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새벽 - 7부

작성자 정보

  • AV야동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긴 새벽20.





당장 잠이 쏟아지지만, 함부로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정우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자동차 뒷거울로 뒷좌석을 관찰했다. 꽤나 주기적으로. 창우는 운전을 하면서도 그런 정우의 태도를 면밀히 관찰했다.



정우가 보조석에 앉게 된 계기와 이런 저런 사담들을, 성렬은 은비의 옆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대화라기 보단, 어쩐지 누군가로부터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눈물겨운 사투에 가까워 보였다.



“그나저나 같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별로 없네. 남자만 있었으면 여자 얘기도 하고 그랬을 텐데. 아가씨가 한 분 있어서.”



성렬이 뒷좌석에 앉아 크게 소리쳤다. 정우가 별다른 말없이 뒷좌석을 살펴봤다. 그런데 아까보다 가까운 거리를 두고 앉아있는 은비와 성렬의 자세가 영 거슬린다.



“하긴, 여자 나이 스물다섯이 넘어가면 얼추 알건 다 알지 않나?”



성렬이 은비의 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은비는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다리를 살짝 올려 꼬았다. 하지만 아까 화장실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팬티 때문에, 핫팬츠 안에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성렬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꽤나 부드러운 감촉의 그것을 슬쩍 만져댔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춥냐. 자동차가 고물이라.”



성렬이 자신의 두 팔을 감쌌다. 그리고 정우와 은비의 눈치를 차례대로 살피면서, 다시 입맛을 다셨다.



“거 괜찮으면 잠바 좀 같이 입읍시다.”



성렬이 소리쳤을 때, 정우와 은비는 물론 창우까지 거의 동시에 성렬을 쳐다봤다. 성렬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은비만 쳐다봤고, 은비는 다리를 꼰 채 가만히 성렬을 바라봤다.



‘그래, 바로 이 태도야. 이런 태도 때문에 먹어도 먹어도 또 고픈거야.’



성렬은 짧게 입맛을 다셨다. 혹시나 하는 생각은, 이미 휴게소 화장실에서 역시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어 있었고, 확신으로 가득 찬 성렬은 은비의 두 눈만 똑바로 쳐다봤다. 흔들림 없는 그 두 눈은 부탁이 아닌 암묵적인 명령에 근접해 보였다.



“어차피 내 잠바고, 날씨도 더럽게 추우니까. 돌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잠시 같이 덮자는 거니까 치사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성렬은 능글거리는 태도로 은비에게 말했다. 신물이 올라오는 중년의 태도. 은비는 말없이 성렬의 두 눈동자를 바라봤다. 정우와 창우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 두 사람의 동태를 살폈다. 그리고 은비가 천천히 잠바 자크를 내리기 시작했을 때, 창우가 모처럼 다시 입을 열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이라 그런가. 밤이 기네유.”



“아, 네.”



자동차 뒷거울로 잠바를 벗고 있는 은비를 가만히 쳐다보던 정우가, 헛기침을 하며 창우의 말을 받았다. 덕분에 정우는 자신이 꼭 지켜봐야 했을 어떠한 장면들을 보기 좋게 놓쳐 버렸다. 은비는 브레지어 차림의 자신의 젖가슴을 슬쩍 가리면서 조심스럽게 잠바를 벗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서울까지 가는 길은 멀어유. 조금 자둬유.”



“괜찮습니다. 고생하시는데.”



정우는 창우의 말에 또박또박 대답했다. 하지만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부산한 소리의 정체가 신경 쓰여 간간히 곁눈질로 뒷좌석을 살폈다. 하지만 정우의 눈에 들어온 건, 어느새 허름한 잠바를 나눠 덮고 있는 은비와 성렬의 모습이 전부였다.



“후우. 이제야 조금 살 것 같다.”



성렬이 만족한 얼굴로 말했다. 잠바 덕분에 은비와 살이 부대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앉을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성렬의 손은 잠바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성렬의 짐작대로 은비는 별다른 반응 없이 창문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두 사람은 당연히 잠도 자 봤겠지?”



성렬이 은비의 군살 없는 뱃가죽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정우는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옆자리에서 묵묵히 운전을 하고 있는 창우의 시선이 신경 쓰여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성렬은 다리를 꼰 채 앉아 있는 은비의 태도를 지켜보며 조금씩 거칠게 손을 움직였다.



“이해해. 원래 내가 좀 무식한 놈이라, 머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말하거든. 그래도 한 창 때 아닌가? 하고 나서도 또 하고 싶고, 싸고 나서도 또 넣고 싶을 나이.”



“그건 그렇지.”



“그렇지?”



가만히 앉아 있던 창우가 대답하자, 성렬이 신이 나서 소리쳤다. 정우는 말없이 창우의 눈치만 살폈다. 하지만 별다른 대꾸 없이 앉아 있는 은비의 태도가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은비는 다리를 꼰 채 창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성렬의 거친 손이 자신의 육신을 정신없이 주무르는 그 순간에도.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 쪽은 한 번 싸고 나면 다시 충전하는 데 얼마나 걸려?”



“저요?”



“어.”



대답하고 싶지 않은 수준 낮은 질문이다. 하지만 창우가 조금 호기심이 생겼다는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쳐다봤을 때, 정우는 가만히 머리를 굴렸다.



“글쎄요.”



“에이. 부끄러워 하기는. 같은 남자끼리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해? 한창 때잖아? 10분? 아니면 5분?”



“글쎄요.”



정우는 뒷거울에서 시선을 거두며 말수를 줄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성렬의 두 눈과 코, 그리고 입이 은비의 목덜미에 다가가고 있는 그 순간은 미처 보지 못했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은비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성렬을 쏘아 봤다. 성렬은 은비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작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노팬티라 불편하진 않아?”



대충 짐작은 했다. 역시나 이 못생긴 중년이 팬티를 가지고 있구나, 은비는 그렇게 생각했다.



“닥치고 좀 떨어져.”



“내숭이야 뭐야?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없다가. 아. 아까 너무 빨리 끝내서 화났어? 걱정 하지마. 내가 끝내주게 봉사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시끄러.”



은비는 성렬을 향해 인상을 쓰며 말했다. 하지만 성렬을 따라 자신의 목소리를 낮추는 자신의 태도를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성렬은 은비의 허벅지 위에 손을 얹었다. 그리곤 잠바 속에서 두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비의 가지런하게 꼬인 다리를 거의 반강제로 풀어내면서, 성렬이 소리쳤다. 시끄러운 봉고의 엔진소리가 네 사람의 귓전을 따갑게 두드렸다.



“난 마흔 먹고도 건강한건지,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진득하게 싸고 나면 10분만 있어도 다시 일어나더라고. 특히.”



정우는 성렬의 말에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조금 이기적이게도, 성렬의 옆에 앉아 있는 은비의 걱정 또한 관심 밖에 있었다. 다만 이상한 낌새를 챈 것 같은 창우의 태도에 조금씩 위축되기 시작했다. 성렬은 그런 정우를 바라보며 은비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곤 은비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크게 소리쳤다.



“예쁜 기집년이 흐물거리는 내 좆대가리를 꽉 움켜쥐면 그건 더 빨라지더라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시끄러운 자동차 엔진 소리에 가려 정우는 성렬이 토해낸 그 한 마디를 듣지 못했다. 창우는 그 어떤 누구에게도 시선을 던지지 않았다. 다만 성렬이 계획하고 있는 일들에 암묵적으로 동의를 한다는 표정으로 룸미러를 통해 슬쩍 은비를 훔쳐봤다.



‘재주가 좋은 건지, 아니면 기집년이 밝히는 건지. 어쨌든, 적당히 해라.’



그러면서도 창우는 정우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했다. 별다른 생각은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발 끝에 걸리는 차가운 금속의 느낌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성렬은 기어이 은비의 손을 자신의 물건 위로 가져다 올렸다. 무표정한 은비의 태도는 다시금 성렬을 성적으로 흥분하게 만들었고, 시끄럽게 달리는 봉고차 안에서 성렬의 뭉툭한 손가락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40년 동안 살면서, 기집년을 몇 명이나 먹었을 것 같아? 다 노하우가 있지. 내가 손가락으로 홍콩 보내 줄 테니까, 가만히 가랑이나 벌려봐. 내가 말했잖아? 끝내주게 서비스 해 주겠다고. 손가락만으로 홍콩 가 본 적 없지?”



은비는 성렬의 발기한 물건 위에 손을 얹어 놓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주 그냥 내숭이 몸에 뱄네. 뱄어.”



성렬은 은비의 브레지어 속으로 자신의 손을 밀어 넣었다.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 성렬은 입맛을 다시며 은비의 귓가에 속삭였다.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 세 번째는 너무 쉽지? 내가 말했잖아. 몸 파는 년이든 대기업에 다니는 똑똑한 년이든. 남자의 그 단단한 맛을 보면 쉽게 거부할 수 없는 법이거든. 뭐, 하고 싶으면 앞으로도 그렇게 도도한 척 하고 있어도 좋아. 뭐 그렇게 하는 편이 날 더 흥분하게 만드니까.”



성렬은 조롱하는 투로 은비를 쏘아 붙였다. 은비는 말없이 창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낯선 사내의 손가락이 자신의 젖가슴을 파고들어 움켜쥐는 순간에도, 그 사내의 다른 한손이 자신의 허벅지 사이를 무섭게 파고들고 있는 그 순간에도, 은비는 빠르게 움직이는 바깥 풍경만 넋을 놓고 쳐다봤다.



“심심한데 라디오라도 틀까유?”



“네? 전 괜찮습니다만.”



정우가 대답했다. 하지만 창우의 손은 이미 달리고 있는 봉고의 라디오 버튼을 꾸욱하고 누르고 있었다. 정우는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괜히 뉴스에서 이상한 소리라도 흘러나오는 날엔.



“교통방송이라도 틀까유?”



“아니요. 지금 이 시간이면 제가 즐겨 드는 프로그램이 할 시간이라.”



“라디오 자주 듣나봐유?”



“예. 새벽에 공부하면서 챙겨 듣는 편이에요.”



교통방송보단 이름없는 주파수의 이름 모를 라디오 쇼가 훨씬 나을 것이다. 교통방송이라면 도주 중인 봉고차에 대한 소식이 언제 흘러나온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노릇이니까. 정우는 슬쩍 자동차 뒷거울을 훔쳐봤다. 여전히 어깨를 마주한 채 바싹 앉아 있는 성렬과 은비가 영 마음에 걸렸지만, 무심한 표정으로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은비의 얼굴을 보며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라디오 볼륨 좀 더 키워봐.”



성렬이 크게 소리쳤다. 창우는 별다른 대꾸 없이 라디오 볼륨을 크게 올렸다. 공교롭게도 시끄러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건,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였다. 정우는 들키지 않을 정도의 옅은 미소를 입가에 쏟아냈다.



“좋으면 적당히 소리 질러도 돼. 알았지?”



성렬은 은비의 핫팬츠 버튼을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속삭였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 은비의 얼굴을 훔쳐보면서 성렬은 조금 더 가까이 은비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천천히 핫팬츠의 자크를 아래로 내린 뒤, 거웃한 음모가 무성한 은비의 숲 안으로 손을 뻗었다.



“따로 정리한 것 같지는 않은데, 보지털이 제법 예쁘게 나 있네? 이제 보니 촉감도 제법 부드럽고. 참 사람 환장하게 만드네.”



성렬은 자신의 오른손 중지를 은비의 옅은 틈 안으로 밀어 넣었다. 가만히 자세를 고치고 앉아 있던 은비의 몸이 살짝 떨린 것도 그 순간이었다. 성렬은 자신의 중지 손가락을 타고 전해지는 낯익은 촉감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끄러운 라디오 소리가 지배하는 봉고차 안에서 정우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곤 중지 손가락에 힘을 주고 빠르게 흔들기 시작했다.



“음.”



은비가 옅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하지만 그 신음소리는 시나위의 곡소리에 묻혀 빠르게 연소되어 갔다. 자신의 몸을 타고 전해져 오는 저릿한 쾌감에, 은비가 성렬의 손을 살짝 움켜잡았지만, 그의 거친 손동작을 막아 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그러면 그럴수록 잠바가 아래로 내려 흘러 브레지어가 살짝 벗겨진 살색 젖가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당황한 은비가 잠바를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그보다 살짝 앞서 성렬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은비의 그것을 자신의 입으로 머금어 버렸다.



“저리...”



은비가 성렬의 머리를 잡고 밀어냈다. 하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이미 그것은 값싼 내숭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성렬은, 은비의 가슴을 입에 물고 더욱더 거칠게 손을 흔들었다. 기억 저편에 잠시 떨구어 놓았던 정우의 존재를 의식하며, 은비가 조심스럽게 보조석을 훔쳐봤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몸은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발가락이 이리저리 꼬이고 저항하려 내뻗은 손엔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그리고 난생 처음 느껴보는 저릿한 쾌감이 극에 치닫기 시작했을 때, 은비는 라디오 노래 소리에 의지한 채 가녀린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리곤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정신없이 유린하고 있던 성렬의 손가락을 향해 흥분의 정표를 유감없이 쏟아냈다.



성렬은 점점 늘어지는 은비의 육체를 살피며 그녀의 가슴에서 입을 떼어 냈다. 침이 흥건한 은비의 가슴. 눈을 감은 채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은비를 성렬은 멍한 얼굴로 쳐다봤다. 짜여진 각본처럼, 시끄러운 노래 소리가 걷히고 어떤 여자의 차분한 목소리가 봉고차 안을 조용하게 적시기 시작했다.



“야. 나 휴지 좀.”



“왜?”



성렬은 은비의 어깨에 자신의 잠바를 올려놓으며 정우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곤 말 못할 정복감과 승리감에 도취되어 창우에게 소리쳤다.



“물을 좀 쏟았어. 그것도 아주 많이.”







21.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이 한 동안 계속해서 흘러 나왔다. 새벽을 깨우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목소리에 조금씩 익숙해져 갔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좀처럼 걷히지 않는 어둠은 여전히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좋았어?”



성렬은 은비의 목덜미에 대고 속삭였다. 은비는 핫팬츠를 미처 올려 입지도 못한 채, 자신의 브레지어를 올려 정리하지도 못한 채, 입술만 깨물었다. 성렬은 그런 은비를 만족한 얼굴로 쳐다보면서 그녀의 몸을 쓰다듬었다.



“수컷으로 이럴 때 참 보람을 느끼곤 하지.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질질 쌀 줄이야. 평생 이렇게 느껴본 건 오늘이 처음인가봐?”



“닥쳐. 손 치워.”



“느끼게 해 준 은인에게 그게 할 소리야? 고마워해야지.”



성렬은 기분 나쁠 정도의 역한 웃음을 지으며 은비에게 말했다. 은비는 그제야 성렬의 손을 밀어내며 옷매무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성렬은 그런 은비를 물끄러미 지켜봤다.



“그나저나 나도 슬슬 물을 좀 뱉어내야 될 것 같은데. 도와줘야 하지 않겠어?”



성렬은 은비의 손을 매만지며 말했다. 은비는 브레지어를 자신의 어깨춤에 올려놓으면서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았다. 성렬은 손가락 끝에 아직도 끈끈하게 남아 있는 은비의 흔적을 느끼면서 살짝 입맛을 다셨다.



“걱정하지마라. 나도 최소한 상식이라는게 있는 놈이니까. 입으로 빨아달라고 하진 않을 테니까 안심해.”



은비는 역시나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난생 처음 느껴본 저릿한 쾌감의 잔해가 아직도 몸 속 이곳저곳에 남아 있어, 애써 그것을 외면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콘돔을 아까 세 개를 샀으니까, 이제 두 개 남았네? 아까 콘돔맛은 어땠어? 정말 체리맛이 나?”



성렬이 은비의 바로 옆에 다가가 소리쳤다. 은비는 대답할 기운이 없어 천천히 다리만 꼬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염이 그득한 성렬의 입이 자신의 입을 덮쳐 포갰을 땐, 그 꼬았던 다리를 다시 풀어낼 수 밖에 없었다.



은비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매만졌다. 덕분에 잠바가 내려가 다시금 은비의 젖가슴이 살포기 드러났고, 성렬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잠바를 다시 은비의 어깨 위로 가져다 얹었다.



“보기 안쓰러워 그러니까, 눈 좀 붙이시지.”



눈을 꿈뻑이고 있던 정우에게 창우가 말했다. 정우는 깜짝 놀라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피곤할 수 밖에 없다. 정신없이 시달리고 있는 긴 새벽이다. 정우는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고 뒷좌석을 훔쳐봤다. 여전히 창문 밖만 응시하고 있는 은비의 얼굴을 쳐다보며 습관처럼 다시 자세를 고쳤다.



성렬은 은비의 젖가슴을 가볍게 움켜쥐고 있었다. 동시에 바지 자크를 내리고 자신의 발기한 물건을 밖으로 내 놓았다. 그리고 거의 강제로 은비가 그것을 꾸욱 움켜쥐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딘가 지지부진한 그 태도가 성렬로썬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별다른 감흥이 없다. 손 치워봐. 그리고 창문에 기대 봐.”



성렬은 자신의 몸 위에 덮여 있던 잠바의 한 쪽 부분을 치워 은비에게 건넸다. 그리곤 역시나 조금 강제로 은비를 달리는 봉고차 창문에 슬쩍 기대어 밀착시켰다. 은비는 잠바로 자신의 몸을 가리면서도 성렬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슬쩍 성렬을 쏘아봤다. 하지만 성렬의 두 손에 의해 자신의 두 발이 슬쩍 들려졌을 땐, 두 손으로 그 낡은 잠바만 꼭 움켜쥘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오늘 다 해 보자. 모든 다 해 보자구.”



성렬은 은비의 발을 들어 자신의 발기한 물건 위에 얹어 놓았다. 차갑지만 따뜻한 발바닥의 감촉이 민감한 성렬의 물건을 감싸고 흘러 내렸다. 은비는 무표정한 얼굴로 성렬을 쳐다봤다. 자신의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혈관들의 감촉. 은비는 역시나 별다른 저항없이 묵묵히 그것을 받아들였다.



“오늘 이 얘기를 몇 번째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확실히 처음이 문제지, 그 다움 둘 셋, 넷은 아무것도 아니거든.”



성렬은 은비의 두 발을 움켜쥐었다. 마음 같아선 은비가 직접 발을 움직여주면 좋으련만, 그것까지 기대하기엔 무리일 것 같다. 결국 성렬은 은비의 발을 움켜쥐고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잠자코 앉아있던 정우가 고개를 돌려 은비에게 말했다.



“안 피곤해?”



성렬은 경직된 얼굴로 정우를 쳐다봤다. 은비의 발이 들린 자신의 두 손엔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어둠이 잠식하고 있는 봉고차 덕분에, 정우의 두 눈에 성렬의 당황한 얼굴과 하반신의 정황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왜 그렇게 앉아 있어?”



“허리가 조금 결려서.”



“아무리 그래도.”



“잠이나 조금 자지 그래? 눈이 꽤나 충혈 되어 있는데.”



입을 열어 또박또박 말하는 은비를 성렬은 멍한 표정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곤 풀려 있던 손에 다시금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우는 아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은비의 태도에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런 정우를 창우가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쳐다봤다.



성렬은 은비를 보며 가볍게 웃었다. 이브에게 무화과를 건넨 사악한 뱀의 미소와도 진배없는 그런 웃음이었다. 은비는 말없이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건 성렬에 대한 허락이며 시작의 표시였다. 성렬은 두 손으로 은비의 발을 꼭 붙잡고 다시 자신의 물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왠만한 년들한테도 이런 서비스는 받아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확실히 운이 좋구나. 이렇게 된 바에야, 다 해 버려야지. 개뿔 가진 것도 없이 비싸게 굴던 미숙이 년이랑 향자년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 모두.’



이미 확신의 단계를 넘어선지 오래였다. 성렬은 무표정한 얼굴의 은비를 훔쳐보며 거칠게 자신의 성기를 자극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색다른 쾌감. 그건 은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발바닥을 타고 흐르는 묘한 감촉의 기운과 살색 마찰. 은비는 물끄러미 창문 밖을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곁눈질로 성렬의 표정을 훔쳐봤다.



“나올 것 같다.”



자신의 두 발이 성렬의 손에서 겨우 자유로워 졌을 때, 은비는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성렬을 가만히 바라봤다. 자신의 성기를 매만지고 있던 성렬은 이제는 정우의 존재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거친 욕구만을 해갈하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해 보였다.



“뭘 어쩌라구?”



“어쩌긴. 입으로 받으라고.”



“됐어.”



“됐기는. 좆물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데. 냄새가 차에 번져도 상관없어? 입으로 받아내면 냄새 안나고 좋잖아.”



성렬은 반쯤 풀린 눈으로 은비의 손을 잡았다. 은비는 잠바만 꼭 움켜쥐고는 별다른 반응을 내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침 봉고차가 어두운 터널 속으로 진입하자, 성렬은 자신이 직접 몸을 일으켜 은비의 얼굴 쪽으로 다가가 섰다. 그리곤 서둘러 자신의 갈라진 틈부터 천천히 은비의 입술 쪽으로 밀어 넣으며 짧게 인상을 썼다.



빛이 걷히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인간을 자극하는 모든 욕구도 한 순간에 소멸되는 것 같았다. 은비는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천천히 입을 열었고, 익숙한 살색 마찰음을 들으며 그 익숙한 남자의 흔적들을 입 안 가득 받아내기 시작했다.





7부 end.



재미없는 소설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902 / 81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