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관리원 -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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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장 관리원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흔적을 마저 다 지우고는 민수가 로비로 나가보니 누군가 문을 두들긴다.
텅. 텅. 텅. 텅.
"이 시간에 누구지?"
왠지 불길한 마음에 민수는 문을 열기에 앞서 상대의 신원을 물어본다.
"민수야 내다!"
박 사장이였다.
"열어드리겠습니다"
민수가 문을 여니 박 사장이 민수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휴....다행히 때맞춰 도착했네? 도로 포장을 해서 그런지 길이 막혀서 혼났다"
"이 밤중에 어쩐 일로...."
"민수야 내일이 쉬는 날 아니가? 내 오늘 민수 술 한 잔 사주러 왔제"
"내일이 화요일이에요?"
민수의 말에 박 사장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이거 이거 젊은 녀석이...."
"제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민수가 정신이 없는 이유는 여자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을 곡해한 박 사장은 민수를 안타깝게 느낀다.
"혼자 일하니 힘들제?"
"아닙니다"
"아니 아니 힘들기다. 내 다 알제....힘내라"
"네, 감사합니다"
"삽겹살에 소주나 한 잔 하러 가자"
"그런데 사장님 차 끌고 오셨는데...."
민수의 걱정에 박 사장은 전형적인 술꾼들의 대답을 한다.
"내는 한 잔만 할기다"
‘그런데 아까 아줌마가 내일 맛나는 거 사온다고 했는데....’
민수를 배려한 박 사장이 민수의 집 근처 삽겹살집에서 차를 세운다.
끼이익.
"민수야 내는 주차하고 있을테니 삽겹살 4인분하고 소주 일 병 하나 시키라"
"네 사장님 준비해 놓겠습니다"
박 사장의 말에 민수가 대답을 하고는 잽싸게 삽겹살집에 들어간다.
"어서오세요. 혼자신가요?"
화요일 밤 어짜피 손님도 없을텐데 마치 혼자 왔으면 그냥 가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여주인이 말을 한다. 이에 민수 또한 자기 할 말만 하고 냉장고에서 잽싸게 참이슬 한명을 꺼내고는 아무 자리에 앉는다.
"2명, 참이슬 하나, 삼겹살 4인분이요"
스타트로 삼겹살 4인분을 시켜서 그런지 여주인의 표정이 밝아진다.
"네, 금방 가지고 오겠습니다"
여주인이 주방으로 들어가고 박 사장을 기다리며 민수의 가슴이 설레인다.
"이게 얼마만의 고기냐.... 저번에는 보너스도 주시더니.... 참 좋은 분이셔"
"민수야 시켰제?"
주차를 끝냈는지 박 사장이 어느새 와서는 물었다.
"네, 시켰습니다. 제가 한 잔 따라 드리겠습니다"
민수가 술을 따라주니 박 사장 또한 답례를 한다.
"받아라"
졸. 졸. 졸.
박 사장이 안주도 나오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한 잔을 비워 버린다.
"사장님 그렇게 드시면 취하십니다"
"아니다, 내는 진짜 한 잔만 할기다"
"제가 사장님 몫까지 먹겠습니다"
그 와중에 여주인이 다가와서는 삽겹살과 반찬들을 내놓는다. 그리고 삼겹살이 익어 갈 무렵 박 사장이 진지한 말을 하려는지 민수를 살짝 떠본다.
"민수야"
"네, 사장님"
"사실은 내가 너에게 진지하게 할 말이 있어서 그렇다"
"무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라"
박 사장의 말에 민수 또한 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놔둔 채 그의 입을 주시한다.
"너 언제까지 테니스장에서 일 할기가?"
"저야 오랫동안...."
"민수야, 네가 코치도 아니고 관리원, 즉 잡부일 뿐인데 24살이 꿈이 없어서야 되겠나?"
박 사장의 말에 민수가 대답을 하질 못한다.
"...."
"앞으로 가정도 이룰텐데 꿈을 가져라. 그리고 아버지랑은 아직도 연락을 안 하나?"
"아직...."
"후.... 내가 너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평생 아버지와 인연을 끊을기가?"
"아닙니다. 마음의 정리가 되면 연락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아직.... 마음의 정리가...."
어렵고 복잡한 주제를 꺼내서 그런지 한동안 서로에게 말이 없다.
박 사장은 애꿎은 담배만 뻐끔거리고 민수는 돌덩이처럼 느껴지는 삼겹살을 씹으며 억지로 목으로 넘긴다.
박 사장이 적막을 깨고 민수에게 말없이 소주를 따라준다.
졸. 졸. 졸.
민수 또한 말없이 고개를 돌려 거침없이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얼마나 그러한 일이 반복 되었을까 민수는 집을 향해 걷고 있고 박 사장은 보이질 않는다.
"박 사장님 저도 다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을걸요...."
꿈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는 건지 아버지를 찾기 쉽지 않다는 건지 애매한 말이다.
찰칵.
집에 도착한 민수는 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문도 잠그지 않은 채 그대로 뻗는다.
어제의 과음 때문이였을까?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민수가 일어난다.
"으이고....속이야....물...."
숙취가 심한지 일어나자마자 물부터 찾는 민수였다.
"캬~ 후....이제 좀 살 거 같네. 지금 몇 시지?"
시계가 오후 1시를 가르키고 있다. 민수는 깜짝 놀란다.
"벌써 1시야? 젠장 간만에 쉬는 날인데 벌써 반이 지나가 버렸네....이 짧은 시간을 어떻게하면 재밌게 보낼 수 있을까"
친구도 없고 돈도 없는 민수여서 그런지 특별히 무언가 생각이 안 난다.
"일단 씻고 나가서 해장국이나 한 그릇 먹자"
시간에 쫓기는 출근시간과 시간이 널널한 쉬는 날의 씻는 방식이 같다. 화장실에서 대충 고양이 세수와 까치집만 누른 민수가 밖으로 나간다.
"무슨 해장국을 먹을까~ 순대국이나 먹을까"
어느새 순대국집에 도착하고 들어가려던 차에 화장품가게가 눈에 뛴다.
"서연이 화장품이나 살까?....돈도 없는데....음....일단 가격이나 물어나 보자"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니 주인이 반긴다.
"어서오세요"
"여자 화장품 좀 선물하려고 그러는데요...."
민수가 용건을 말하니 주인이 영업용 멘트를 날린다.
"잘 찾아오셨어요. 그건 제가 전문이거든요....여자분 나이대가 어떻게 되세요?"
"17살이요...."
"어머, 동생인가 보네요?"
그녀의 말에 민수는 조금은 찔리지만 긍정을 한다.
"네...."
"그러면 아무래도 기초 화장품세트가 실용적일 거 같은데...."
"그러면 기초 화장품 보여주세요"
"하지만! 제가 전문가 아니겠어요? 기초 화장품이 실용적이긴 아무래도 선물로는 색조 화장품이 더 좋을 듯해요"
"17살인데...."
"그러니깐 색조 화장품을 추천한 거에요. 그 나이에 색조 화장품은 정말 접하기 어렵거든요"
"그런가요?"
민수가 망설이자 그녀는 눈을 빛내며 거침없이 설명을 한다.
"요즘 시셀쪽이 잘 나가거든요 아마도 이게 적당할 듯싶어요. 가격은 11만원인데 제가 특별히 10만원에 해 드릴 수 있구요. 그리고...."
가격에 놀란 민수가 기겁을 하고는 그녀에게 말한다.
"그렇게 비싸요?"
"이게 비싼 거라니요.... 이건 싼 편에 속해요"
"더 싼 건 없나요? 싼 것 중에 추천 좀 해주세요"
민수의 말에 주인이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다시 영업용 표정을 짓고는 친절하게 설명을 한다.
"네 그럼 아무래도 베네피트가 적당할 듯한데 이건 가격이 6만원이에요. 물론 제가 특별히 5만 5천원에 해 드릴수 있죠"
"음...."
민수가 대답을 안 고 뜸을 들인다.
"이 제품으로 말 할 거 같으면 세계적인 명성은 물론이고 그에 걸맞게 안전성 또한 검증이 된....“
거창한 설명에도 민수는 요지부동이다. 보다 못한 주인이 가격을 깎는다.
"제가 5만 3천원까지 해드릴 수 있는데...."
전혀 가격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듯 민수가 정색하며 말을 한다.
"가격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고 고민이 되서요"
"아....연예인 김태휘 아시죠? 그녀도 이 제품만 쓰고 있고 또한 다른 유명 연예인들도 이 제품을...."
한참을 고민한 민수가 구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는지 그녀에게 말한다.
"5만원에 해주세요"
민수의 말에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거절한다.
"그러면 저는 남는게 없는데...."
주인의 말에 민수가 거침없이 문을 나서며 말을 한다.
"제가 5만원 밖에 없어서.... 내일이 월급날이라 어머니, 아버지 화장품도 해드리려고 했는데...."
뻔한 멘트이지만 동네 화장품 가게 주인 입장에서 그러한 말은 무시할 수가 없었는지 나가는 민수를 불러 세운다.
"5만원에 해드릴게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민수가 카드를 내민다.
"현금 아니였어요? 5만원 밖에 없으시다고...."
"안돼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예쁘게 포장된 화장품세트를 구입하고 순대국집에 들어가니 순대국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다.
"엄청 좋아하겠지? 내일이 기다려지네.... 집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그냥 잠이나 자자. 그러면 내일이 빨리 오겠지?"
대충 순대국을 먹고는 민수는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 흥겨운지 모르겠다.
"룰루랄라~"
찰칵.
내일이 정말 기다려지는지 민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홀라당 벗고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뜨거운 물에 샤워나 하고 언능 잠이나 자자"
쏴아아아. 쏴아아아.
해장국으로 속을 풀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니 짜릿한 쾌감이 몰려온다.
"으어어어!"
가만히 뜨거운 물을 얼마나 맞았을까? 어느덧 수증기가 화장실을 가득 메운다.
"깨끗이 닦아야지 청결이 중요해"
유독 한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비누칠하는 민수였다.
"고놈 참 내꺼지만 우람하네"
부드러운 비누거품으로 자극을 해서 일까? 몸의 비율과는 정말 동 떨어지게 큰 족히 20cm는 될 법한 우람한 남성이 고개를 치켜든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나랑 하게 될 여자는 복 받은 거다"
여자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고는 서둘러 몸을 씻고 화장실을 나선다.
끼이익.
"개운하다"
화장실 문을 열고나오니 밀폐된 곳에 갇혀있던 수증기가 급히 밖으로 새어 나온다.
"꼭 불난 거 같네"
화장실을 빠져나와 확산되는 수증기를 보며 민수는 순간 2층에서의 일이 생각이 난다.
"내가 왜 그걸 생각을 못했지? 수증기가 빠져 나온다는 얘기는 틈이 있다는 거잖아?"
얼마 남지 않은 흔적을 마저 다 지우고는 민수가 로비로 나가보니 누군가 문을 두들긴다.
텅. 텅. 텅. 텅.
"이 시간에 누구지?"
왠지 불길한 마음에 민수는 문을 열기에 앞서 상대의 신원을 물어본다.
"민수야 내다!"
박 사장이였다.
"열어드리겠습니다"
민수가 문을 여니 박 사장이 민수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휴....다행히 때맞춰 도착했네? 도로 포장을 해서 그런지 길이 막혀서 혼났다"
"이 밤중에 어쩐 일로...."
"민수야 내일이 쉬는 날 아니가? 내 오늘 민수 술 한 잔 사주러 왔제"
"내일이 화요일이에요?"
민수의 말에 박 사장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이거 이거 젊은 녀석이...."
"제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민수가 정신이 없는 이유는 여자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을 곡해한 박 사장은 민수를 안타깝게 느낀다.
"혼자 일하니 힘들제?"
"아닙니다"
"아니 아니 힘들기다. 내 다 알제....힘내라"
"네, 감사합니다"
"삽겹살에 소주나 한 잔 하러 가자"
"그런데 사장님 차 끌고 오셨는데...."
민수의 걱정에 박 사장은 전형적인 술꾼들의 대답을 한다.
"내는 한 잔만 할기다"
‘그런데 아까 아줌마가 내일 맛나는 거 사온다고 했는데....’
민수를 배려한 박 사장이 민수의 집 근처 삽겹살집에서 차를 세운다.
끼이익.
"민수야 내는 주차하고 있을테니 삽겹살 4인분하고 소주 일 병 하나 시키라"
"네 사장님 준비해 놓겠습니다"
박 사장의 말에 민수가 대답을 하고는 잽싸게 삽겹살집에 들어간다.
"어서오세요. 혼자신가요?"
화요일 밤 어짜피 손님도 없을텐데 마치 혼자 왔으면 그냥 가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여주인이 말을 한다. 이에 민수 또한 자기 할 말만 하고 냉장고에서 잽싸게 참이슬 한명을 꺼내고는 아무 자리에 앉는다.
"2명, 참이슬 하나, 삼겹살 4인분이요"
스타트로 삼겹살 4인분을 시켜서 그런지 여주인의 표정이 밝아진다.
"네, 금방 가지고 오겠습니다"
여주인이 주방으로 들어가고 박 사장을 기다리며 민수의 가슴이 설레인다.
"이게 얼마만의 고기냐.... 저번에는 보너스도 주시더니.... 참 좋은 분이셔"
"민수야 시켰제?"
주차를 끝냈는지 박 사장이 어느새 와서는 물었다.
"네, 시켰습니다. 제가 한 잔 따라 드리겠습니다"
민수가 술을 따라주니 박 사장 또한 답례를 한다.
"받아라"
졸. 졸. 졸.
박 사장이 안주도 나오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한 잔을 비워 버린다.
"사장님 그렇게 드시면 취하십니다"
"아니다, 내는 진짜 한 잔만 할기다"
"제가 사장님 몫까지 먹겠습니다"
그 와중에 여주인이 다가와서는 삽겹살과 반찬들을 내놓는다. 그리고 삼겹살이 익어 갈 무렵 박 사장이 진지한 말을 하려는지 민수를 살짝 떠본다.
"민수야"
"네, 사장님"
"사실은 내가 너에게 진지하게 할 말이 있어서 그렇다"
"무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라"
박 사장의 말에 민수 또한 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놔둔 채 그의 입을 주시한다.
"너 언제까지 테니스장에서 일 할기가?"
"저야 오랫동안...."
"민수야, 네가 코치도 아니고 관리원, 즉 잡부일 뿐인데 24살이 꿈이 없어서야 되겠나?"
박 사장의 말에 민수가 대답을 하질 못한다.
"...."
"앞으로 가정도 이룰텐데 꿈을 가져라. 그리고 아버지랑은 아직도 연락을 안 하나?"
"아직...."
"후.... 내가 너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평생 아버지와 인연을 끊을기가?"
"아닙니다. 마음의 정리가 되면 연락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아직.... 마음의 정리가...."
어렵고 복잡한 주제를 꺼내서 그런지 한동안 서로에게 말이 없다.
박 사장은 애꿎은 담배만 뻐끔거리고 민수는 돌덩이처럼 느껴지는 삼겹살을 씹으며 억지로 목으로 넘긴다.
박 사장이 적막을 깨고 민수에게 말없이 소주를 따라준다.
졸. 졸. 졸.
민수 또한 말없이 고개를 돌려 거침없이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얼마나 그러한 일이 반복 되었을까 민수는 집을 향해 걷고 있고 박 사장은 보이질 않는다.
"박 사장님 저도 다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을걸요...."
꿈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는 건지 아버지를 찾기 쉽지 않다는 건지 애매한 말이다.
찰칵.
집에 도착한 민수는 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문도 잠그지 않은 채 그대로 뻗는다.
어제의 과음 때문이였을까?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민수가 일어난다.
"으이고....속이야....물...."
숙취가 심한지 일어나자마자 물부터 찾는 민수였다.
"캬~ 후....이제 좀 살 거 같네. 지금 몇 시지?"
시계가 오후 1시를 가르키고 있다. 민수는 깜짝 놀란다.
"벌써 1시야? 젠장 간만에 쉬는 날인데 벌써 반이 지나가 버렸네....이 짧은 시간을 어떻게하면 재밌게 보낼 수 있을까"
친구도 없고 돈도 없는 민수여서 그런지 특별히 무언가 생각이 안 난다.
"일단 씻고 나가서 해장국이나 한 그릇 먹자"
시간에 쫓기는 출근시간과 시간이 널널한 쉬는 날의 씻는 방식이 같다. 화장실에서 대충 고양이 세수와 까치집만 누른 민수가 밖으로 나간다.
"무슨 해장국을 먹을까~ 순대국이나 먹을까"
어느새 순대국집에 도착하고 들어가려던 차에 화장품가게가 눈에 뛴다.
"서연이 화장품이나 살까?....돈도 없는데....음....일단 가격이나 물어나 보자"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니 주인이 반긴다.
"어서오세요"
"여자 화장품 좀 선물하려고 그러는데요...."
민수가 용건을 말하니 주인이 영업용 멘트를 날린다.
"잘 찾아오셨어요. 그건 제가 전문이거든요....여자분 나이대가 어떻게 되세요?"
"17살이요...."
"어머, 동생인가 보네요?"
그녀의 말에 민수는 조금은 찔리지만 긍정을 한다.
"네...."
"그러면 아무래도 기초 화장품세트가 실용적일 거 같은데...."
"그러면 기초 화장품 보여주세요"
"하지만! 제가 전문가 아니겠어요? 기초 화장품이 실용적이긴 아무래도 선물로는 색조 화장품이 더 좋을 듯해요"
"17살인데...."
"그러니깐 색조 화장품을 추천한 거에요. 그 나이에 색조 화장품은 정말 접하기 어렵거든요"
"그런가요?"
민수가 망설이자 그녀는 눈을 빛내며 거침없이 설명을 한다.
"요즘 시셀쪽이 잘 나가거든요 아마도 이게 적당할 듯싶어요. 가격은 11만원인데 제가 특별히 10만원에 해 드릴 수 있구요. 그리고...."
가격에 놀란 민수가 기겁을 하고는 그녀에게 말한다.
"그렇게 비싸요?"
"이게 비싼 거라니요.... 이건 싼 편에 속해요"
"더 싼 건 없나요? 싼 것 중에 추천 좀 해주세요"
민수의 말에 주인이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다시 영업용 표정을 짓고는 친절하게 설명을 한다.
"네 그럼 아무래도 베네피트가 적당할 듯한데 이건 가격이 6만원이에요. 물론 제가 특별히 5만 5천원에 해 드릴수 있죠"
"음...."
민수가 대답을 안 고 뜸을 들인다.
"이 제품으로 말 할 거 같으면 세계적인 명성은 물론이고 그에 걸맞게 안전성 또한 검증이 된....“
거창한 설명에도 민수는 요지부동이다. 보다 못한 주인이 가격을 깎는다.
"제가 5만 3천원까지 해드릴 수 있는데...."
전혀 가격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듯 민수가 정색하며 말을 한다.
"가격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고 고민이 되서요"
"아....연예인 김태휘 아시죠? 그녀도 이 제품만 쓰고 있고 또한 다른 유명 연예인들도 이 제품을...."
한참을 고민한 민수가 구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는지 그녀에게 말한다.
"5만원에 해주세요"
민수의 말에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거절한다.
"그러면 저는 남는게 없는데...."
주인의 말에 민수가 거침없이 문을 나서며 말을 한다.
"제가 5만원 밖에 없어서.... 내일이 월급날이라 어머니, 아버지 화장품도 해드리려고 했는데...."
뻔한 멘트이지만 동네 화장품 가게 주인 입장에서 그러한 말은 무시할 수가 없었는지 나가는 민수를 불러 세운다.
"5만원에 해드릴게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민수가 카드를 내민다.
"현금 아니였어요? 5만원 밖에 없으시다고...."
"안돼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예쁘게 포장된 화장품세트를 구입하고 순대국집에 들어가니 순대국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다.
"엄청 좋아하겠지? 내일이 기다려지네.... 집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그냥 잠이나 자자. 그러면 내일이 빨리 오겠지?"
대충 순대국을 먹고는 민수는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 흥겨운지 모르겠다.
"룰루랄라~"
찰칵.
내일이 정말 기다려지는지 민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홀라당 벗고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뜨거운 물에 샤워나 하고 언능 잠이나 자자"
쏴아아아. 쏴아아아.
해장국으로 속을 풀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니 짜릿한 쾌감이 몰려온다.
"으어어어!"
가만히 뜨거운 물을 얼마나 맞았을까? 어느덧 수증기가 화장실을 가득 메운다.
"깨끗이 닦아야지 청결이 중요해"
유독 한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비누칠하는 민수였다.
"고놈 참 내꺼지만 우람하네"
부드러운 비누거품으로 자극을 해서 일까? 몸의 비율과는 정말 동 떨어지게 큰 족히 20cm는 될 법한 우람한 남성이 고개를 치켜든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나랑 하게 될 여자는 복 받은 거다"
여자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고는 서둘러 몸을 씻고 화장실을 나선다.
끼이익.
"개운하다"
화장실 문을 열고나오니 밀폐된 곳에 갇혀있던 수증기가 급히 밖으로 새어 나온다.
"꼭 불난 거 같네"
화장실을 빠져나와 확산되는 수증기를 보며 민수는 순간 2층에서의 일이 생각이 난다.
"내가 왜 그걸 생각을 못했지? 수증기가 빠져 나온다는 얘기는 틈이 있다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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