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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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경계선-
도대체 남편은 나의 욕구에 대해서 관심이나 있는지, 그게 더 의문이었다. 남들은 약이다, 기구다 해서,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섹스의 극한을 위해, 길길이 뛰어 다닌다고 난리인데, 남편은 결혼 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언제나 똑 같은 애무의 수순, 정해진 패턴, 열기가 없는 무난한 펌핑……그렇다고 섹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 회색분자인 상태. 가끔은 나도 가슴이 쪼개질 듯한, 격렬한 섹스를 갈구하는 것에 대해서, 입 밖으로 꺼내놓지 못함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욕망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고 있어서, 이러다 보지가 빵 터져 버리지나 않을까, 걱정 되는 날도 있기는 했다. 그렇다고, 외도는 너무 많은 심적인 부담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시간, 공간적 골짜기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감히 손을 뻗쳐 보기도 어렵게 느껴졌었고….
‘당신 요새…… 별로 인 거 같아, 그렇지?’
남편이 섹스 후에, 금방 돌아 누워, 코를 골 시간에, 오늘은 뜬금없이 말을 걸어왔다.
‘당신이 보기에 내가 그렇게 보여?’
‘아니, 나도 사람인데, 그걸 모르나? 살 맞대고 산지가 몇 년인데?’
‘어디가 어떻게 달라 보이는데?’
‘뭐랄까? 그거 있잖아? 섹스 후에 내 등 뒤로 들리는, 당신의 작은 한숨 소리 같은 거…..섹스가 없기로 한 날은, 유난히 이불 속에서 바쁜 당신 손…… 나도 사람인데…..’
나는 그 사이, 그렇게까지 무심한 건 아니었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당신 생각은 뭔데?’
‘약이라도 먹어볼까?’
‘억지로 약으로 분위기 끌어 올리다가, 나중에 약이 없으면, 섹스마저 못하게 되라는 법도 없잖아? 당신,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야. 그러지 않더라도 당신, 섹스….. 그런대로 괜찮아!’
‘그렇게 생각해?......... 그러면 고맙지 뭐유!’
나의 부추김에 남편이 조금은 달가워했다.
‘다른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나는 남편에게 화두를 던졌다.
‘당신이 느끼는 섹스의 한계는, 내 생각엔 접촉의 자극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거덩? 섹스를 통해, 보다 많은 접촉의 쾌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구.’
‘접촉뿐일까?’
‘그럼 또 뭐가 있는데?’
‘여보, 내 생각에는 접촉 이전에, 섹스에 대한 열정이 조금 식은 것이 아닐까 해. 상대를 갖고 싶은 마음이 끓어 넘치는, 뭐 그런 욕구가 좀 가신 게 아닐까 하는 거지.’
‘당신, 내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해?’
‘그런 건 아니구, 섹스란 게, 매너리즘에 빠지길 잘 한다고 남들이 그러더라고…….’
‘우리 두 사람의 부부생활이 그렇게 무미건조 했나? 허긴, 나야 뭐 변화가 있었어야지.’
남편은 지나온 시간들을 곰곰이 되새겨 보는 것 같았다.
‘그래, 그거 라니깐. 변화…… 섹스에 있어서 변화를 주는 건, 화초를 가꿀 때, 분갈이를 해주거나, 비료를 주는 거와 다를 바 없다 라는 생각이 들어.’
‘당신은 어떤 변화를 원하는데?’
‘글쎄…… 가정의 틀을 깨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후회가 없지 않을까?’
나는 솔직히 가정의 틀을 깨지 말자는 제안을 했지만, 그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가슴속에, 실현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다른 상대를 상상하며, 섹스를 한다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가정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보기에는, 내 양심이 허락 치 않았다고 보는 편이 옳았다. 동네 아주머니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보면, 그게 좀 그랬다. 자기는 남편과 섹스를 할 때, 잘 생긴 꽃미남을 떠 올린다고 너스레를 떨던, 한 둘이 아니던 그 여자들….. 과연 남편이 헉헉대는 상황을 앞에 두고, 다른 남자가 자신의 보지를 꿰뚫는다는 생각을 품는 것이 불륜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판정 내리기 힘든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틀?’
‘뭐, 다른 사람을 실제로 개입시키거나 하지는 말자는 거지 뭐. 그럼 당신은 그럴 생각이었어?’
‘우리 두 사람, 깊이 신뢰하고 사랑한다면야, 다른 사람이 개입된다 한들, 그게 뭐 대수야? 그저, 우리 두 사람의 섹스를 위한 도구이자, 방편의 한가지일 따름인데, 거기에 무게를 실을 이유도 없잖아?’
남편의 생각은 나보다 앞서가고 있는 것에 놀라고 있던 나 자신……
‘그럼, 당신은 그 세상 시끄러운, 삼섬 이네, 스와핑 이네 그런 것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이거야? 내 보지 속에 다른 남자의 물건이 치밀고 들어와도 괜찮다 이 말이지?’
‘뭐 꼭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동료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속단할 일도 아니라고 하더라구.’
‘그건 또 무슨 얘기야?’
‘우리 과에 조과장이라고 있지? 나랑 같은 연배 말이야.’
‘아, 그 삐쩍 마르고, 빙글빙글 잘 웃어대던 그 양반!’
‘응. 그 친구가 사진광 이거덩. 그것도 마누라 찍어대며 환장하는……’
‘마누라는 왜? 모델인감?’
‘뭘 몰라도 한참을 버벅대요. 그 친구가 가끔 디카 갖고 와서, 동료들에게 자랑하듯이, 어제 찍은 거라며, 몰래 보여주는 일이 있거든? 정말 그런 포우즈를 취해주고 싶을까 하는 정도로, 그 안사람이 적극적으로 대해 주더라니깐!’
‘어떤데?’
‘맨 처음에는 카메라를 들이대려니까. 완강하게 반항하면서, 그런 것들은 관음증이나 미친갱이들 이나 하는 짓이라며, 극구 반대 했는데, 지난 여름에 강원도로 놀러 갔다 오는 도중에, 뒷자리의 애들이, 곯아 떨어진 사이에, 마누라 옆구리를 쿡 찔렀대요. 서울까지 가는 동안, 졸리지나 않게, 노 팬티로 갈 생각 없느냐고 했다지, 아마? 처음에야 마누라가 들어 줬겠어? 평소처럼 웃기지 말라고 콧방귀를 풍 뀌고,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던 가봐. 그렇게 평소에 입에 달고 다니는 섹스 타령에, 조금은 호응이라도 해주는 척을 해야 되겠다며, 아이들이 깰 까봐, 조과장의 입 조심을 시키면서, 팬티를 슬그머니 내리고, 그 얇은 여름 원피스를 걷어 올리는데, 정작 남편보다 자기가 더 흥분하게 되었다 라는 거지. 지금도 확연하게, 그때 흘린 보지물 자국이 조수석 의자 가죽에 넓게 펼쳐져 있더라고. 요즈음에는 자기 보다 아내가 더 요염하게 차리고 나설라 무네, 자기가 보기에 입이 쩍쩍 벌어질 정도로, 적나라한 포우즈를 취하는데, 하도 기가 차서 그 심정을 물어 봤다나?’
‘그랬더니?’
‘맨 처음에는 극도의 수치심에 몸을 떨었는데, 그게 해보니깐 그렇지 않더래요. 지금은 남편 앞에서 옷을 벗을 때, 예전 같지 않게, 다른 남자 앞에서 자세를 취해주는 것 같은 신선한 감각과 더불어, 짜릿함이 온 몸에 흘러 넘쳐서, 포우즈를 취하다 말고, 디리 꼴려서, 엎어져 뒹굴고, 난리가 아니라고 하더라구. 당신도 그런 흥분의 휘몰림을 느끼고 싶은 거 아니겠어?’
‘그게 어디 쉽기야 하겠냐구? 그리고 난, 사진에는 별 흥미가 없다고 봐.’
‘왜?’
‘내가 당신 앞에서 나체로 야시런 자세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당신이 아니라, 어느 누군가에게 발가벗겨져서 보여진다는, 모종의 인물이 내 사고 속에 결부된다는 게 싫은 거야.’
‘어차피, 나에게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바에야, 머릿속의 상상이 무슨 문제가 된다구 그래? 그럼 예를 들어서, 내가 딜도를 사왔다고 하자, 그게 아무리 인공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고 치지만, 그게 당신 보지를 헤집고 들어가면서, 던져주는 쾌감은 어찌 할거야? 그게 내 좇인 양, 생각하고 싶겠지만, 보지를 째질 듯이 마구 들이대면서, 기계적으로, 지침이 없이 돌려대는, 그 자근거림을 무얼로 대체할 거냐고? 어차피 그런 모든 상상들이 흥분의 근본을 이루는 게 아닐까?’
남편의 지적은 정확했다고 보여졌다. 나는 보다 적극적인 섹스를 위해 어떤 부분은 수용하고, 어떤 면은 무시해야 하는 일종의 타협이 필요했다. 만일, 그런 상상을 언제까지고 허용한다면, 행위 중에 나는 단연코, 상상 속의 남자에게 매료될 것이고, 남편은 그저 섹스의 보조자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고 예상했으며, 그렇지 않다고 부정한다 한들, 전신을 감싸고 도는, 그 쾌감의 여파에 밀려, 상상적 불륜에 빠지려고 하는, 나 자신과의 심리적 모순에 번민하게 될 것도 불 보듯 뻔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방안에서 부부간에 이루어 지는, 이런 은밀한 대화라 할지라도, 껄끄럽게 생각하는 반면, 머릿속의 상상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하질 않고, 자유롭게 방임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 조차도, 어떤 섹스의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없음에도, 간혹, 눈을 감고, 내 뒤에서 내 보지를 꿰뚫고 있는 저 좇대가리의 주인공이, 남편이 아니라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 상상의 주체가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에게 돌을 던질 수 없음은 과연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세간에서와 같이, 제한 없이 보지를 내두르지 않았다고, 남친을 줄줄이 꿰차고 있지 않다고, 남편을 들 쑤셔서 스와핑의 상대를 찾아내라고 닥달 하지 않는다고, 내가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을 정도로, 남편만을 생각하면서 그와의 섹스에 목말라 있다고 결단코 내세울 수 없는 것을 어찌할까? 그렇다고 지금의 삶이 지루하다거나, 다 때려치우자는 것도 아니기에, 나의 고민은 더 크다고 봐야 했다. 남편의 지적은 그러한 나의 심리적 딜레마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었으며, 방법론에 의존해야지, 기준율에 의존해서는 결코 풀릴 수 없는, 콜럼버스의 계란과 같은 비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리가 충분히 있었다.
‘그럼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래?’
나는 키를 남편에게 돌렸다.
‘우선 가장 중요한 수순은 선택 이전에 있어야 할, 당사자 간의 합의가 아닐까?’
‘합의라니?’
‘어떤 행위로 진전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디테일이 아직 없지만, 서로에게 양심 이라든가, 사회윤리, 도덕률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노라는 상호간의 합의에 의해, 일단, 모든 결과는 둘만의 비밀 안에 존재하게 될 것이므로, 사전에 발생하게 될 심리적인 짐을, 우선 벗고 출발하자는, 일종의 선언이지, 뭐. 그렇다고 나는 바람둥이처럼, 당신은 창녀처럼 지내되, 부부의 허울만을 뒤집어 쓰고 살자는 얘기가 아니고, 단지 이 방안에서 벌어지는 당신과 나만의 즐거움에 대해서만 집중할 뿐이지, 다른 허접한 것들 때문에 그 즐거움을 방해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그거지.’
‘선을 긋는 건 필요해요.’
‘그럼 필요하지…….조과장도 아내가 보지를 활짝 벌리고, 그것도 모자라, 조과장이랑 떡 치는 사진이 디카를 통해, 인터넷을 통해 까발려 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겠지만, 그것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 만을, 곶감 빼먹듯이, 쪽쪽 빼먹을 따름이지, 그 안에 제3자를 결부시켜서, 관전을 허락 한다든가, 삼섬 내지는, 스와핑으로 발전하는 것은, 철저히 금하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어. 그게 잘하는 단도리 라고 봐.’
‘당신은 나의 합의를 원해? 어느 선까지?’
‘글쎄……나도 당신처럼 제3자를 결부시키는 건, 좀 그렇고…..방안에서 이루어지는 당신과 나만의 섹스행태에 대해서는, 한계를 두지 말자라는 것에 합의하는 것이 어떨까 해. 그건 일종의 반찬거리를 장 봐오는 것처럼 인식하자는 거지. 만일 내가 당신을 위해 딜도를 사온다면, 무조건 못 쑤셔 넣는다, 어차피 그런 이물질 이자, 기구일 따름인 것을, 왜 굳이 사용해야 하는지, 태클을 걸 수도 있지만, 섹스의 완성도를 위해 시도해 볼만하지 않겠느냐고 순순히 마음 먹어 보는 거야. 반찬도 모양새가 괴상하다고, 맛까지 개차반일 필요는 없잖수?’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나는 기대가 은근히 되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난 딜도를 권하고 싶어. 당신이 허락만 한다면야, 종류별로 갖가지 기기묘묘한 기능을 보유한 딜도를 장만해서리, 하나하나 장단점을 체감하면서, 우리 걸로 만들어 가자는 거지. 딜도가 갖고 있는 장점 이라고 한다면, 나처럼 사정의 조절이 최대의 관건인, 인간의 신체 일부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고 봐. 내가 쑤시다가 싸더라도, 당신은 내 눈치 볼 것 없이, 당신이 만족하고, 깨꾸라 질 때까지, 줄기차게 디리 쑤셔 보는 거지. 마치 나 말고 다른 정부를, 당신이 마음껏 갖고 노는 것처럼 해보자는 말이야. 당신의 주장처럼, 다른 사람이 실제적으로 결부되질 않아서, 안전하기 이를 데 없을 거고, 나는 나대로 당신의 만족을 위해, 섹스가 노동이 되질 않아서 부담 없고, 당신은 당신대로, 나와의 합의에 의해, 자유로운 상상 속에서, 굳이 내 좇대가리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섹스를 끝까지, 치가 떨리도록 즐길 수 있으니 좋고……도랑치고 가재 잡고지 뭐겠어?’
그 날밤, 나와 남편은 오랜만에 진솔한 대화 속에, 서로간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었다는 만족감으로, 푹 잠이 들 수 있었다. 그저 무덤덤하게만 보이던 남편의 자상한 배려가, 온 몸으로 느껴졌고, 그 동안 섹스를 통해 누적되었던, 나만의 죄책감과 수치심도, 점차 꺼풀을 벗겨가며, 스스로 다이어트에 몰입하는 것 같았다. 섹스를 위해 무엇이 추가로 소용된다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부끄럽기만 했던, 예전의 나 자신이 가소롭기 까질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죄책감과 수치심이 나만의 오르가즘에 지대한 충전요소였는데 라는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었다. 이런 내 자신이 혹시, 창녀기질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 내 보지도 훨훨 불타는, 바람의 세월을 겪지나 않을까 라는, 의구심과 불안감 속에 꺽꺽 넘어가던 날들이, 이제는 물 위로 부상한 나머지, 나의 흥분을 돋구어 주는 심리적 요소가 모두 사라져, 이전보다 더 무미건조한 섹스가 되어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아울러 맴돌고 있었고…..
‘자기야, 나 왔다.’
남편은 그 다음 주에 무슨 작은 서류가방 같은 걸 들고 들어왔다.
‘이건 뭐래?’
남편은 대답대신 눈을 찡긋했다. 안 물어봐도 그건 딜도인 것 같았다. 그 가방의 크기로 봐서 일습으로,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보유한 물건들을 골라온 모양 이었다. 아이들에게 눈치를 안채게 하려고, 서류가방인 척, 얼버무리면서 나는 방안으로 갖고 들어가, 장안 깊숙이 넣어 두었다. 그러나, 남편은 그것을 그 날밤, 바로 사용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내가 물을 때까지 1주일이 넘도록, 눈치조차 주질 않고 있었다.
‘자기야!’
‘응, 왜?’
그러던 어느 날, 샤워를 끝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 엎드려 TV를 보고 있는 그에게, 내가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지난 주에 갖고 온 거….. 그거 뭐야?’
‘……..난 그게 싫다니깐! 뻔히 알면서도, 바로 꺼내서 살펴보자, 무얼 사왔느냐, 어디 빨리 사용해 보자, 이렇게 왜 말을 못해? 내가 사왔으니, 내가 아무런 설명 없이 꺼내면, 옳다구나 싶어, 그냥 못이기는 척, 다리나 벌려 줘? 이게 무슨 합의고, 허락일 수 있냐고 내 말은!’
‘아니, 나는 그냥 멋쩍기도 하고….’
‘아니, 우리가 부부생활 원 투 데이 했니? 날마다 쪽 까는 신참내기냐, 뭐냐? 이제 알 거 다 알고, 겪을 거, 다 겪어 본 우린데, 뭘 가리고, 뭘 숨겨? 그게 더 웃긴 거지. 이건 합의가 아니고, 줄창 눈치보기 아니니?’
남편은 다 알면서도 내 스스로 손을 벌리기까지, 꾹꾹 참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나는 말을 걸어 놓고서도, 아차 싶기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 날밤, 서로에게 흉허물이 없자고 나누었던 대화의 결론을, 내가 먼저 혼탁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해서, 무척 후회는 하고 있었다.
‘미안해. 처음부터 나서서 설치자니, 뒤꼭지가 가려워서……당신한테 패드 심부름 부탁하지 않는 거랑 비슷해. 내가 무슨 화냥년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
‘서로 흉허물 없이, 기쁘자고 벌이는 일인데, 이제는 서로 눈치 좀 그만 보자. 무얼 가리고, 덮고, 아닌 척하고………., 그럴 나이, 이제 지났잖아?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가 분명한 우리 나인데, 숨겨가지고 서로에게 득 될 거 없잖아?’
남편의 일방적인 판정승 이었다. 난 깨끗이 굴복하는 의미에서, 팬티 바람에, 장 안에서 딜도가 들어 있는 그 가방을 꺼내왔다. 그 가죽가방은 혹시라도 아이들이 열어볼 수 있음을 예상했는지, 버튼식 비밀번호가 내장되어 있었고, 밖으로는 그 자물쇠를 열지 않고는 손가락 하나도 가방 안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가방 하나는 튼튼하게 생겼네.’
‘가방뿐인 줄 아니?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딜도는 또 얼마나 튼실한데?’
남편이 사온 것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되어 있었다. 성기용, 항문용, 그리고 딜도의 원활한 삽입을 위한 윤활제, 및 딜도용 콘돔 류가 그것 이었다. 성기용과 항문용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구분되어 있었다. 동력을 사용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는 것, 두 종류였다. 동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진동내지는 회전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겉 모양이 울퉁불퉁 에다, 흉측하기 이를 데 없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달랐다. 아마도 왕복운동을 통해 질강 내에, 딜도 표면에 돌출된, 융기의 기괴한 쾌감을 전달해서, 진동이나 회전종류가 갖고 있는 강점을 보완하려는 듯이 보이고 있었다. 항문용은 조금 다른 형태였는데, 회전류는 거의 없었고, 굵기도 성기용 보다 얇았지만, 진동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다. 게다가 잘록잘록한 마디가 촘촘히 이어져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괄약근을 그 마디가 건드리면서 괄약근과 묘하게 연계되어 있는 씹구녕의 쾌감중추를 자극하기 위한 구조를 보여주는 듯 했다.
‘이제부터 순서와 차례를 정하자. 내가 사면서 대강 정했는데 들어봐.’
남편은 처음부터 강한 자극을 몰고 가는 것은 피하자는 것이 지론 이었다. 처음에는 공알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그 다음은 씹구녕, 보다 발전하는 단계는 씹구녕과 공알을 동시에 자극하는 진동형을, 마지막 단계는 공알은 강력진동 체제로 끌고 가면서, 씹구녕 안은 휘휘 돌려 대면서 진동 시키는, 초강력 형태의 순으로 밀고 가자고 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 씹구녕 삽입용으로 보이기에는 너무 커다랗고 양쪽이 귀두의 형태를 띠고 있는 기다란 막대기 같은 형태의 검은 색 무동력형 딜도도 중간에 꼭 사용하자는 것도 덧붙였다.
‘그건 왜?’
‘원래 이건 레즈 끼리, 서로 뒷치기 자세로, 엉덩이끼리 마주보고, 씹과 씹끼리, 이 딜도를 끼우고, 서로 엉덩이를 밀어 대면서, 씹질을 하거나, 요걸 요렇게 접는 것처럼 구부리면 보지랑 똥꾸녕에 플러그 꼽듯이, 동시에 박아 넣고 즐기는 거라고 하는데, 이거 굵기랑, 색깔 좀 봐봐. 시커먼 게, 꼭 흑인 자슥들 말 좇처럼 생겼잖아? 이걸로 몸을 문지른 다거나, 당신이 두 손으로 거머쥐고, 섹스 할 때 빨아본다면, 색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 그리고, 요건 내가 첫 단계로 써보려고 하는 거거든?’
그건 딜도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다른 것처럼 건전지 꾸러미와 딜도로 연결된 선도 없었고, 그냥 손가락에 끼우는 골무처럼 보이고 있었다. 아무리 딜도 라고 하지만, 남편이 갖고 온 것 중에 제일 쌩뚱 맞은 모양은, 그 시커먼 양부리 귀두 딜도랑, 골무 스타일, 마지막으로 누에고치 스타일이 있었는데, 그 설명이 더 가관 이었다.
‘잘 봐. 요게 새로 나온 거라고 하는데, 공알 집중형 이라고 하더라구. 이렇게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끝이야. 어디 팬티 좀 옆으로 열어 봐. 옳지. 자 이제 켠다! 두 손으로 씹살 쫌 벌려 봐….. 옳지 그렇게 공알이 톡 튀어 나오게….. 자 맛 쫌 봐봐. 어떤가!’
나는 손가락에 끼운 골무형 이라는 딜도가 공알에 닿자마자, 불에 덴 것처럼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숨이 확 멎으면서 공알을 파고드는 손가락 뿐이었는데, 그 손가락 끝에 골무처럼 씌워진 진동자는 여느 딜도에 못지 않은 파괴력이 있었다.
‘으흐흑…… 으흐흑… 여보…. 정말 끝내 준다. 쬐그만 게 정말 썬 파워네…. 으흐흑…. 그런데, 건전지는?’
‘그거야. 요기 있쥐. 보통 건전지가 아니라, 시계에 넣는 동전형 건전지를 넣게 되어 있다구…. 정말 머리들도 좋아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짜냈지?’
남편의 감탄과 함께, 다른 딜도 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 갔다. 그러면서도 가랭이를 벌리고 침대에 앉아, 보지 살을 내 두 손으로 까발린 채로, 공알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그 골무 딜도의 파상 공격에 헐떡대고 있었고……
‘요 누에고치 스타일도 장난이 아니라니깐? 방수 형태라서 콘돔 씌울 필요도 없이 요렇게 윤활제를 묻혀서는 공알이면 공알, 씹구녕이면, 씹구녕, 똥꾸녕이면, 똥꾸녕, 일단 안 밀려 들어가는 곳이 없어요, 글쎄. 게다가 진동 주기에서부터 진동세기 조정도 다양해서, 그냥 보지 안에 넣고만 있어도, 다양하게 터져 나오는 진동의 묘미를, 보지 속속들이 맛볼 수 있지. 마지막으로 이것 쫌 봐봐. 이제 구슬형 터보라는 거거든?’
남편이 보여준 최종 목표형, 초강력 딜도는 귀두 부위는 빙빙 고개 돌리듯이 돌아가고, 좇대의 중간은 딜도 내부에서 물 따라 흘러 가듯이 빙글빙글, 울퉁불퉁 좇대 주위로 계속해서 회전하는 구슬들의 무리가 있었고, 귀두의 윗 부분에는 또 다른 새끼 고추가 달린 것처럼, 초고속으로 진동하면서, 공알의 넋을 앗아간다는 부속물이, 좇대의 머리맡에 별도로 붙어 있는 형태 였다. 전체적으로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딜도의 진동도 만만치 않았고, 만일 보지 안에 그걸 껴 넣고, 그 별도 윗부분에 매달려 있는 부속물의 초고속 진동 날개가 공알의 따귀를 후려치면서, 씹구녕 입구 에서는 회전하는 구슬이, 좇대에 인테리어로 박아 넣은 다마 처럼 울럭대고, 씹구녕에 박힌 귀두가, 자궁 입구에서, 여유롭게 목돌리기 운동을 해대기 시작하면, 아마 5분도 못 가서 입에 거품을 물고 자빠질 것만 같았다.
‘자, 보지용은 이제 다 끝났으니, 항문용을 볼까? 항문용은 설명도 필요 없어. 맨날 똥만 가득 차는 곳이니, 보지 속살 보다야 둔감하질 않겠어? 요거 만져만 봐…… 어때? 죽이지?’
정말 그 떨림을 고대로 똥꾸녕에 쑤셔 박는 다면 죽을 것만 같았다. 잠깐 손바닥 안에 쥐었을 뿐인데, 손바닥이 얼얼해서 한동안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요게 또 죽여요. 요 윤활제는 먹어도 돼. 달콤해서리, 내가 당신 보지 쑤실 때나, 딜도로 열심히 노력봉사하고 있을 때, 그 흑인 딜도에 발라서 열심히 입에 넣고 빨아먹으라니깐? 맛도 죽여, 색깔도 죽여, 길이랑, 굵기는 더 죽여…. 이보다 금상첨화가 더 있을라구, 안 그래?’
그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들썩이면서 호흡이 가빠지는 통에 정신이 없는 와중이었다. 남편의 설명이 끝나도록, 그 집요한 골무 딜도의 추격은 나의 공알을 찾아 나서는데 서두름이 없었다. 손가락으로 옆으로 재낀 팬티는 이미 아랫부분이 젖어 들어와, 엉덩이의 골 틈으로 껴 있는 부분이 척척해 오고 있었으며, 남편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의 유방을 거머쥐고, 젖꼭지가 아리도록 쥐어 비틀었다. 나는 그 자세로 있기 힘이 들기도 해서 뒤로 벌렁 누워 버리면서 아예 팬티를 획 벗어 버렸다. 매양 하는 것처럼, 양 손을 이용해서 가리마 타듯이, 일렁이며, 둔덕을 덮고 있는 수북한 보지 털을 양쪽으로 가르면서, 그 사이의 살들을 누른 채 양쪽으로 잡아 벌렸다. 번들거리며, 화난 듯이 대가리가 톡 불거져 나오는 내 공알. 이미 성이 날대로 나 있지 싶다. 남편의 손이 내 배를 쓰다듬으면서, 둔덕 위쪽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씹털을, 잡아 뽑을 듯이 쥐는 와중에도, 그 골무 딜도는 내 공알 주변을 청소하듯이 쓸면서, 그 강렬한 자글거림의 쾌감을 낱낱이 선사한다. 그 느낌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몸 한쪽을 지그시 찔러대는 조그만 압정이, 결국 온 전신을 경련으로 뒤덮는 듯한 그런 느낌…….벌려져 있는 내 두 넓적다리가 자동차의 와이퍼처럼 좌우로 비틀거리고, 내 둔부의 근육은 그 진동이 전해져 올 때 마다, 꿈쩍 대며 놀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야 만다. 어깨로부터 씹까지 내리질러 보지를 갈라 놓은 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내 두 팔은 이미 힘이 들어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계속되는 격한 호흡으로 입을 다물 수 조차 없어서 인지, 입술이 계속해서 말라 왔다. 혀를 이용해서 입술에 침을 발라 주는 것도 별 소용이 없는 듯 싶다. 내 스스로 자제가 안될 정도로, 의지를 뛰어 넘어, 목구녕을 울리며 튀어 오르는 비명과 신음은 이미 나의 머리가 명령하는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온 얼굴이 찌그러지고, 눈은 간간이 그 딜도의 진동이 불거진 공알의 주위에서도 특히나 찢어질 듯이 강렬한 쾌감을 전해주는 부위를 건드리면, 흡하며, 부릅떠지기도 했고……점차로 나의 온 몸은 끈끈한 땀들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가슴 사이로 땀이 솟는 것을 느낄 때 쯔음, 나의 얼굴은 온통 벌겋게 상기되고, 입은 바짝바짝 말라 들어가, 어디 얼음이라도 가득 담긴, 시원한 냉수 생각이 간절해지기도 했다. 나는 이미 어지럼 증을 느낄 정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지만, 그것이 싫다는 의미의 가로저음인지, 아니면, 너무 좋아서 도리깨질을 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었다. 감겨진 눈 사이로 잠시 잠깐 내려다 보이는 남편이 이제는, 다른 남자로 얼핏 보이기도 하는 걸 보면, 나의 상상력은 딜도 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서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점차 혼미해져 오기 시작한다. 머리 끝까지 온통 피가 몰려들고 있었고, 보지를 주변으로부터 시작되어, 온 전신으로 퍼져가는 그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물거림……..이미 공알을 까 재끼던 내 두 손은 허공을 내 젓다 못해, 이제는 침대의 시트를 잡아 쨀 듯이 거머쥐고, 주먹을 쥔 채, 부르르 떨고 있다. 용을 쓰다 쓰다, 이제 목구멍에서는 쉰 쇳소리가 이어지고, 보지와 둔덕, 사타구니를 관통하는 강렬한 쾌감은 이미 등쪽으로 번져오고 있었으며, 좌우로 벌렸던 두 다리는 이미 뻐쩡 다리 처럼 쭉 펴진 채로, 물장구 치듯이 허공에서 버둥댔다.
‘으허헉.. 으으… 어…어….억…….아…아……..악!’
나의 등이 활처럼 휘고 있었지만, 나는 느끼질 못하고 있었으며, 머릿속은 하얗게 탈색되어 가고, 입가에는 침이 질질 흘러 내렸다. 숨이 막혀 기침이 연발로 튀어 나오고, 딸꾹질 하듯이 나의 가슴과 호흡은 그렇게 푸드득대는 고물 엔진처럼 덜럭 거렸다.
‘이제 좀 정신이 들어? 너 이제 보니까, 너 알던 남자들 이름은 죄다 불러 재끼두만. 그렇게 가심 속에 담아두고, 꾹꾹 참고 살았나?’
남편이 웃으면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 내 젖을 천천히 주물럭대고 있는 그 손길의 따스함 속에서, 나는 마냥 편안한 느낌에 빠져 들었다. 온 몸이 곤죽이 되어서, 침대가 마치, 무슨 늪이라도 되는 것처럼, 깊이를 알지 못한 채, 한없이 가라앉았다. 그야말로 남편의 좇질도 없었는데, 머릿속을 터져 나갈 것처럼 휩쓸고 지나간 오르가즘의 폭풍……..펄벅의 대지에서처럼, 그 쾌감의 후폭풍은 메뚜기 떼처럼, 나의 온 몸을 남김없이 바수어 뜨리고 사라졌다. 그 날로부터 시작해서, 남편의 섹스 이벤트는 나날이 강도를 더해갔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은, 내가 흥분을 하기 시작해도, 결코 삽입이나 사정을 위한 섹스가 아니라, 나의 온 머리통을 깨지게 만드는 오르가즘의 추구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달랐다. 강도가 세어질수록, 다양한 딜도가 그 기능을 바꾸어가며, 내 보지와 똥꾸녕, 전신을 내달렸으며, 나에게는 그 애무와 오르가즘의 고속열차 속에서 풍광을 마음껏 즐기는 자유가 허락되었다.
‘자기야, 이 좇대 좀 봐. 어서 박아달라고 꺼덕 대는 거 같아, 그치… 쩝쩝쩝쩝….’
‘내가 뭐래? 그 깜상 쇄끼 좇대가리, 니가 좋아할 거라고 했지? 자 봐. 이게 떼씹의 쾌감 이란 거야. 니 얼굴 옆에서 덜렁대는 내 좇대 하며, 니가 두 손으로 붙들고 줄창 빨아대는 그 시커먼 말좇, 니 보지 속에서 꿈틀대는 다마 박은 좇대가리 하며, 당신 똥꾸녕 속에서 찌질 대는 나머지 좇들……해보니까 정말 좋지? 이게 섹스라는 거야. 진정한 섹스……섹스 속에 당신을 숨길 필요 없이, 당당하게 섹스를 포옹하고 사는 니 모습…… 그게 바로 쾌락의 미학이란 거지.’
남편의 좇물은 그 날 이후로 내 보지로 받아낸 적이 없었다. 나는 이미 딜도의 노예처럼 변해가고 있었고, 남편은 내가 그나마 정신이라도 남아있을 때, 목구녕 깊이 좇물로 기름칠을 해주고, 나의 꺼꾸러짐을 더 즐겨야겠다는 태도로, 나의 열린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쑤셔 대고 있던 딜도가 밀려져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면서 나의 오르가즘을 말똥한 정신상태로 즐겼다.
‘아흑.. 아흑… 이 새끼들은….. 어째, …….흑흑…. 헉헉…. 쉴 줄도 몰라……’
‘좋아? 어때?... 딴 놈들이 줄줄이 니 보지 박아대는 맛이?’
‘나 좋아, 미치도록 좋아……. 당신이 허락해 준 앞에서, 이렇게 저 새끼들이 열나 쑤셔주니까, 나 더 미쳐, 보지가 더 근질거려…..아아……..왜 이렇게 좋은 걸 그 동안 잊고 살았을까?... 아휴……. 보지 터져……..아! 똥 나올 거 같아………웁웁…… 이 시커먼 좇대가리 때문에 목구녕이 다 막혀 버릴 것 같애….. 억억………..’
나는 남편 앞에서 이제 못하는 말이 없었다. 맨 처음 대했을 때는, 그게 무슨 실리콘 쪼가리 밖에 더 될까 싶은 표정이었던 나 였지만, 이제는 그 하나 하나가, 살아 숨쉬는 내 남친들인 것처럼, 나는 기꺼이 남편과의 섹스에의 초대를 마다하질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나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끊임없는 파워와 지속력으로 내 보지든 똥꾸멍이든, 아가리든 박혀져, 쑤셔지고 있다는 느낌마저 아련하게 놓쳐 버린 채, 오르가즘의 나락으로 떨어져 정신을 놓을 때까지, 그들의 할 일을 묵묵히 수행했다. 나는 이제 남편과의 섹스 중에라도, 광란의 자세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추호도 수치심이랄까, 저어함 마저도 사라지고 있었고, 이른바, 남편이 말하는, 즐기는 섹스의 무릉도원을 유유자적하게 거니는, 한 마리의 섹스머신 으로 탈바꿈 해 들어가는 것이었다.
‘자기야, 벌써 와?’
차를 주차 시키는 남편 앞에, 뛸 듯이 기쁜 표정으로 섰다.
‘집에 있지, 왠 뜬금없는 마중?’
‘왜? 난 이렇게 남편 오시는 길에 마중 나오면 안 되남?’
‘머리 아프다며, 약은 먹었어?’
‘음. 감긴 가봐. 이번엔 쫌 오래 가네. 그래도 괜찮아. 아까부터 약을 위아래로 먹었더니, 금새 몸이 날아갈 것 같더라구.’
‘너 어디 굉장히 아프냐? 우아래는 무신? 열 내리려고 항문좌제까지 넣었니?’
‘아니, 집에 가면 보여줄게.’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나는 남편을 끌고 안방으로 들어섰다.
‘요게 내 감기, 두통약이야. 그리고, 나 패드 좀 갖다 줄래?’
‘너 멘스 하니? 아직 그럴 때는 아닌데?’
장 안에서 패드를 꺼내오는 남편의 눈이 땡그래 진다.
‘멘스가 아니고, 얼마나 좋은지, 물이 줄줄 새요. 그러니 패드라도 차고 있을 수 밖에……’
나는 온몸을 지리리 하게 들고 흔드는, 딜도의 느낌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침대에 기대 앉아 내려뜨린 팬티 안에는, 이미 척척하게 흠뻑 젖어버린 패드가 붙어 있었고, 누에고치 형의 딜도가 보지와 똥구녕에 각각 박혀, 지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중이었다. 내 입에서는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고, 나는 남편을 보내놓고,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남편이 돌아오는 그 시각까지, 보지와 항문에 딜도를 끼우고, 하루 종일을 보낸 것도 모자라, 밖에까지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마중까지 나갔던 것이다. 딜도가 씹구녕 안에서 경련하는 와중에, 누가 알아챌 세라, 극도의 긴장감속에 밖으로 나가 본 것은, 내가 생각해도 쾌감의 절대 극한 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흡사 독감에 걸려 오한에 떨고 있는 것처럼, 팔짱을 끼고, 그 이를 기다리며, 허리가 비틀리고,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기를 몇번……..내가 생각해도 내 스스로 미친년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지만, 나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남편이 없는 하루 종일, 나의 보지와 똥꾸녕을 음란하게 쑤셔대는 그 좇대의 치떨림은, 불륜 쾌감의 정수 였으며, 남편의 허락 하에서 치루는 부부생활의 오르가즘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흥분 시켜버려, 엎드려 방을 닦다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니, 그 자리에 고꾸라져, 몇 분이고 정신을 잃기도 했다. 남편이 손수 팬티에 패드를 갈아주고, 허리춤에 달려 있던 딜도의 스위치를 강제로 최고 위치에 돌려 버렸다. 그리고는 팬티를 입히면서,
‘오늘은 절대 그 튼실한 좇대가리를 니 보지랑 똥꾸녕에서 빼면 안돼. 알았지? 우리 사랑스런 마누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몸은 또 말을 듣질 않기 시작했다. 나는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 채, 바닥에 누워 버렸고, 저 멀리 남편의 시선이 아득해지면서, 온 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경련을 하며, 두 눈이 돌아가 버렸다. 하얀 적막………. 나는 그렇게 장렬한 오르가즘 속에 시간을 끊어 버렸다.
‘똑똑…..’
‘들어오세요.’
밖에서는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안쪽에서는 남편이 응대하고 있는 소리에 정신이 드는 가 싶기도 했지만 침대에 누운 내 몸은 생각처럼 쉽사리 움직여 주질 않고 있었고, 눈도 제대로 떠지질 않았다. 정신은 들었지만, 귀로 소리만 들리고, 온 몸은 파곤죽이 되어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해도 너무 했는가 보다.
‘장모님 오셨어요?’
‘그래, 구 서방, 욕 봤네. 수술은 잘 됐나?’
‘네. 지금 마취에서 깰 시간인데, 아직이네요. 워낙 몸이 약했으니….. 좀 차이가 있는가 봐요.’
수술? 무슨 수술? 문득 머리를 바짝 조여오는 샤워 타올 같은 느낌이 뒤통수를 타고 느껴졌다. 압박 붕대였다. 그럼 이곳은 병원?
‘경과는 어떻고?’
‘예상한 대로죠. 뇌의 안와 전두피질의 우엽 부위에서 폴립을 제거해냈는데요……’
‘그게 무슨 말인가, 당췌 어려워 놔서….’
‘집도의가 그랬는데, 그게 뇌의 특정 부위를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그 부위를 압박하는 물혹을 떼어 냈다는 얘기죠. 쉽게 말하면…….’
‘그런가? 뇌 속안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었네. 그런데, 원인이 뭐라 드나?’
‘아무래도, 장모님께서 함 들어 가던 날, 제게만 은밀히 말씀 하셨던 그것이 원인이 아닌가 해서요…….’
‘불쌍한 것…….아무 것도 모르는 철없는 걸…….’
‘다 지난 일인데요. 그 병발 부위가 원래 판단이나, 충동억제, 사회적 활동영역을 관장하는 부위거든요. 그 부위에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오래 전부터 발생되어 있다던 물혹이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난 해 종합 검진 때, 조금씩 커지고 있어서 우려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충고 때문에, 제가 그 동안 에미 몰래, 자극적인 방법을 이용해서리, 수술을 목적으로, 그 물혹을 성나게 해오긴 했죠.’
‘무슨 방법인데?’
‘뭐, 말씀 드리기는 그렇구요. 암튼 그 과정을 겪어 오면서, 그 물혹이 폭발적으로 크기가 증가해서 급기야, 자신의 이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겁니다. 다행히 물혹을 제거하는데 장애 요소도 없었고, 수술도 깨끗하게 마무리 됐구요. 이젠 괜찮을 겁니다.’
‘흑흑……구서방, 미안하이, 내가 다 쥑일 년이지. 날 봐서 용서 하게나.’
‘용서하고 자시고가 어디 있나요? 그 많은 세월 동안 영문도 모르고 괴로워했을 에미가 더 가엽죠. 만일 그 날, 저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지 않으셨다면, 아마도 에미를 화냥년이나, 갈보쯤으로 오해 하고, 파경을 자초 했을는지도 모르죠.’
‘그 짐승 같은 인간이, 어린 저 애를 무참히 짓밟고, 내가 없을 때마다, 틈만 나면 쑤셔대고 좇 빨리우고……..저 애가 그 당시에는 무서워서 화장실을 제대로 못 갔었다네. 밤이면, 무섭다고, 내실과 떨어진 재래식 화장실에, 지 애비를 앞장세워 볼일을 보러 가다가, 그만, 그 인간이, 쪼그려 앉아 볼일을 보는 저 애의 입에 그 흉측하게 생긴 좇대를 쑤셔 박았다지 뭔가? 그 이후로 밤만 되면, 이부자리 더럽힐지 모른다며, 저 애를 챙기는 걸 보면서도, 딸자식 사랑이 저렇게 지극할 수 있는가 했는데, 알고 보니, 매일 저녁,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궈 놓고, 그 더러운 똥 냄새로 가득 찬, 어두컴컴한 화장실에서, 그것도 어린 딸내미의 보지를 갈갈이 찢어 발기면서, 즐기고 있었던 거지. 몹쓸 인간 같으니라고……하늘이 무심하지는 않으셨는지, 저 애는 저 애대로 울면서 말도 못하고, 뒤에서 그 길고 굵은 좇대가리를 미친 듯이 쳐 박는 와중에, 바닥으로 뻥 뚫린 변기 구멍에 발을 잘못 헛짚어, 벽에 머리를 부딪고, 뇌출혈을 일으켰었지………내가 괜한 소리를…………. 그 때 이후로 다시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고 했는데……늙은 게 노망이 나도 유분수지…..오래 전 일인데, 지금 생각하니 바로 엊그제 일 같기만 해.’
‘에미는 정말로 완전히 기억을 못하나요?’
‘자네도 한번 생각해 보게. 자기를 마구 잡이로 유린하던 애비란 작자가 고소하게도 벽에 머리를 찧고 눈 앞에서 숨을 거두었으니, 어떠했겠는가를……..내가 하도 소식이 없어서, 그 당시, 화장실에 가 보았는데, 계속해서 비실비실 웃다가, 울다가 하며, 죽어 나자빠진 영감의 좇대를 빨고 있던, 저 애의 불쌍한 모습이 눈에 선하네. 그 이후로 자네와 만나기 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도 먹고 있었는데, 자네를 만난 이후로 치료도 안 받고, 약도 끊었지만, 별 이상이 없는 거 같아서, 나도 잊고 있었지. 기억이야 내가 머릿속에 들어가 보질 않았으니, 알 수도 없고, 남들이 보기에 다 나았다고 하니, 나도 그런 줄 알았지. 머릿속에 그렇게도 흉측한 과거의 짐이 돌덩어리 처럼 박힌 채로 살아가고 있었는데도…….흑흑…… 불쌍한 것….. 자네, 갸를……..절대…….버리지는 말아주게. 내 이렇게 빔세……….그것 빼고는 나무랄 데 없는 아이야….. 흑흑…….’
‘어여 일어나세요! 무슨 말씀을요? 저야 결혼 하기 전부터 집사람의 과거에 대해서 알고 했지 않습니까? 수술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서 유감이기는 해도, 이제는 별일 없을 겁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여잔데, 버리다뇨?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후회도 없고, 에미 에게 불만 같은 거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직 저런 어여쁜 따님을 저에게 주신 장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만으로 살아 왔지요. 지금도 변함 없구요. 염려 마십시오. 수술도 잘 되었으니……’
난 도저히 엄마와 그이의 대화를 들을 수가 없어서 슬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머리가 환하게 맑아지고 있었다.
-끝-
P.S.: 구정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댁내 모두 평안하시고, 건강과 행복이 충만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쉬면서 게으름을 만끽했던 저 자신을 훌훌 털어 버리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해야 된다고 다짐해 봅니다.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새해 인사와 더불어 올립니다.
–블루스맨 배상-
도대체 남편은 나의 욕구에 대해서 관심이나 있는지, 그게 더 의문이었다. 남들은 약이다, 기구다 해서,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섹스의 극한을 위해, 길길이 뛰어 다닌다고 난리인데, 남편은 결혼 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언제나 똑 같은 애무의 수순, 정해진 패턴, 열기가 없는 무난한 펌핑……그렇다고 섹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 회색분자인 상태. 가끔은 나도 가슴이 쪼개질 듯한, 격렬한 섹스를 갈구하는 것에 대해서, 입 밖으로 꺼내놓지 못함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욕망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고 있어서, 이러다 보지가 빵 터져 버리지나 않을까, 걱정 되는 날도 있기는 했다. 그렇다고, 외도는 너무 많은 심적인 부담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시간, 공간적 골짜기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감히 손을 뻗쳐 보기도 어렵게 느껴졌었고….
‘당신 요새…… 별로 인 거 같아, 그렇지?’
남편이 섹스 후에, 금방 돌아 누워, 코를 골 시간에, 오늘은 뜬금없이 말을 걸어왔다.
‘당신이 보기에 내가 그렇게 보여?’
‘아니, 나도 사람인데, 그걸 모르나? 살 맞대고 산지가 몇 년인데?’
‘어디가 어떻게 달라 보이는데?’
‘뭐랄까? 그거 있잖아? 섹스 후에 내 등 뒤로 들리는, 당신의 작은 한숨 소리 같은 거…..섹스가 없기로 한 날은, 유난히 이불 속에서 바쁜 당신 손…… 나도 사람인데…..’
나는 그 사이, 그렇게까지 무심한 건 아니었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당신 생각은 뭔데?’
‘약이라도 먹어볼까?’
‘억지로 약으로 분위기 끌어 올리다가, 나중에 약이 없으면, 섹스마저 못하게 되라는 법도 없잖아? 당신,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야. 그러지 않더라도 당신, 섹스….. 그런대로 괜찮아!’
‘그렇게 생각해?......... 그러면 고맙지 뭐유!’
나의 부추김에 남편이 조금은 달가워했다.
‘다른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나는 남편에게 화두를 던졌다.
‘당신이 느끼는 섹스의 한계는, 내 생각엔 접촉의 자극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거덩? 섹스를 통해, 보다 많은 접촉의 쾌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구.’
‘접촉뿐일까?’
‘그럼 또 뭐가 있는데?’
‘여보, 내 생각에는 접촉 이전에, 섹스에 대한 열정이 조금 식은 것이 아닐까 해. 상대를 갖고 싶은 마음이 끓어 넘치는, 뭐 그런 욕구가 좀 가신 게 아닐까 하는 거지.’
‘당신, 내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해?’
‘그런 건 아니구, 섹스란 게, 매너리즘에 빠지길 잘 한다고 남들이 그러더라고…….’
‘우리 두 사람의 부부생활이 그렇게 무미건조 했나? 허긴, 나야 뭐 변화가 있었어야지.’
남편은 지나온 시간들을 곰곰이 되새겨 보는 것 같았다.
‘그래, 그거 라니깐. 변화…… 섹스에 있어서 변화를 주는 건, 화초를 가꿀 때, 분갈이를 해주거나, 비료를 주는 거와 다를 바 없다 라는 생각이 들어.’
‘당신은 어떤 변화를 원하는데?’
‘글쎄…… 가정의 틀을 깨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후회가 없지 않을까?’
나는 솔직히 가정의 틀을 깨지 말자는 제안을 했지만, 그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가슴속에, 실현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다른 상대를 상상하며, 섹스를 한다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가정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보기에는, 내 양심이 허락 치 않았다고 보는 편이 옳았다. 동네 아주머니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보면, 그게 좀 그랬다. 자기는 남편과 섹스를 할 때, 잘 생긴 꽃미남을 떠 올린다고 너스레를 떨던, 한 둘이 아니던 그 여자들….. 과연 남편이 헉헉대는 상황을 앞에 두고, 다른 남자가 자신의 보지를 꿰뚫는다는 생각을 품는 것이 불륜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판정 내리기 힘든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틀?’
‘뭐, 다른 사람을 실제로 개입시키거나 하지는 말자는 거지 뭐. 그럼 당신은 그럴 생각이었어?’
‘우리 두 사람, 깊이 신뢰하고 사랑한다면야, 다른 사람이 개입된다 한들, 그게 뭐 대수야? 그저, 우리 두 사람의 섹스를 위한 도구이자, 방편의 한가지일 따름인데, 거기에 무게를 실을 이유도 없잖아?’
남편의 생각은 나보다 앞서가고 있는 것에 놀라고 있던 나 자신……
‘그럼, 당신은 그 세상 시끄러운, 삼섬 이네, 스와핑 이네 그런 것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이거야? 내 보지 속에 다른 남자의 물건이 치밀고 들어와도 괜찮다 이 말이지?’
‘뭐 꼭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동료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속단할 일도 아니라고 하더라구.’
‘그건 또 무슨 얘기야?’
‘우리 과에 조과장이라고 있지? 나랑 같은 연배 말이야.’
‘아, 그 삐쩍 마르고, 빙글빙글 잘 웃어대던 그 양반!’
‘응. 그 친구가 사진광 이거덩. 그것도 마누라 찍어대며 환장하는……’
‘마누라는 왜? 모델인감?’
‘뭘 몰라도 한참을 버벅대요. 그 친구가 가끔 디카 갖고 와서, 동료들에게 자랑하듯이, 어제 찍은 거라며, 몰래 보여주는 일이 있거든? 정말 그런 포우즈를 취해주고 싶을까 하는 정도로, 그 안사람이 적극적으로 대해 주더라니깐!’
‘어떤데?’
‘맨 처음에는 카메라를 들이대려니까. 완강하게 반항하면서, 그런 것들은 관음증이나 미친갱이들 이나 하는 짓이라며, 극구 반대 했는데, 지난 여름에 강원도로 놀러 갔다 오는 도중에, 뒷자리의 애들이, 곯아 떨어진 사이에, 마누라 옆구리를 쿡 찔렀대요. 서울까지 가는 동안, 졸리지나 않게, 노 팬티로 갈 생각 없느냐고 했다지, 아마? 처음에야 마누라가 들어 줬겠어? 평소처럼 웃기지 말라고 콧방귀를 풍 뀌고,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던 가봐. 그렇게 평소에 입에 달고 다니는 섹스 타령에, 조금은 호응이라도 해주는 척을 해야 되겠다며, 아이들이 깰 까봐, 조과장의 입 조심을 시키면서, 팬티를 슬그머니 내리고, 그 얇은 여름 원피스를 걷어 올리는데, 정작 남편보다 자기가 더 흥분하게 되었다 라는 거지. 지금도 확연하게, 그때 흘린 보지물 자국이 조수석 의자 가죽에 넓게 펼쳐져 있더라고. 요즈음에는 자기 보다 아내가 더 요염하게 차리고 나설라 무네, 자기가 보기에 입이 쩍쩍 벌어질 정도로, 적나라한 포우즈를 취하는데, 하도 기가 차서 그 심정을 물어 봤다나?’
‘그랬더니?’
‘맨 처음에는 극도의 수치심에 몸을 떨었는데, 그게 해보니깐 그렇지 않더래요. 지금은 남편 앞에서 옷을 벗을 때, 예전 같지 않게, 다른 남자 앞에서 자세를 취해주는 것 같은 신선한 감각과 더불어, 짜릿함이 온 몸에 흘러 넘쳐서, 포우즈를 취하다 말고, 디리 꼴려서, 엎어져 뒹굴고, 난리가 아니라고 하더라구. 당신도 그런 흥분의 휘몰림을 느끼고 싶은 거 아니겠어?’
‘그게 어디 쉽기야 하겠냐구? 그리고 난, 사진에는 별 흥미가 없다고 봐.’
‘왜?’
‘내가 당신 앞에서 나체로 야시런 자세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당신이 아니라, 어느 누군가에게 발가벗겨져서 보여진다는, 모종의 인물이 내 사고 속에 결부된다는 게 싫은 거야.’
‘어차피, 나에게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바에야, 머릿속의 상상이 무슨 문제가 된다구 그래? 그럼 예를 들어서, 내가 딜도를 사왔다고 하자, 그게 아무리 인공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고 치지만, 그게 당신 보지를 헤집고 들어가면서, 던져주는 쾌감은 어찌 할거야? 그게 내 좇인 양, 생각하고 싶겠지만, 보지를 째질 듯이 마구 들이대면서, 기계적으로, 지침이 없이 돌려대는, 그 자근거림을 무얼로 대체할 거냐고? 어차피 그런 모든 상상들이 흥분의 근본을 이루는 게 아닐까?’
남편의 지적은 정확했다고 보여졌다. 나는 보다 적극적인 섹스를 위해 어떤 부분은 수용하고, 어떤 면은 무시해야 하는 일종의 타협이 필요했다. 만일, 그런 상상을 언제까지고 허용한다면, 행위 중에 나는 단연코, 상상 속의 남자에게 매료될 것이고, 남편은 그저 섹스의 보조자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고 예상했으며, 그렇지 않다고 부정한다 한들, 전신을 감싸고 도는, 그 쾌감의 여파에 밀려, 상상적 불륜에 빠지려고 하는, 나 자신과의 심리적 모순에 번민하게 될 것도 불 보듯 뻔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방안에서 부부간에 이루어 지는, 이런 은밀한 대화라 할지라도, 껄끄럽게 생각하는 반면, 머릿속의 상상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하질 않고, 자유롭게 방임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 조차도, 어떤 섹스의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없음에도, 간혹, 눈을 감고, 내 뒤에서 내 보지를 꿰뚫고 있는 저 좇대가리의 주인공이, 남편이 아니라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 상상의 주체가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에게 돌을 던질 수 없음은 과연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세간에서와 같이, 제한 없이 보지를 내두르지 않았다고, 남친을 줄줄이 꿰차고 있지 않다고, 남편을 들 쑤셔서 스와핑의 상대를 찾아내라고 닥달 하지 않는다고, 내가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을 정도로, 남편만을 생각하면서 그와의 섹스에 목말라 있다고 결단코 내세울 수 없는 것을 어찌할까? 그렇다고 지금의 삶이 지루하다거나, 다 때려치우자는 것도 아니기에, 나의 고민은 더 크다고 봐야 했다. 남편의 지적은 그러한 나의 심리적 딜레마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었으며, 방법론에 의존해야지, 기준율에 의존해서는 결코 풀릴 수 없는, 콜럼버스의 계란과 같은 비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리가 충분히 있었다.
‘그럼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래?’
나는 키를 남편에게 돌렸다.
‘우선 가장 중요한 수순은 선택 이전에 있어야 할, 당사자 간의 합의가 아닐까?’
‘합의라니?’
‘어떤 행위로 진전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디테일이 아직 없지만, 서로에게 양심 이라든가, 사회윤리, 도덕률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노라는 상호간의 합의에 의해, 일단, 모든 결과는 둘만의 비밀 안에 존재하게 될 것이므로, 사전에 발생하게 될 심리적인 짐을, 우선 벗고 출발하자는, 일종의 선언이지, 뭐. 그렇다고 나는 바람둥이처럼, 당신은 창녀처럼 지내되, 부부의 허울만을 뒤집어 쓰고 살자는 얘기가 아니고, 단지 이 방안에서 벌어지는 당신과 나만의 즐거움에 대해서만 집중할 뿐이지, 다른 허접한 것들 때문에 그 즐거움을 방해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그거지.’
‘선을 긋는 건 필요해요.’
‘그럼 필요하지…….조과장도 아내가 보지를 활짝 벌리고, 그것도 모자라, 조과장이랑 떡 치는 사진이 디카를 통해, 인터넷을 통해 까발려 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겠지만, 그것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 만을, 곶감 빼먹듯이, 쪽쪽 빼먹을 따름이지, 그 안에 제3자를 결부시켜서, 관전을 허락 한다든가, 삼섬 내지는, 스와핑으로 발전하는 것은, 철저히 금하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어. 그게 잘하는 단도리 라고 봐.’
‘당신은 나의 합의를 원해? 어느 선까지?’
‘글쎄……나도 당신처럼 제3자를 결부시키는 건, 좀 그렇고…..방안에서 이루어지는 당신과 나만의 섹스행태에 대해서는, 한계를 두지 말자라는 것에 합의하는 것이 어떨까 해. 그건 일종의 반찬거리를 장 봐오는 것처럼 인식하자는 거지. 만일 내가 당신을 위해 딜도를 사온다면, 무조건 못 쑤셔 넣는다, 어차피 그런 이물질 이자, 기구일 따름인 것을, 왜 굳이 사용해야 하는지, 태클을 걸 수도 있지만, 섹스의 완성도를 위해 시도해 볼만하지 않겠느냐고 순순히 마음 먹어 보는 거야. 반찬도 모양새가 괴상하다고, 맛까지 개차반일 필요는 없잖수?’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나는 기대가 은근히 되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난 딜도를 권하고 싶어. 당신이 허락만 한다면야, 종류별로 갖가지 기기묘묘한 기능을 보유한 딜도를 장만해서리, 하나하나 장단점을 체감하면서, 우리 걸로 만들어 가자는 거지. 딜도가 갖고 있는 장점 이라고 한다면, 나처럼 사정의 조절이 최대의 관건인, 인간의 신체 일부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고 봐. 내가 쑤시다가 싸더라도, 당신은 내 눈치 볼 것 없이, 당신이 만족하고, 깨꾸라 질 때까지, 줄기차게 디리 쑤셔 보는 거지. 마치 나 말고 다른 정부를, 당신이 마음껏 갖고 노는 것처럼 해보자는 말이야. 당신의 주장처럼, 다른 사람이 실제적으로 결부되질 않아서, 안전하기 이를 데 없을 거고, 나는 나대로 당신의 만족을 위해, 섹스가 노동이 되질 않아서 부담 없고, 당신은 당신대로, 나와의 합의에 의해, 자유로운 상상 속에서, 굳이 내 좇대가리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섹스를 끝까지, 치가 떨리도록 즐길 수 있으니 좋고……도랑치고 가재 잡고지 뭐겠어?’
그 날밤, 나와 남편은 오랜만에 진솔한 대화 속에, 서로간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었다는 만족감으로, 푹 잠이 들 수 있었다. 그저 무덤덤하게만 보이던 남편의 자상한 배려가, 온 몸으로 느껴졌고, 그 동안 섹스를 통해 누적되었던, 나만의 죄책감과 수치심도, 점차 꺼풀을 벗겨가며, 스스로 다이어트에 몰입하는 것 같았다. 섹스를 위해 무엇이 추가로 소용된다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부끄럽기만 했던, 예전의 나 자신이 가소롭기 까질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죄책감과 수치심이 나만의 오르가즘에 지대한 충전요소였는데 라는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었다. 이런 내 자신이 혹시, 창녀기질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 내 보지도 훨훨 불타는, 바람의 세월을 겪지나 않을까 라는, 의구심과 불안감 속에 꺽꺽 넘어가던 날들이, 이제는 물 위로 부상한 나머지, 나의 흥분을 돋구어 주는 심리적 요소가 모두 사라져, 이전보다 더 무미건조한 섹스가 되어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아울러 맴돌고 있었고…..
‘자기야, 나 왔다.’
남편은 그 다음 주에 무슨 작은 서류가방 같은 걸 들고 들어왔다.
‘이건 뭐래?’
남편은 대답대신 눈을 찡긋했다. 안 물어봐도 그건 딜도인 것 같았다. 그 가방의 크기로 봐서 일습으로,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보유한 물건들을 골라온 모양 이었다. 아이들에게 눈치를 안채게 하려고, 서류가방인 척, 얼버무리면서 나는 방안으로 갖고 들어가, 장안 깊숙이 넣어 두었다. 그러나, 남편은 그것을 그 날밤, 바로 사용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내가 물을 때까지 1주일이 넘도록, 눈치조차 주질 않고 있었다.
‘자기야!’
‘응, 왜?’
그러던 어느 날, 샤워를 끝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 엎드려 TV를 보고 있는 그에게, 내가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지난 주에 갖고 온 거….. 그거 뭐야?’
‘……..난 그게 싫다니깐! 뻔히 알면서도, 바로 꺼내서 살펴보자, 무얼 사왔느냐, 어디 빨리 사용해 보자, 이렇게 왜 말을 못해? 내가 사왔으니, 내가 아무런 설명 없이 꺼내면, 옳다구나 싶어, 그냥 못이기는 척, 다리나 벌려 줘? 이게 무슨 합의고, 허락일 수 있냐고 내 말은!’
‘아니, 나는 그냥 멋쩍기도 하고….’
‘아니, 우리가 부부생활 원 투 데이 했니? 날마다 쪽 까는 신참내기냐, 뭐냐? 이제 알 거 다 알고, 겪을 거, 다 겪어 본 우린데, 뭘 가리고, 뭘 숨겨? 그게 더 웃긴 거지. 이건 합의가 아니고, 줄창 눈치보기 아니니?’
남편은 다 알면서도 내 스스로 손을 벌리기까지, 꾹꾹 참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나는 말을 걸어 놓고서도, 아차 싶기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 날밤, 서로에게 흉허물이 없자고 나누었던 대화의 결론을, 내가 먼저 혼탁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해서, 무척 후회는 하고 있었다.
‘미안해. 처음부터 나서서 설치자니, 뒤꼭지가 가려워서……당신한테 패드 심부름 부탁하지 않는 거랑 비슷해. 내가 무슨 화냥년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
‘서로 흉허물 없이, 기쁘자고 벌이는 일인데, 이제는 서로 눈치 좀 그만 보자. 무얼 가리고, 덮고, 아닌 척하고………., 그럴 나이, 이제 지났잖아?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가 분명한 우리 나인데, 숨겨가지고 서로에게 득 될 거 없잖아?’
남편의 일방적인 판정승 이었다. 난 깨끗이 굴복하는 의미에서, 팬티 바람에, 장 안에서 딜도가 들어 있는 그 가방을 꺼내왔다. 그 가죽가방은 혹시라도 아이들이 열어볼 수 있음을 예상했는지, 버튼식 비밀번호가 내장되어 있었고, 밖으로는 그 자물쇠를 열지 않고는 손가락 하나도 가방 안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가방 하나는 튼튼하게 생겼네.’
‘가방뿐인 줄 아니?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딜도는 또 얼마나 튼실한데?’
남편이 사온 것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되어 있었다. 성기용, 항문용, 그리고 딜도의 원활한 삽입을 위한 윤활제, 및 딜도용 콘돔 류가 그것 이었다. 성기용과 항문용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구분되어 있었다. 동력을 사용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는 것, 두 종류였다. 동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진동내지는 회전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겉 모양이 울퉁불퉁 에다, 흉측하기 이를 데 없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달랐다. 아마도 왕복운동을 통해 질강 내에, 딜도 표면에 돌출된, 융기의 기괴한 쾌감을 전달해서, 진동이나 회전종류가 갖고 있는 강점을 보완하려는 듯이 보이고 있었다. 항문용은 조금 다른 형태였는데, 회전류는 거의 없었고, 굵기도 성기용 보다 얇았지만, 진동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다. 게다가 잘록잘록한 마디가 촘촘히 이어져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괄약근을 그 마디가 건드리면서 괄약근과 묘하게 연계되어 있는 씹구녕의 쾌감중추를 자극하기 위한 구조를 보여주는 듯 했다.
‘이제부터 순서와 차례를 정하자. 내가 사면서 대강 정했는데 들어봐.’
남편은 처음부터 강한 자극을 몰고 가는 것은 피하자는 것이 지론 이었다. 처음에는 공알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그 다음은 씹구녕, 보다 발전하는 단계는 씹구녕과 공알을 동시에 자극하는 진동형을, 마지막 단계는 공알은 강력진동 체제로 끌고 가면서, 씹구녕 안은 휘휘 돌려 대면서 진동 시키는, 초강력 형태의 순으로 밀고 가자고 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 씹구녕 삽입용으로 보이기에는 너무 커다랗고 양쪽이 귀두의 형태를 띠고 있는 기다란 막대기 같은 형태의 검은 색 무동력형 딜도도 중간에 꼭 사용하자는 것도 덧붙였다.
‘그건 왜?’
‘원래 이건 레즈 끼리, 서로 뒷치기 자세로, 엉덩이끼리 마주보고, 씹과 씹끼리, 이 딜도를 끼우고, 서로 엉덩이를 밀어 대면서, 씹질을 하거나, 요걸 요렇게 접는 것처럼 구부리면 보지랑 똥꾸녕에 플러그 꼽듯이, 동시에 박아 넣고 즐기는 거라고 하는데, 이거 굵기랑, 색깔 좀 봐봐. 시커먼 게, 꼭 흑인 자슥들 말 좇처럼 생겼잖아? 이걸로 몸을 문지른 다거나, 당신이 두 손으로 거머쥐고, 섹스 할 때 빨아본다면, 색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 그리고, 요건 내가 첫 단계로 써보려고 하는 거거든?’
그건 딜도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다른 것처럼 건전지 꾸러미와 딜도로 연결된 선도 없었고, 그냥 손가락에 끼우는 골무처럼 보이고 있었다. 아무리 딜도 라고 하지만, 남편이 갖고 온 것 중에 제일 쌩뚱 맞은 모양은, 그 시커먼 양부리 귀두 딜도랑, 골무 스타일, 마지막으로 누에고치 스타일이 있었는데, 그 설명이 더 가관 이었다.
‘잘 봐. 요게 새로 나온 거라고 하는데, 공알 집중형 이라고 하더라구. 이렇게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끝이야. 어디 팬티 좀 옆으로 열어 봐. 옳지. 자 이제 켠다! 두 손으로 씹살 쫌 벌려 봐….. 옳지 그렇게 공알이 톡 튀어 나오게….. 자 맛 쫌 봐봐. 어떤가!’
나는 손가락에 끼운 골무형 이라는 딜도가 공알에 닿자마자, 불에 덴 것처럼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숨이 확 멎으면서 공알을 파고드는 손가락 뿐이었는데, 그 손가락 끝에 골무처럼 씌워진 진동자는 여느 딜도에 못지 않은 파괴력이 있었다.
‘으흐흑…… 으흐흑… 여보…. 정말 끝내 준다. 쬐그만 게 정말 썬 파워네…. 으흐흑…. 그런데, 건전지는?’
‘그거야. 요기 있쥐. 보통 건전지가 아니라, 시계에 넣는 동전형 건전지를 넣게 되어 있다구…. 정말 머리들도 좋아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짜냈지?’
남편의 감탄과 함께, 다른 딜도 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 갔다. 그러면서도 가랭이를 벌리고 침대에 앉아, 보지 살을 내 두 손으로 까발린 채로, 공알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그 골무 딜도의 파상 공격에 헐떡대고 있었고……
‘요 누에고치 스타일도 장난이 아니라니깐? 방수 형태라서 콘돔 씌울 필요도 없이 요렇게 윤활제를 묻혀서는 공알이면 공알, 씹구녕이면, 씹구녕, 똥꾸녕이면, 똥꾸녕, 일단 안 밀려 들어가는 곳이 없어요, 글쎄. 게다가 진동 주기에서부터 진동세기 조정도 다양해서, 그냥 보지 안에 넣고만 있어도, 다양하게 터져 나오는 진동의 묘미를, 보지 속속들이 맛볼 수 있지. 마지막으로 이것 쫌 봐봐. 이제 구슬형 터보라는 거거든?’
남편이 보여준 최종 목표형, 초강력 딜도는 귀두 부위는 빙빙 고개 돌리듯이 돌아가고, 좇대의 중간은 딜도 내부에서 물 따라 흘러 가듯이 빙글빙글, 울퉁불퉁 좇대 주위로 계속해서 회전하는 구슬들의 무리가 있었고, 귀두의 윗 부분에는 또 다른 새끼 고추가 달린 것처럼, 초고속으로 진동하면서, 공알의 넋을 앗아간다는 부속물이, 좇대의 머리맡에 별도로 붙어 있는 형태 였다. 전체적으로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딜도의 진동도 만만치 않았고, 만일 보지 안에 그걸 껴 넣고, 그 별도 윗부분에 매달려 있는 부속물의 초고속 진동 날개가 공알의 따귀를 후려치면서, 씹구녕 입구 에서는 회전하는 구슬이, 좇대에 인테리어로 박아 넣은 다마 처럼 울럭대고, 씹구녕에 박힌 귀두가, 자궁 입구에서, 여유롭게 목돌리기 운동을 해대기 시작하면, 아마 5분도 못 가서 입에 거품을 물고 자빠질 것만 같았다.
‘자, 보지용은 이제 다 끝났으니, 항문용을 볼까? 항문용은 설명도 필요 없어. 맨날 똥만 가득 차는 곳이니, 보지 속살 보다야 둔감하질 않겠어? 요거 만져만 봐…… 어때? 죽이지?’
정말 그 떨림을 고대로 똥꾸녕에 쑤셔 박는 다면 죽을 것만 같았다. 잠깐 손바닥 안에 쥐었을 뿐인데, 손바닥이 얼얼해서 한동안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요게 또 죽여요. 요 윤활제는 먹어도 돼. 달콤해서리, 내가 당신 보지 쑤실 때나, 딜도로 열심히 노력봉사하고 있을 때, 그 흑인 딜도에 발라서 열심히 입에 넣고 빨아먹으라니깐? 맛도 죽여, 색깔도 죽여, 길이랑, 굵기는 더 죽여…. 이보다 금상첨화가 더 있을라구, 안 그래?’
그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들썩이면서 호흡이 가빠지는 통에 정신이 없는 와중이었다. 남편의 설명이 끝나도록, 그 집요한 골무 딜도의 추격은 나의 공알을 찾아 나서는데 서두름이 없었다. 손가락으로 옆으로 재낀 팬티는 이미 아랫부분이 젖어 들어와, 엉덩이의 골 틈으로 껴 있는 부분이 척척해 오고 있었으며, 남편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의 유방을 거머쥐고, 젖꼭지가 아리도록 쥐어 비틀었다. 나는 그 자세로 있기 힘이 들기도 해서 뒤로 벌렁 누워 버리면서 아예 팬티를 획 벗어 버렸다. 매양 하는 것처럼, 양 손을 이용해서 가리마 타듯이, 일렁이며, 둔덕을 덮고 있는 수북한 보지 털을 양쪽으로 가르면서, 그 사이의 살들을 누른 채 양쪽으로 잡아 벌렸다. 번들거리며, 화난 듯이 대가리가 톡 불거져 나오는 내 공알. 이미 성이 날대로 나 있지 싶다. 남편의 손이 내 배를 쓰다듬으면서, 둔덕 위쪽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씹털을, 잡아 뽑을 듯이 쥐는 와중에도, 그 골무 딜도는 내 공알 주변을 청소하듯이 쓸면서, 그 강렬한 자글거림의 쾌감을 낱낱이 선사한다. 그 느낌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몸 한쪽을 지그시 찔러대는 조그만 압정이, 결국 온 전신을 경련으로 뒤덮는 듯한 그런 느낌…….벌려져 있는 내 두 넓적다리가 자동차의 와이퍼처럼 좌우로 비틀거리고, 내 둔부의 근육은 그 진동이 전해져 올 때 마다, 꿈쩍 대며 놀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야 만다. 어깨로부터 씹까지 내리질러 보지를 갈라 놓은 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내 두 팔은 이미 힘이 들어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계속되는 격한 호흡으로 입을 다물 수 조차 없어서 인지, 입술이 계속해서 말라 왔다. 혀를 이용해서 입술에 침을 발라 주는 것도 별 소용이 없는 듯 싶다. 내 스스로 자제가 안될 정도로, 의지를 뛰어 넘어, 목구녕을 울리며 튀어 오르는 비명과 신음은 이미 나의 머리가 명령하는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온 얼굴이 찌그러지고, 눈은 간간이 그 딜도의 진동이 불거진 공알의 주위에서도 특히나 찢어질 듯이 강렬한 쾌감을 전해주는 부위를 건드리면, 흡하며, 부릅떠지기도 했고……점차로 나의 온 몸은 끈끈한 땀들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가슴 사이로 땀이 솟는 것을 느낄 때 쯔음, 나의 얼굴은 온통 벌겋게 상기되고, 입은 바짝바짝 말라 들어가, 어디 얼음이라도 가득 담긴, 시원한 냉수 생각이 간절해지기도 했다. 나는 이미 어지럼 증을 느낄 정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지만, 그것이 싫다는 의미의 가로저음인지, 아니면, 너무 좋아서 도리깨질을 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었다. 감겨진 눈 사이로 잠시 잠깐 내려다 보이는 남편이 이제는, 다른 남자로 얼핏 보이기도 하는 걸 보면, 나의 상상력은 딜도 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서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점차 혼미해져 오기 시작한다. 머리 끝까지 온통 피가 몰려들고 있었고, 보지를 주변으로부터 시작되어, 온 전신으로 퍼져가는 그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물거림……..이미 공알을 까 재끼던 내 두 손은 허공을 내 젓다 못해, 이제는 침대의 시트를 잡아 쨀 듯이 거머쥐고, 주먹을 쥔 채, 부르르 떨고 있다. 용을 쓰다 쓰다, 이제 목구멍에서는 쉰 쇳소리가 이어지고, 보지와 둔덕, 사타구니를 관통하는 강렬한 쾌감은 이미 등쪽으로 번져오고 있었으며, 좌우로 벌렸던 두 다리는 이미 뻐쩡 다리 처럼 쭉 펴진 채로, 물장구 치듯이 허공에서 버둥댔다.
‘으허헉.. 으으… 어…어….억…….아…아……..악!’
나의 등이 활처럼 휘고 있었지만, 나는 느끼질 못하고 있었으며, 머릿속은 하얗게 탈색되어 가고, 입가에는 침이 질질 흘러 내렸다. 숨이 막혀 기침이 연발로 튀어 나오고, 딸꾹질 하듯이 나의 가슴과 호흡은 그렇게 푸드득대는 고물 엔진처럼 덜럭 거렸다.
‘이제 좀 정신이 들어? 너 이제 보니까, 너 알던 남자들 이름은 죄다 불러 재끼두만. 그렇게 가심 속에 담아두고, 꾹꾹 참고 살았나?’
남편이 웃으면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 내 젖을 천천히 주물럭대고 있는 그 손길의 따스함 속에서, 나는 마냥 편안한 느낌에 빠져 들었다. 온 몸이 곤죽이 되어서, 침대가 마치, 무슨 늪이라도 되는 것처럼, 깊이를 알지 못한 채, 한없이 가라앉았다. 그야말로 남편의 좇질도 없었는데, 머릿속을 터져 나갈 것처럼 휩쓸고 지나간 오르가즘의 폭풍……..펄벅의 대지에서처럼, 그 쾌감의 후폭풍은 메뚜기 떼처럼, 나의 온 몸을 남김없이 바수어 뜨리고 사라졌다. 그 날로부터 시작해서, 남편의 섹스 이벤트는 나날이 강도를 더해갔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은, 내가 흥분을 하기 시작해도, 결코 삽입이나 사정을 위한 섹스가 아니라, 나의 온 머리통을 깨지게 만드는 오르가즘의 추구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달랐다. 강도가 세어질수록, 다양한 딜도가 그 기능을 바꾸어가며, 내 보지와 똥꾸녕, 전신을 내달렸으며, 나에게는 그 애무와 오르가즘의 고속열차 속에서 풍광을 마음껏 즐기는 자유가 허락되었다.
‘자기야, 이 좇대 좀 봐. 어서 박아달라고 꺼덕 대는 거 같아, 그치… 쩝쩝쩝쩝….’
‘내가 뭐래? 그 깜상 쇄끼 좇대가리, 니가 좋아할 거라고 했지? 자 봐. 이게 떼씹의 쾌감 이란 거야. 니 얼굴 옆에서 덜렁대는 내 좇대 하며, 니가 두 손으로 붙들고 줄창 빨아대는 그 시커먼 말좇, 니 보지 속에서 꿈틀대는 다마 박은 좇대가리 하며, 당신 똥꾸녕 속에서 찌질 대는 나머지 좇들……해보니까 정말 좋지? 이게 섹스라는 거야. 진정한 섹스……섹스 속에 당신을 숨길 필요 없이, 당당하게 섹스를 포옹하고 사는 니 모습…… 그게 바로 쾌락의 미학이란 거지.’
남편의 좇물은 그 날 이후로 내 보지로 받아낸 적이 없었다. 나는 이미 딜도의 노예처럼 변해가고 있었고, 남편은 내가 그나마 정신이라도 남아있을 때, 목구녕 깊이 좇물로 기름칠을 해주고, 나의 꺼꾸러짐을 더 즐겨야겠다는 태도로, 나의 열린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쑤셔 대고 있던 딜도가 밀려져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면서 나의 오르가즘을 말똥한 정신상태로 즐겼다.
‘아흑.. 아흑… 이 새끼들은….. 어째, …….흑흑…. 헉헉…. 쉴 줄도 몰라……’
‘좋아? 어때?... 딴 놈들이 줄줄이 니 보지 박아대는 맛이?’
‘나 좋아, 미치도록 좋아……. 당신이 허락해 준 앞에서, 이렇게 저 새끼들이 열나 쑤셔주니까, 나 더 미쳐, 보지가 더 근질거려…..아아……..왜 이렇게 좋은 걸 그 동안 잊고 살았을까?... 아휴……. 보지 터져……..아! 똥 나올 거 같아………웁웁…… 이 시커먼 좇대가리 때문에 목구녕이 다 막혀 버릴 것 같애….. 억억………..’
나는 남편 앞에서 이제 못하는 말이 없었다. 맨 처음 대했을 때는, 그게 무슨 실리콘 쪼가리 밖에 더 될까 싶은 표정이었던 나 였지만, 이제는 그 하나 하나가, 살아 숨쉬는 내 남친들인 것처럼, 나는 기꺼이 남편과의 섹스에의 초대를 마다하질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나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끊임없는 파워와 지속력으로 내 보지든 똥꾸멍이든, 아가리든 박혀져, 쑤셔지고 있다는 느낌마저 아련하게 놓쳐 버린 채, 오르가즘의 나락으로 떨어져 정신을 놓을 때까지, 그들의 할 일을 묵묵히 수행했다. 나는 이제 남편과의 섹스 중에라도, 광란의 자세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추호도 수치심이랄까, 저어함 마저도 사라지고 있었고, 이른바, 남편이 말하는, 즐기는 섹스의 무릉도원을 유유자적하게 거니는, 한 마리의 섹스머신 으로 탈바꿈 해 들어가는 것이었다.
‘자기야, 벌써 와?’
차를 주차 시키는 남편 앞에, 뛸 듯이 기쁜 표정으로 섰다.
‘집에 있지, 왠 뜬금없는 마중?’
‘왜? 난 이렇게 남편 오시는 길에 마중 나오면 안 되남?’
‘머리 아프다며, 약은 먹었어?’
‘음. 감긴 가봐. 이번엔 쫌 오래 가네. 그래도 괜찮아. 아까부터 약을 위아래로 먹었더니, 금새 몸이 날아갈 것 같더라구.’
‘너 어디 굉장히 아프냐? 우아래는 무신? 열 내리려고 항문좌제까지 넣었니?’
‘아니, 집에 가면 보여줄게.’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나는 남편을 끌고 안방으로 들어섰다.
‘요게 내 감기, 두통약이야. 그리고, 나 패드 좀 갖다 줄래?’
‘너 멘스 하니? 아직 그럴 때는 아닌데?’
장 안에서 패드를 꺼내오는 남편의 눈이 땡그래 진다.
‘멘스가 아니고, 얼마나 좋은지, 물이 줄줄 새요. 그러니 패드라도 차고 있을 수 밖에……’
나는 온몸을 지리리 하게 들고 흔드는, 딜도의 느낌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침대에 기대 앉아 내려뜨린 팬티 안에는, 이미 척척하게 흠뻑 젖어버린 패드가 붙어 있었고, 누에고치 형의 딜도가 보지와 똥구녕에 각각 박혀, 지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중이었다. 내 입에서는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고, 나는 남편을 보내놓고,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남편이 돌아오는 그 시각까지, 보지와 항문에 딜도를 끼우고, 하루 종일을 보낸 것도 모자라, 밖에까지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마중까지 나갔던 것이다. 딜도가 씹구녕 안에서 경련하는 와중에, 누가 알아챌 세라, 극도의 긴장감속에 밖으로 나가 본 것은, 내가 생각해도 쾌감의 절대 극한 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흡사 독감에 걸려 오한에 떨고 있는 것처럼, 팔짱을 끼고, 그 이를 기다리며, 허리가 비틀리고,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기를 몇번……..내가 생각해도 내 스스로 미친년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지만, 나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남편이 없는 하루 종일, 나의 보지와 똥꾸녕을 음란하게 쑤셔대는 그 좇대의 치떨림은, 불륜 쾌감의 정수 였으며, 남편의 허락 하에서 치루는 부부생활의 오르가즘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흥분 시켜버려, 엎드려 방을 닦다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니, 그 자리에 고꾸라져, 몇 분이고 정신을 잃기도 했다. 남편이 손수 팬티에 패드를 갈아주고, 허리춤에 달려 있던 딜도의 스위치를 강제로 최고 위치에 돌려 버렸다. 그리고는 팬티를 입히면서,
‘오늘은 절대 그 튼실한 좇대가리를 니 보지랑 똥꾸녕에서 빼면 안돼. 알았지? 우리 사랑스런 마누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몸은 또 말을 듣질 않기 시작했다. 나는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 채, 바닥에 누워 버렸고, 저 멀리 남편의 시선이 아득해지면서, 온 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경련을 하며, 두 눈이 돌아가 버렸다. 하얀 적막………. 나는 그렇게 장렬한 오르가즘 속에 시간을 끊어 버렸다.
‘똑똑…..’
‘들어오세요.’
밖에서는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안쪽에서는 남편이 응대하고 있는 소리에 정신이 드는 가 싶기도 했지만 침대에 누운 내 몸은 생각처럼 쉽사리 움직여 주질 않고 있었고, 눈도 제대로 떠지질 않았다. 정신은 들었지만, 귀로 소리만 들리고, 온 몸은 파곤죽이 되어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해도 너무 했는가 보다.
‘장모님 오셨어요?’
‘그래, 구 서방, 욕 봤네. 수술은 잘 됐나?’
‘네. 지금 마취에서 깰 시간인데, 아직이네요. 워낙 몸이 약했으니….. 좀 차이가 있는가 봐요.’
수술? 무슨 수술? 문득 머리를 바짝 조여오는 샤워 타올 같은 느낌이 뒤통수를 타고 느껴졌다. 압박 붕대였다. 그럼 이곳은 병원?
‘경과는 어떻고?’
‘예상한 대로죠. 뇌의 안와 전두피질의 우엽 부위에서 폴립을 제거해냈는데요……’
‘그게 무슨 말인가, 당췌 어려워 놔서….’
‘집도의가 그랬는데, 그게 뇌의 특정 부위를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그 부위를 압박하는 물혹을 떼어 냈다는 얘기죠. 쉽게 말하면…….’
‘그런가? 뇌 속안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었네. 그런데, 원인이 뭐라 드나?’
‘아무래도, 장모님께서 함 들어 가던 날, 제게만 은밀히 말씀 하셨던 그것이 원인이 아닌가 해서요…….’
‘불쌍한 것…….아무 것도 모르는 철없는 걸…….’
‘다 지난 일인데요. 그 병발 부위가 원래 판단이나, 충동억제, 사회적 활동영역을 관장하는 부위거든요. 그 부위에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오래 전부터 발생되어 있다던 물혹이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난 해 종합 검진 때, 조금씩 커지고 있어서 우려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충고 때문에, 제가 그 동안 에미 몰래, 자극적인 방법을 이용해서리, 수술을 목적으로, 그 물혹을 성나게 해오긴 했죠.’
‘무슨 방법인데?’
‘뭐, 말씀 드리기는 그렇구요. 암튼 그 과정을 겪어 오면서, 그 물혹이 폭발적으로 크기가 증가해서 급기야, 자신의 이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겁니다. 다행히 물혹을 제거하는데 장애 요소도 없었고, 수술도 깨끗하게 마무리 됐구요. 이젠 괜찮을 겁니다.’
‘흑흑……구서방, 미안하이, 내가 다 쥑일 년이지. 날 봐서 용서 하게나.’
‘용서하고 자시고가 어디 있나요? 그 많은 세월 동안 영문도 모르고 괴로워했을 에미가 더 가엽죠. 만일 그 날, 저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지 않으셨다면, 아마도 에미를 화냥년이나, 갈보쯤으로 오해 하고, 파경을 자초 했을는지도 모르죠.’
‘그 짐승 같은 인간이, 어린 저 애를 무참히 짓밟고, 내가 없을 때마다, 틈만 나면 쑤셔대고 좇 빨리우고……..저 애가 그 당시에는 무서워서 화장실을 제대로 못 갔었다네. 밤이면, 무섭다고, 내실과 떨어진 재래식 화장실에, 지 애비를 앞장세워 볼일을 보러 가다가, 그만, 그 인간이, 쪼그려 앉아 볼일을 보는 저 애의 입에 그 흉측하게 생긴 좇대를 쑤셔 박았다지 뭔가? 그 이후로 밤만 되면, 이부자리 더럽힐지 모른다며, 저 애를 챙기는 걸 보면서도, 딸자식 사랑이 저렇게 지극할 수 있는가 했는데, 알고 보니, 매일 저녁,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궈 놓고, 그 더러운 똥 냄새로 가득 찬, 어두컴컴한 화장실에서, 그것도 어린 딸내미의 보지를 갈갈이 찢어 발기면서, 즐기고 있었던 거지. 몹쓸 인간 같으니라고……하늘이 무심하지는 않으셨는지, 저 애는 저 애대로 울면서 말도 못하고, 뒤에서 그 길고 굵은 좇대가리를 미친 듯이 쳐 박는 와중에, 바닥으로 뻥 뚫린 변기 구멍에 발을 잘못 헛짚어, 벽에 머리를 부딪고, 뇌출혈을 일으켰었지………내가 괜한 소리를…………. 그 때 이후로 다시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고 했는데……늙은 게 노망이 나도 유분수지…..오래 전 일인데, 지금 생각하니 바로 엊그제 일 같기만 해.’
‘에미는 정말로 완전히 기억을 못하나요?’
‘자네도 한번 생각해 보게. 자기를 마구 잡이로 유린하던 애비란 작자가 고소하게도 벽에 머리를 찧고 눈 앞에서 숨을 거두었으니, 어떠했겠는가를……..내가 하도 소식이 없어서, 그 당시, 화장실에 가 보았는데, 계속해서 비실비실 웃다가, 울다가 하며, 죽어 나자빠진 영감의 좇대를 빨고 있던, 저 애의 불쌍한 모습이 눈에 선하네. 그 이후로 자네와 만나기 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도 먹고 있었는데, 자네를 만난 이후로 치료도 안 받고, 약도 끊었지만, 별 이상이 없는 거 같아서, 나도 잊고 있었지. 기억이야 내가 머릿속에 들어가 보질 않았으니, 알 수도 없고, 남들이 보기에 다 나았다고 하니, 나도 그런 줄 알았지. 머릿속에 그렇게도 흉측한 과거의 짐이 돌덩어리 처럼 박힌 채로 살아가고 있었는데도…….흑흑…… 불쌍한 것….. 자네, 갸를……..절대…….버리지는 말아주게. 내 이렇게 빔세……….그것 빼고는 나무랄 데 없는 아이야….. 흑흑…….’
‘어여 일어나세요! 무슨 말씀을요? 저야 결혼 하기 전부터 집사람의 과거에 대해서 알고 했지 않습니까? 수술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서 유감이기는 해도, 이제는 별일 없을 겁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여잔데, 버리다뇨?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후회도 없고, 에미 에게 불만 같은 거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직 저런 어여쁜 따님을 저에게 주신 장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만으로 살아 왔지요. 지금도 변함 없구요. 염려 마십시오. 수술도 잘 되었으니……’
난 도저히 엄마와 그이의 대화를 들을 수가 없어서 슬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머리가 환하게 맑아지고 있었다.
-끝-
P.S.: 구정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댁내 모두 평안하시고, 건강과 행복이 충만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쉬면서 게으름을 만끽했던 저 자신을 훌훌 털어 버리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해야 된다고 다짐해 봅니다.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새해 인사와 더불어 올립니다.
–블루스맨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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