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관리원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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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장 관리원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 그렇듯 이른 새벽부터 일어난 민수는 버스를 타고 테니스장을 향해 걸어간다.



"평소엔 조금만 걸으면 도착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냐"



평소라면 비 개인 거리를 걸으며 신선처럼 담배를 뿜어댈 민수가 어제 김 아줌마와의 일이 걸렸는지 좀처럼 발을 못 뗀다.



"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오늘 안 나오겠지? 아니지, 한 두 달 다닌 사람도 아니고 쉽게 그만두지는 않겠지....만약에 오늘 나오면 뭐라고 그러지? 쿨하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인사를 할까? 그냥 미안하다며 사과를 할까?"



많은 방법을 생각하지만 결국 결론을 내리질 못한다.



"오늘따라 정말 일하기 싫다."



가기 싫은 마음과는 다르게 어느새 민수의 눈앞에는 테니스장이 보인다.



-삐릭. 보안이 해제 되었습니다-



"후...."



길게 한숨을 쉬고 들어온 민수는 기계적으로 개장준비를 하고는 카운터에 앉아 어떻게 대처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어제 말없이 그냥 간 걸 생각해보면 분명히 기분이 상했을 거야. 내가 김 아줌마라면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다시는 나와 아는 척 하기 싫겠지? 그리고 만약 오늘 온다면 분명히 나와 눈도 안 마주치고 모른 척 지나가거나 건성으로 인사를 할 거야. 이런 김 아줌마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나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걸 조금은 풀어줘야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있겠지. 그렇다면.... 마치 허벅지만 본 것처럼 얘기를 하면 될까? 아니지....그게 그거 아니야...."



끼이익.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문이 열리는 소리에 민수의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열린 문으로 김 아줌마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역시나 민수를 잠깐 쳐다보더니 말없이 시선을 돌린다.



"어떻게하지....어떻게하지....에이, 일단 인사나 하자"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민수는 일단 부딪혀 보자는 생각에 어색하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민수의 어색한 인사에도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탈의실을 향해 걸어간다.



"제기랄, 매일 보는 사람인데 이제 이렇게 지내야하나?"



그 때 탈의실로 향하던 그녀가 민수 앞에 무언가 올려놓고는 다시 간다.



"과일주스? 왜 나한테 과일주스를 줬지? 무슨 의미지? 모르겠네...아무튼 나쁜 건 아니겠지?"



때마침 또 문이 열린다.



끼이익.



"어라? 이 시간에 누구지? 김 아줌마는 그렇다 치고 아직 개장 전이라 오는 사람이 없을텐데"



문이 열리고 낯선 두 여성이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그저께 찾아왔던...."



두 여성 중 젊은 사람이 단서를 제공하니 민수도 이제 기억이 난다. 그저께 등록을 하려고 찾아왔던 두 모녀였다.



"아....그 분들 이시구나. 일찍 오셨네요."

"설레여서 일찍 와버렸네요...."

"아니요, 뭐.... 일찍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은 원래 어제 온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어제 비가 많이 와서 못 왔더니 좀....그랬어요"

"하하하하. 원래 다 처음엔 그렇더라구요. 남들도 다 그래요"

"그래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지극히 정상이세요. 그럼 지금 등록하실 건가요?"

"네"



민수가 그녀의 대답에 종이 두 장을 내민다.



"여기 성함, 휴대폰 번호, 주소....는 안 적으셔도 될 거 같구요, 집 전화번호 하나 더 적어주세요"



그녀가 종이에 기입을 다 했는지 다시 돌려주며 말한다.



"그럼....66만원이죠?"

"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녀는 한 번 더 확인을 하고는 옆에 서 있는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카드 줘"



그녀의 엄마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민수에게 건넨다.



-삐릭-



"서명해주세요"



그녀가 카운터에 비치된 단말기에 서명을 한다. 그러니 얼마 지나지 않아 카드기에서 영수증이 뽑힌다.



칙. 칙. 칙. 칙.



"자 여기 영수증 받으시고....참, 오전에는 레슨 없는 거 아시고 오신 거죠?"



영수증을 건네주던 민수는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물어본다.



"네, 알죠. 그냥 오늘은 아침에 저희 엄마랑 난타나 좀 치다가 가고 오후에 다시 오려구요"

"아....그렇군요"

"그럼 끝난거죠?"

"네, 끝났어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두 모녀가 함께 인사를 하더니 이내 코트장으로 간다.



"초보자끼리 치면 아무리 난타라도 몇 번 오가지도 않을텐데. 하루 종일 공 줍는 게 일이겠다....어라?"



코트장으로 가는 두 모녀의 모습을 보던 민수의 눈에 언제 탈의실에서 나왔는지 몸을 푸는 김 아줌마가 보인다.



"신규 회원등록 할 때 나왔나? 잘됐다. 어색했는데....아! 맞다! 지하실!"



김 아줌마 때문에 아침부터 정신이 팔렸었는지 지하실이 이제야 생각나는 민수였다.



급하게 지하실로 간 민수가 툴툴거린다.



"에잇, 오자마자 펌프 돌렸어야지....사람 많이 오면 펌프 돌아가는 소리 시끄럽다면서 뭐라고 한소리 하겠네"



그르릉. 우우웅. 우웅.



다시 펌프를 작동시키고 조금이라도 빨리 물을 빼내려는지 호스를 잡고 물이 가득 찬 지하실을 한참동안 휘젓는다. 하지만 역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인지 물을 빨아들이는 양이 어제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역시 안 되겠네"



이제야 자신의 행동이 쓸모없는 짓인 것을 느꼈는지 지하실을 휘젓던 호스를 원래대로 두고 관리실로 향한다. 그 때 오늘 등록한 모녀의 딸이 민수에게 다가오며 말을 한다.



"심심하네요. 같이 칠 사람도 없고"

"어머니랑 같이 치시면 되잖아요?"

"엄마는 벌써 힘들다네요"



그녀의 말에 코트장을 둘러보니 구석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거의 눕다시피한 그녀의 어머니가 보인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셨나보네요?"

"전업주부라서 운동을 할 일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데 같이 치실래요?"

"죄송한데 저는 테니스를 못 쳐서...."

"에이....저랑 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구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정말 한 번도 쳐 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라켓도 없고...."



민수의 말에 그녀가 깜짝 놀라며 말을 한다.



"테니스장에서 근무를 하시는 분이 테니스를 못 쳐봤다구요? 직원은 테니스를 치면 안 되나봐요?"

"그런 게 아니라 사실 하루 종일 여기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질리거든요. 꼭 테니스를 쳐야지 질리는 게 아니라 저처럼 하루 종일 테니스 치는 소리, 모습을 봐도 질려요...."

"음....이해가 안 되지만 왠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저도 회사를 다녔을 때는 빨리 퇴근을 하고 싶었지 회사에서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거든요"

"그런 경우와는 좀 다른 것 같긴한데 뭐....비슷하네요. 아침에 커피 한 잔 하셨어요?"

"아니요, 급하게 나오느라...."



모닝커피를 못했다는 그녀의 대답에 민수는 관리실 문을 열어 그녀를 안내한다.



열어준 문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보며 지극히 평범했던 얼굴 때문에 관심 갖지 않던 그녀의 몸이 보인다.



지극히 평범한 얼굴답게 몸매도 정말 평범함의 극치다. 평범한 테니스화, 그 위로 못생기지도 예쁘지도 않은 다리, 그 위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엉덩이와 초보자답게 테니스복 대신 헐렁한 면 트레이닝 바지, 그 위로 집에서 입는 듯한 편안해 보이는 박스티와 큰 가슴....족히 E컵은 될 범한 거대한 가슴이지만 그녀의 평범한 얼굴과 몸매의 영향이였을까? 별로 부각되지도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커피라고 별 거 없어요. 기대하지마세요"





맥심 커피믹스를 보여주며 말하는 민수를 보며 그녀는 입맛이 까탈스럽지는 않은지 활짝 웃으며 만족한 듯 말한다.



"주시는 것만이라도 감사하죠. 헤헷"



믹스답게 순식간에 완성된 커피를 내밀며 말한다.



"전에 아는 사람 없다고 그러시지 않으셨어요?"

"네, 왜요?"



갑자기 아는 사람이 없냐는 말에 그녀는 궁금함에 되묻는다.



"아무래도 아는 분이 없으시면 테니스 치기가 힘들죠"



그녀가 민수의 말을 이해한 듯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냥 난타 정도는 괜찮지 않아요?"

"사람들은 자신보다 잘 하는 사람과 치기를 원해요. 자신보다 잘 하는 사람과 쳐야지 자신의 실력을 발휘 할 수 있어서 연습이 되고 또한 상대방이 자신에게 맞춰 줄 수 있으니 재밌기도 하구요"

"에이....그건 게임 할 때 문제 아닌가요?"

"아니죠. 게임이라면 초보자는 팀원들에게 민폐라서 끼지도 못 하죠"



민수의 말을 듣던 그녀가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이 말한다.



"아....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 거 같네요. 엄마가 힘들어서 못 치겠다고 해서 옆에 혼자 몸 풀고 있던 언니에게 난타 좀 같이 치자고 했는데 거절하더라구요. 칠사람 없어서 사람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보였는데 말이에요"

"뭐, 그렇죠. 그리고 단체 스포츠에서 애티켓이 중요한 거 아시죠? 그런데 그 애티켓이란게 같은 종목의 운동이라도 각 체육관마다 조금씩 다른 게 있어요. 저희 테니스장 같은 경우에는 게임 중인 코트가 있을 경우 그 코트의 양 옆에서는 난타를 치시면 안 되요. 그리고...."



민수는 그녀와 커피를 마시며 테니스장의 이용방법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어느새 커피는 바닥을 보인 채로 한참이나 탁자 위에 올려져 있고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생각이 났는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참, 너무 엄마한테 떨어져 있었네요. 혼자 있을텐데"

"아....그렇네요"

"그럼 저는 이만 엄마한테 가볼게요. 수고하시고 있다가 오후에 뵈요~ 또 올게요"

"네, 안녕히가세요"



끼이익.



그녀가 문을 열고 나가고 곧이어 문이 다시 열린다.



끼이익.



그녀와 대화를 얼마나 나눈 건지 9시에 출근을 하는 박 사장이 말한다.



"민수야 여자친구가?"

"아닙니다. 오늘 새로 등록한 분이라서 이용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아가씨 이름이 뭐꼬?"



박 사장의 질문에 그녀의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지 황급히 컴퓨터에 저장된 회원정보를 찾아서 말한다.



"서민주씨네요"

"민수야, 너는 네 여자 이름도 기억을 못 하노? 아무튼 잘해봐라"



박 사장의 계속된 오해가 듣기 싫었는지 민수는 급히 화제를 돌려 업무보고를 한다.



"지하실은 펌프로 열심히 물을 빼고 있는데 용량이 작아서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습니다. 음....빨라봐야 점심이 지나서야 끝날 거 같습니다"

"그렇노? 알았다. 민수 네가 알아서 하겠지"

"네, 제가 오늘 깔끔히 끝내 놓겠습니다"



박 사장은 민수의 능력을 믿는지 대수롭지 않게 말을 끝내고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본다. 그런 박 사장의 모습을 보며

민수도 업무를 보기 시작한다. 평소에 오전 오후 나눠서 하던 업무를 모두.



"박 사장님은 또 12시 되시면 퇴근 할 거고 그 전에 오늘 할 일 다 끝내 놓고 몸매 감상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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