서 알림 메시지가 뜬다.
-It"s me
“응?”
뜬금없이 뜬 메시지와 추가된 cctv를 보며 유선희는 의아해 할 뿐이다. cctv는 확인도 않고, 바로 조명 기능으로 그저 또각, 또각 걸음을 옮기며 그이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하여간 호러라면 사족을 못 써요. 기어코 여길 끌고 오더니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은 즐기지도 못하고 있을 텐데.”
프레디의 귀신의 집은 성인만 입장 가능한데, 종종 아이들을 데려오는 가족들이 있어서 만든 게 하나 있다.
바로 모니터 룸.
아이들 한명이 들어갈 정도로 작은 부스 안에 사람들이 쥐고 있는 스마트 기기와 똑같은 화면을 띄워준다. 수많은 cctv를 직접 눌러가며 다른 사람들이나, 놀라는 자신의 부모님의 모습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게 만들어 놓은 시설이다. 물론 아이들에겐 자극이 강하지 않게 cctv에서 일정 데시벨 이상의 비명소리가 울리면 아이가 바라보고 있는 화면은 암전되며 스피커에선 작게 조정된 비명소리만이 들려올 뿐이다.
유선희는 그런 작은 부스 안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아빠란 작자는 오랜만에 제대로 만들어진 호러 체험 시설에 아주 신이 나서 자신까지 내팽겨 치고 이 미궁 안을 뛰어다니고 있을 거다.
“안 되겠다. 다음 인형을 만나면 그냥 내보내 달라고 해야지.”
시간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도 없고, 어둡고 이 긴장되는 분위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짐작도 안 간다. 기다리고 있을 소중한 아들을 위해 어서 빨리 인형을 만나기 위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그렇게 미궁 속을 헤매고 있었을까? 유선희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런 소리도, 사람도, 인형도 전혀 보이질 않는다. cctv를 확인하니 사람의 모습도 몇몇 안 보인다.
“대체 내가 있는 곳은 어디람?”
그녀는 새로 추가된 cctv쪽이 아닌 보통 미궁 쪽만 확인하니, 자신이 있는 곳을 알 턱이 없다.
‘분명 우리가 들어올 때 폐장까지 남은 시간이 약 1시간 반 정도 남았다고 했는데…….’
근처로 가족나들이 나왔다가 기어코 남편이 여길 꼭 체험해보고 싶다고 우기는 바람에 폐장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들어왔다. 느낌이지만 들어온 지 1시간정도는 된 것 같다. 유선희는 슬슬 폐장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사람도, 인형도 없다고 착각에 빠진다.
“모니터링 하고 있겠지?”
설마 자신을 미궁 속에 던져놓고 폐장하진 않을 거라 생각하며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유선희는 스마트 기기에서 나오는 조명을 길잡이 삼아 어떤 곳에 도착했다.
“이런 곳도 있구나.”
유선희는 아이들이 놀기 좋아 보이는 아주 작은 놀이동산 같은 곳에 도착했다. 회전목마도 있고, 아이들이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탁자도 있고, 풍선도 잔뜩 장식된 것이 이 으스스한 분위기만 아니면 좋은 파티장이 될 것 같다.
“응?”
유선희는 파티장 구석에 자리 잡은 광대 인형에 시선이 간다. 한 손엔 풍선, 한 손엔 푯말을 든 인형이다.
“아, 입구에서 봤던 인형!”
입구에서 기묘한 행동과 목소리로 꺼림칙함을 느꼈던 그 인형이다. 유선희는 잘 됐다고 생각하고 벌룬 보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저기요. 저 이만 나가고 싶은데, 출구 좀 안내해주시겠어요?”
“…….”
아무런 반응이 없는 벌룬 보이. 유선희는 빤히 바라보다가 그냥 장식품으로 가져다 둔 걸로 판단하고 한숨을 내쉰다.
‘어쩐지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인가?’
벌룬 보이의 눈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 같지만, 직원이라면 이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리 없으니 자신의 착각이란 생각에 벌룬 보이에게서 등을 돌려 어찌해야 할지 수심에 잠긴다.
파티장을 찍고 있는 cctv화면 한 가운데에는 왼손을 뺨에 대고 수심에 잠긴 유선희의 모습이 보이고, 그런 그녀의 머리 위에는 끼익, 끼익-소릴 내며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여우 모양의 인형 맹글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유선희의 남편은 미궁 안을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종종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나, 인형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자신은 끝까지 이 미궁에서 살아남을 거라 다짐한다.
‘탈출을 왜 해? 폐장하는 시간까지 즐겨야지.’
중간에 헤어진 아내와 모니터 룸에서 놀고 있을 아들이 좀 걱정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잔소리와 바가지가 무섭긴 하지만 즐길 땐 확실히 즐기고 가야 후회가 남지 않을 거란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미궁을 또 다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모니터 룸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유선희의 아들은 cctv화면을 지켜보는 것도 질려버렸다. 어린 아이들이 사람들이 놀라는 걸 보며 즐거워 할 리 없으니, 모니터 룸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볼 수 있는 화면도 설치되어 있다. 아들은 이미 한참 전부터 cctv에 흥미를 잃고, 애니메이션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8살 난 아들은 얼마나 그렇게 애니메이션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을까? cctv를 확인 할 수 있는 화면에 잠깐 노이즈가 섞이더니, 안 그래도 많은 cctv개수가 더욱 늘어난다. 새로 생겨난 구역은 유선희가 방황중인 숨겨진 미궁의 cctv들이였다.
유선희는 이 자리에 서서 고민하고 있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다시 움직이기로 한다. 다시금 한숨을 내뱉는 유선희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있었으니, 바로 벌룬 보이였다. 질척질척한 욕망이 묻어나는 벌룬 보이의 시선은 그녀의 머리 위로 던져 맹글과 눈이 마주친다.
“…….”
서로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은 그들은 행동을 시작한다. 벌룬 보이는 그녀의 등 뒤로 기척을 죽이고 다가간다. 유선희는 발을 떼려는 순간 무언가 꺼림칙함을 느꼈다. 분명 파티장엔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했음에도…….
‘뭐지? 착각인가?’
그녀는 등 뒤를 확인할 생각을 안 하고, 조명으로 이리저리 비춰본다. 그녀의 등 뒤에는 벽과 장식품인 벌룬 보이 밖에 없으니 확인 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벌룬 보이는 보니와 같이 노출에 대한 성적 취향이 있었는데, 폐장이 다가온 지금 시간에는 입구에 사람이 없기에 자신이 잡아도 즐길 거리가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맹글과 손을 잡았다. 그의 성적 취향이라면 자신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우 모양의 인형 맹글.
그는 다른 인형들과 달리 미궁을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천장에 매달려 함정을 판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의 아래까지 다가온 먹잇감을 놀라게 하는데, 그 스릴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오늘은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스릴도 즐길 수 있겠군.’
맹글은 오랜만에 느낄 그 짜릿한 스릴에 가슴이 뛰는 걸 느끼며, 유선희의 뒤에 자리 잡은 벌룬 보이에게 신호를 준다.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핫!”
“꺄아아악!”
유선희는 갑작스레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자신의 등 뒤에서 울리자 온 몸에 소름이 달리며 소리 지르며 뒤를 돌아본다. 덜덜 떨리는 손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조명에 비춰진 벌룬 보이의 모습은 처음 봤을 때와는 달리 그렇게 무서울 수 없다.
“무, 뭐! 뭐야! 안에 사람 있었어요?!”
유선희는 말까지 더듬으며 자신을 놀린 인형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친다. 하지만 벌룬 보이의 모습이 약간 이상하다. 안에 사람이 있는 게 확실한데, 벌룬 보이는 전혀 미동도 않고 해맑은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만을 계속 내고 있다.
‘대, 대체 왜 저래?!’
유선희는 이런 상황에서 해맑은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온 몸을 휘감는 그 불안감과 공포에 마른 침을 삼키며 다시금 신경질적으로 소리친다.
“그만해요! 저 이제 나갈 거니깐! 게다가 뭐에요! 사람 말을 그렇게 무시해도 되요?! 항의할 거 에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기 시작하자, 몸에 열이 확 오르며, 악에 받쳐 소리친다. 덜덜 떨렸던 몸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며 그저 울분을 토해낸다. 계속해서 울분을 토해내는 유선희를 바라보는 벌룬 보이는 그저 미동도 않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어린아이 같은 웃음소릴 낼 뿐이다.
“……자, 장난 그만해요!”
아무리 항의하고 소리쳐도 반응도 없자 그녀는 슬슬 무서워진다. 갑작스레 유선희는 온 몸에 소름이 달리며, 한기에 움찔움찔 떤다. 파티장 안에는 이 벌룬 보이의 어린아이 같은 웃음 소리 말고도 무언가 소리가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끼익, 끼익, 끼익-
무언가 자신의 머리위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해서 나고 있었던 것이다. 유선희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서서히 벌룬 보이를 지나쳐 천장을 향해 들어올린다. 천장에 드리운 어둠을 조금씩 걷어나가던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
자신의 머리 바로 위에는 이곳저곳이 부서져 소름끼치는 여우 모양의 인형이 거꾸로 매달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퀘에에에엣!”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맹글이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향해 떨어지자 유선희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성량으로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아버린다. 맹글은 재주도 좋게 쓰러진 그녀를 피해 바닥에 착지한다.
“하악! 하악! 하악! 하악!”
유선희는 더러운 바닥에 쓰러진 채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잊고 그저 쓰러져 호흡 곤란이라도 온 사람처럼 숨을 미친 듯이 몰아쉰다. 바닥에 착지한 맹글은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꾹 손으로 팔을 잡는다.
“목청이 엄청나네.”
“그러게. 나도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어.”
벌룬 보이는 아직도 귓가가 울리는지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꾹 누르고 있다. 여성의 목소리는 안 그래도 톤이 높다. 게다가 여성들 중에는 간간히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 있다. 유선희도 그런 목소리를 가진 여성이었다.
남편과의 관계를 맺을 때 신음소리도 자신은 작게 냈다고 생각해도, 온 집안을 울릴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는 잘 퍼져나가는 편이다. 그렇기에 결혼 후에 조곤조곤 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온화하고 자애로움까지 묻어나는 목소리로 서서히 바뀌어갔다.
하지만 원초적인 공포에 마주해 내지른 비명이기 때문일까? 여전히 온화한 것 같지만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건 고쳐지지 않은 모양이다.
“아, 하필 잡아도 맹글이냐.”
그녀의 잘 퍼지는 비명 때문일까? 하나, 둘 파티장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인형들은 맹글이 잡았다는 것에 골치아파한다. 촬영하는 취미가 있는 프레디와 노출증이 있는 보니만이 살짝 기대어린 시선을 던질 뿐이다.
“하악! 하악! 하악!”
아직도 호흡이 진정 안 되는지 유선희는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때마다 오르내리는 그 탐스런 가슴은 부풀어 오르고 내려가길 반복하는데, 그걸 바라보는 인형들의 시선은 더 할 나위 없이 끈적하다.
“여기 cctv가 저쪽이었지?”
맹글은 파티장을 비추는 cctv를 확인한다. 그에 다른 인형들은 저놈 또 지랄이라고 짜증을 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주위에 몰려든다.
“그럼 프레디 연락 잘 부탁해.”
“진짜 어떻게 이렇게 들만 모아놨나 몰라.”
프레디는 짜증을 내면서 퍼플맨에게 연락한다. 연락이 끝난 프레디는 품에서 최신형 캠코더를 꺼낸다. 그런 프레디를 보면서 너도 피차일반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프레디는 머쓱해한다.
‘뭐, 뭐지? 지금 뭐야?’
유선희는 너무 놀라 허리와 다리에 힘이 빠진 채 바닥에 쓰러져 주위에서 인형들이 하는 말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이렇게 놀란 게 얼마만일까? 아니 처음일 게 분명하다. 아직도 진정 안 되는 숨 때문에 항의도 못하고 그저 불안감이 깃든 눈동자만 돌린다.
맹글은 그런 유선희를 바라보더니 그녀의 등에 손을 넣어 상체를 일으켜 준다. 맹글이 시키는 대로 일어난 유선희는 고마움을 느끼며 표현을 하고 싶지만 아직도 숨이 진정이 안 된다. 그런데 갑자기 맹글은 자신의 허리에 손을 가져가더니, 등에 댄 손으로 강하게 힘을 줘 자세를 자기 마음대로 바꾸기 시작한다.
‘뭐, 뭐하는 거야?!’
유선희는 당황하면서도 맹글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더니 아까 맹글이 가리킨 cctv를 등지고 엎드리게 한다. 유선희는 강제로 자신을 엎드리게 하려하자 숨이 차오르건 말건 소리친다.
“하아! 지, 하아! 지금 뭐하는 거 에요! 하아! 하아! 안 놔요?!”
유선희는 프레디라는 인형이 든 카메라에 녹화중이라는 빨간 불빛이 들어오는 걸 보곤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주위에 몰려든 인형들도 이상할 것 없다는 분위기다. 맹글은 기어코 유선희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더니 허리에 손을 넣어 하반신만을 들어올린다.
“자, 잠깐?! 미, 미쳤어요! 놔!”
자신의 풍만한 엉덩이가 노골적으로 그들 앞에 드리우자 유선희는 수치심과 분노로 몸에 힘을 주며, 소리친다. 숨이 차는 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지만 놀라서 허리와 다리에 빠져나간 힘은 금세 회복했는지, 버둥거린다.
“두 자매와는 달리 힘이 좋네. 역시 어머니는 강하단 건가?”
누군가가 조롱어린 말을 하더니 맹글을 도와준다. 인형들은 하나, 둘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는다. 남자 한 명도 힘든데, 여러 명의 인형들이 자신을 짓누르자 유선희는 꼼짝없이 엉덩이를 맹글 앞에 들이댄 채 고정되어 버린다.
“이, 이익! 놔! 하아, 하아! 놓으라고!”
맹글은 자신의 눈앞에 드리운 풍만한 엉덩이를 보며 미소 짓는다. 맹글은 손과 하반신의 인형탈을 주섬주섬 벗는다. 짓눌린 유선희는 자신의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불안해하면서도 필사적으로 곁눈질로 뒤를 보기 위해 머리에 힘을 준다. 잘 보이지 않는 그녀의 시야에는 맹글의 소름끼치는 상반신과 그 아래 분기탱천한 육봉의 끄트머리가 보이자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하아! 하아! 무, 뭐하려는 거 에요. 지금 뭐하려는 거야?!”
유선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해보지만 다시 봐도 저건 남성의 성기다. 그것도 핏줄까지 툭 불어져 나와 더 할 나위 없이 발기되어 껄떡이는 모습이 인형 탈만큼이나 소름 돋는다. 직감적으로 앞으로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떠올리며 더욱 힘을 줘 발버둥 친다.
“놔! 꺄아아악! 누가 좀 살려줘요!”
숨이 차오르는 와중에도 그녀의 비명은 쩌렁쩌렁하게 숨겨진 미궁에 울려 퍼진다. 맹글은 그런 그녀의 비명을 들으며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에 손을 댄다. 유선희는 자신의 엉덩이를 주무르는 감촉에 쩍하고 얼어붙는다. 한 사람의 어머니이기 이전에 여자다.
“자, 잠깐만요. 제, 제가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자신의 몸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맹글은 그런 유선희를 내려다보며, 엉덩이를 더듬던 손을 치마 속으로 집어넣어 육덕진 허벅지를 매만진다. 검은 스타킹은 치마에 비해 얉기 때문에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낯선 손에 움찔하고 허리가 튀어 오른다.
“그, 그만.”
그녀는 진정되어 가던 숨이 다시 거칠어진다. 맹글은 매끄러운 스타킹 감촉에 만족스러워 하며 손을 서서히 위쪽으로 이동시킨다. 그에 따라 치마도 들쳐 올라간다. 자신의 치마 안으로 스며드는 미궁의 찬 공기에 움찔한다.
“오호 이것 봐라? 유부녀 아니랄까봐.”
맹글은 검은 스타킹에 감싸인 정렬적인 빨간색 팬티에 더욱 흥분한다. 치마를 완전히 걷어 올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감싼 강렬한 팬티를 인형들이 보기 좋게 해준다. 그녀를 짓누르고 있던 인형들은 휘파람을 부는 등 유선희에게 있어 치욕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원래라면 저 풍만한 살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겠지만…….’
인형 탈을 굳이 쓰고 있는 이유가 있다. 아쉬움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 유부녀의 물씬 무르익은 체취를 마음껏 탐닉한다. 유선희는 자신의 하체 가까이서 느껴지는 기척에 온 몸이 수축이 된다.
“그럼 슬슬 땀이 마르기 전에 시작해 볼까?”
유부녀의 체취와 감촉을 탐닉하던 맹글은 폐장시간을 계산한다. 동시에 인형 탈 때문에 땀으로 흠뻑 젖은 하반신이 다 마르기 전에 집어넣어야 된다. 땀이 윤활제가 안 되어준다면 서로 괴롭기 때문이다. 사형선고와도 같은 맹글의 말에 유선희는 필사적으로 애원한다.
“제, 제발 그것만은! 살려주세요. 네?! 아, 아무에게도 말 안할게요!”
맹글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스타킹을 쥐어뜯는 거친 손놀림을 느끼며 하반신을 이리저리 흔들며 저항해보지만 맹글의 눈을 즐겁게 할 뿐 저항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는다. 마지막 보루인 자신의 팬티가 처참하게 뜯겨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그 차가운 공기가 맨 살에 닿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맹글이 자리 잡는 소리가 자신의 귓가에 울린다.
‘여, 여보 살려줘요!’
유선희는 곧 들이닥칠 그 고통에 눈을 꽉 감는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짓누르던 인형들의 손이 사라지는 걸 깨닫곤 의아함에 눈을 뜨려는 순간 뒷통수에 강한 고통이 밀려든다.
“아악!”
자신의 틀어 올린 머리를 확 낚아채 고개를 들어 올린 것이다. 고통에 일그러진 그녀의 표정이 프레디의 캠코더가 정면에서 찍고 있는 걸 보곤 얼이 빠진다.
“지, 지금 뭘 찍……?!”
퍼억!
“꺄윽?!”
풍만한 엉덩이에는 부딪히는 힘 때문에 물결이 치고 그 아래에는 남성의 육봉이 단번에 유부녀의 음부를 꿰뚫고 이어져버렸다. 유선희는 하반신과 자신의 머리카락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프레디가 들이댄 캠코더도 눈에 안 들어온다.
퍽! 퍽! 퍽! 퍽!
“아악! 으윽! 자, 잠깐! 하읏! 아, 아파!”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고 해도 땀일 뿐이다. 캠코더 화면에선 깔끔하게 틀어 올렸던 머리가 점점 헝클어지고, 고통어린 표정의 유부녀가 헐떡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히고 있다. 동시에 그녀 뒤에서 허리를 쳐올리고 있는 소름 돋는 인형 탈의 모습이 섬뜩하다.
“유부녀 아니랄까봐 목청도 좋네.”
헐떡이는 유선희를 내려다보던 인형들은 그녀가 내지르는 신음소리에 혀를 찬다. 숨겨진 미궁이 아무리 방음이 잘 되어있다 해도 그녀의 목소리라면 숨겨진 미궁뿐만 아니라 일반 미궁까지 울려 퍼질지 모른다.
“헉! 헉! 8살 난 애새끼 엄마 맞아? 죽여주는데?”
맹글이 허리를 쳐올리면서 유부녀의 몸이 주는 쾌락에 즐거워한다. 유선희는 헐떡이면서도 아들이 떠오르자 이를 악물고 버틴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억눌린 목소리와 비명은 어쩔 수가 없다.
“안되겠다. 입에 하나 물려라.”
누군가의 말에 촬영하고 있는 지저분한 프레디 말고 깨끗한 모습의 토이 프레디가 하반신만 인형 탈을 벗곤 앞뒤로 흔들리는 그녀의 얼굴 앞에 선다.
“큭! 놔! 들아! 놔!”
토이 프레디가 깨물지 못하도록 양 뺨을 꾸욱 누르곤 자신의 육봉을 들이민다. 유선희는 확 풍겨오는 남성의 진한 땀 냄새와 땀으로 번들거리는 좆이 입 앞에 드리우자 고개를 흔들며 저항해 보지만 자신의 머리채를 낚아챈 맹글이 더욱 힘을 주자 그 고통에 입이 벌어진다.
“크웁?! 읍! 후우웁!”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토이 프레디는 단 번에 좆을 그녀의 입 안으로 쑤셔 넣는다. 입 안에 이물질을 머금고 있음에도 그제야 보통 여자들이 내지르는 신음소리정도로 낮아진 유선희의 신음소리에 다들 혀를 내두른다.
‘내, 냄새나! 누가 좀 살려줘!’
입 안 가득 피어오르는 수컷의 역겨운 체취나 땀 냄새에 유선희는 미칠 것 같다. 안 그래도 너무 놀란 이후로 호흡이 진정되지 못하고 격렬하게 능욕까지 당하자 그녀의 가슴은 뛰다 못해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다. 그런 유선희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 지 맹글을 계속해서 허리를 놀리며 등 뒤에 있을 cctv와 폐장시간을 계속해서 떠올린다.
파티장에 설치된 cctv화면에선 여러 명의 인형 탈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 보인다.
그 사이에는 하반신이 알몸인 맹글이 무릎 꿇고 계속해서 허리를 놀리고 있었으며, 맹글의 인형 탈 때문에 여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버둥거리는 다리가 한 명이 더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인형들 곁에는 벌룬 보이가 cctv를 향해 웃으며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들고 있는 푯말에는 벌룬이 아닌 다른 글씨가 쓰여 있었다.
유선희라고.
미궁 안을 뛰어다니던 남편은 어디선가 아련히 들려온 여성의 비명 소리에 또 누군가가 잡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목소리가 낯이 익다?’
들릴 듯 말 듯 너무나 작은 비명이었던지라 판단이 안 선다.
‘뭐, 아내는 이미 잡혔겠지만.’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가 긁은 바가지를 생각하니 좀 무섭긴 해도 좀 있으면 폐장 시간이다. 마지막까지 즐기자고 생각하고 걸음을 옮기는 순간 방송이 흘러나온다.
-폐장까지 15분 남았습니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여러분을 위해 룰이 변경됩니다. cctv는 3초마다 랜덤하게 계속해서 바뀌며, 인형들은 계속해서 움직이니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스마트 기기에선 노이즈가 섞인다. 남편은 그 말을 확인하기 위해 cctv화면을 누르자, cctv를 선택하는 곳은 있지만 존재하지만 cctv화면이 뜨곤 3초 뒤 확 바뀌어 버린다.
“망했군.”
원하는 곳을 계속해서 눌러야 한다는 건 배터리가 그만큼 빨리 닳는다. 남편은 확 올라간 난이도에 신나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모니터 룸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던 아들은 폐장 5분 전이 되자 애니메이션도 끝나버려 심심함에 cctv화면에 눈을 돌린다. 이곳저곳을 눌러보던 아들은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고 즐거워한다.
“엄마는 어디 있지?”
아들은 이리저리 마구 cctv화면을 바꾸며 엄마의 모습을 찾는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자 아쉬움에 아빠를 찾아보지만 아빠마저 이곳저곳 뛰어다는지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할 것이 이것뿐이라 계속해서 cctv를 돌리던 아들은 인형들이 잔뜩 몰려있는 cctv를 발견했다.
파티장처럼 보이는 그곳엔 인형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벌룬 보이라는 이상한 인형이 들고 있는 푯말에는 엄마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아들은 의아해하며 계속해서 화면을 바라봤다. 인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에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인형이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왜 모여 있지?”
아들은 엎드려 있는 인형이 왜 바지를 벗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cctv화면에선 맹글의 인형 탈 때문에 그 아래 깔린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조명도 어둑어둑 해 검은 스타킹까지 신은 그녀의 다리는 화면에선 잘 확인이 되질 않는다. 다만 처음보다 이곳저곳 많이 찢어져 그 속살이 보이지 않았다면 육덕진 두 다리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는 것도 cctv화면에선 안 보였을 것이다.
숨겨진 미궁에선 계속해서 둔기로 때리는 듯 한 찰진 소리와 여성의 신음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있다.
“후우! 후욱! 씨발 이래서 유부녀가 좋은거야!”
“하악! 하악! 으윽! 하으읏! 하응!”
단정했던 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없다. 틀어 올렸던 머리카락은 완전히 풀어져 바닥에 흩날려 있고, 따스했던 그녀의 분위기는 열정적이고 퇴폐적인 향기를 풍기고 있다. 자애로웠던 그녀의 목소리엔 열기와 쾌락이 묻어나며 숨겨진 미궁을 떠돈 지 오래다.
펑퍼짐했던 상의는 젖가슴 위까지 올려져 걸쳐 있으며, 팬티와 세트인지 강렬한 붉은 브래지어는 셔츠와 똑같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탐스런 젖가슴 위에 올려져있다. 맹글은 눈앞에서 물결치는 유부녀의 젖통을 한 손으로 꽉 움켜쥐고, 절정을 향해 더욱 힘차게 허리를 튕기기 시작한다.
“하악! 하앙! 으으읏!”
더욱 강해진 맹글의 힘에 그녀는 다리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저항해보지만 그녀를 가장 미치게 하는 건 힘이 아닌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는 자신의 몸뚱어리다. 어느새 자신의 입에선 달콤한 숨결이 뿜어지고, 온 몸은 달아올라 수컷을 유혹하는 여인의 체취가 잔뜩 묻어난다.
“야 진짜 할 거냐? 1분 남았어.”
“해야지. 내가 왜 이때까지 싸지르고 싶은 걸 꾹 참았는데.”
맹글은 스릴을 즐긴다. 다만 그 스릴이 너무나 위험하다. 벌룬 보이나 보니가 입구에서 해대는 건 귀여울 정도다. 프레디는 쉬고 있는 토이 프레디에게 신호를 주자 연락을 한다. 유선희는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는 쾌락을 견디면서도 인형들의 기묘한 움직임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야 30초!”
프레디가 촬영하면서 시간을 외치자 맹글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유선희의 육덕진 양 다리를 잡곤, 그녀를 둥그렇게 말아 미친 듯이 허리를 처박기 시작한다. 맹글의 힘이 얼마나 좋은지 그의 배아래 깔려 있던 유선희는 댐 무너지듯 쏟아지는 쾌락에 목청껏 신음소리를 내지른다.
“아악! 하아앙! 하읏! 아으으응!”
파티장에 울려 퍼지는 유부녀의 쾌락이 절절이 묻어나는 절규와 남성의 모든 걸 쏟아내는 목청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폭풍처럼 몰아치던 살의 오케스트라가 딱 끊긴다.
“허으으으윽!”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유선희는 안에 싸면 안 된다고 저항하는 것도 잊고, 짐승과도 같은 정사에 기쁨을 느끼며 결국 절정에 올라버린다. 소름끼치는 맹글의 얼굴을 꽉 껴안은 유선희는 온 몸에 휘몰아치는 쾌락의 폭풍에 경련을 일으키며, 허리를 들썩인다. 그녀의 허리힘이 얼마나 좋은지 맹글이 일순이지만 튕겨져 나갈 것처럼 계속해서 들썩인다.
“하으으으으…….”
작살에 맞은 물고기처럼 경련하며 허리를 튕기던 유선희는 많은 것이 묻어나는 긴 숨을 내뱉으며, 축 처진다. 맹글은 아직도 사정이 끝나지 않았는지, 이 와중에도 딱 달라붙어 울컥울컥 좆을 움직이며 그녀 안에서 팽창하고, 수축하길 반복하며 자신의 씨를 뿌린다.
유선희는 멍한 눈동자로 자신의 뱃속에 싸지르는 수컷의 좆을 느끼며, 그 뜨거움에 부르르 떤다. 얼마나 그렇게 이어져 있었을까? 맹글은 배아래 깔린 유부녀의 매혹적인 몸을 내려다보며, 일어선다.
“후~씨발. 이래서 유부녀는 못 끊어.”
맹글은 그녀 안에서 자신의 육봉을 꺼내든다. 그러자 축 처진 유선희는 살짝 움찔하더니,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선 왈칵하고 하얗고 끈적끈적한 게 쏟아져 나오는 걸 프레디가 캠코더로 잘 찍고 있다. 사지가 풀린 유선희는 그 장면을 보고 있지만 움직일 엄두가 안 난다.
“그럼 폐장 시간이 됐으니깐. 다들 조금씩만 즐기라고. 그나저나 잘 봤겠지?”
맹글은 허리를 타고 흐르는 그 스릴에 다시 부르르 떨며 씩 웃는다.
맹글이 즐기는 스릴.
그건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폐장하기 직전의 3초 남편의 스마트 기기에 이곳 cctv화면이 떴을 것이다. 모니터 룸엔 숨겨진 미궁의 cctv들에 전부 접속 할 수 있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설정해 놨다. 봤을지 안 봤을지는 몰라도 그 스릴이 좋은 것이다.
절정에 올라 사지가 풀린 유부녀의 먹음직스런 몸에 꿀벌이 모여든다. 그녀가 풍기는 그 야릇한 향기는 꿀벌이 도저히 참아낼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숨겨진 미궁에는 또 다시 살의 오케스트라와 유선희가 내지르는 달콤한 노랫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미궁을 뛰어다니던 남편은 폐장 시간이 다가오자 인형도 보이지 않고, 사람도 안 보이자 흥미를 잃었다.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옷은 땀으로 푹 젖었고 숨이 거칠어 바닥에 털썩 앉으며 스테프가 오길 기다린다.
‘잠시 cctv나 볼까?’
배터리도 남았겠다. 심심함에 달한 남편은 cctv화면을 눌러둔 채로 무릎 위에 스마트 기기를 내려놓고 미궁을 살피며 이따금 스마트 기기 화면을 내려다본다. 눈에 익을 만하면 3초마다 휙휙 바뀌는 화면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렇게 노이즈까지 낀 화면을 바라보던 남편은 인형이 잔뜩 모여 있는 화면이 떠오르자 주목한다.
‘다들 퇴근하는 건가?’
벌룬 보이와 시선이 마주친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그가 든 푯말에 쓰인 글자와 그 곁에 서 요동치는 무언가에 시선을 던진 순간 화면이 확 바뀐다.
“뭐였지? 유까진 읽었는데……게다가 옆에 엎어진 인형은 왜 요동치고 있었지?”
일어서려는 모습은 아니었다. 곰곰이 방금 전의 장면을 떠올리던 남편은 어쩐지 다리가 4개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아래 깔린 것처럼…….’
하늘 위로 쳐들린 두 다리는 검은 색에 감싸여 잘 안 보였지만 다리 같았다. M자로 벌어진 하반신의 알몸인 인형도 분명히 다리가 있었다.
“알몸?!”
그제야 남편은 방금 전 보았던 기묘한 광경에 헛웃음을 짓는다. 노이즈 끼고 어둑어둑 해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그건 하반신은 알몸이었다. 얼마나 더웠으면 알몸으로 인형 탈을 썼을까란 생각과 일이 끝남과 동시에 벗어재끼는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웃음 짓는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도착한 스테프에게 늦게 왔다고 화내며 아들에게 향했다.
모니터 룸에 있던 아들은 계속해서 그 인형들이 모인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분명히 무언가 검은 물체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다. 스피커에선 여성이 내지르는 달콤한 신음소리가 조정되어 들릴 듯 말 듯 모니터 룸 안을 울리고 있다.
‘아픈 걸까?’
아픈 거라고 하기엔 뭔가 아니라고 가슴속 무언가가 외친다. 그렇게 폐장시간은 순식간에 다가왔고, 하반신이 알몸인 인형은 검은 물체를 붙잡아 둥그렇게 말더니 더욱 빠르게 그 자리에서 허리만을 움직인다.
“어 뭐지 저게?”
M자로 벌어진 알몸의 인형 다리 아래에는 뽀얀 두 개의 덩어리가 위, 아래로 통통 튀어 오른다. 점점 스피커에서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는 더욱 달콤해지고 어느 순간 그 목소리는 달콤함이 절절이 묻어나는 비명이 울려 퍼지더니 정적이 흐른다.
“공놀이 하는 거였어?”
cctv화면에 보이는 하반신이 알몸의 인형은 이따금 튕겨나갈 듯 요동치더니, 모든 움직임이 멈춘다. 그렇게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인형은 자리에서 일어나자 놀랍게도 공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공이 없었다.
“어 사람이다!”
바닥에 축 처진 사람은 어두운 조명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누군지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모니터 룸이 꺼지며 암전이 찾아온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아빠가 들어온다.
“가자~”
“응. 근데 엄마는?”
“글쎄다? 전화 해봐야겠지?”
남편은 아내가 긁을 바가지를 생각하며 깊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꺼내들어,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를 누른다.
-요망한 아내.
통화 연결음이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어쩐지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아내의 핸드폰은 다시는 연결 되지 않았고, 프레디의 귀신의 집을 나서는 아내의 모습은 확실히 cctv에 찍혀 있었다. 다만 출구 cctv에 찍힌 아내의 왼손 약지에는 반짝이는 링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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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외전도 끝입니다.
솔직히 더 써주세요 라고 하셔도 난감한 게 더 이상 뽑아낼 소재가 없습니다 ㅋ
술레잡기하고 잡고, 잡히는 것 뿐이라;; 이 이상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엔 제가 부족하군요 ㅜㅡ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은 댓글 하나씩만 부탁드려요 ㅜㅡ
그런거 하나에 좋아하는 게 글 쓰는 원동력인지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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