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그후 - 1부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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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었다. 산천은 신록으로 물들고 여기저기 꽃들이 만발하다.
여의도는 삭막하여 봄을 만끽하긴 힘들었지만, 날씨가 화창하니 다들 쉴때면 삼삼오오 짝을지어 나들이를 즐겼다.

봄 체육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다들 너무 연구에만 몰두하여 건강이 염려됩니다. 마침 모내기도 해야하여 꼴찌팀은 모내기 벌칙을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종목은 남자 넷이 제시하는 것으로 하였다.
“순서만 정하고 그때그때 종목을 정하는 것으로 하지. 3명이 찬성하면 종목 채택하는 것으로하고”
김형욱이 그렇게 제안했다.
1등은 10점. 2등은 5점 3등, 4등은 각 1점씩
4등은 모내기 우승은 한달 식사준비 면제라는 조건이 걸렸다.

찬우가 제일처음 종목을 제안하게 되었다.
“육상으로 하죠” 박수연이다. 화학이라는 기초학문자 답게 운동기초종목으로 승부를 보잔다.
100미터. 200미터. 800미터. 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400미터 릴레이. 만미터 달리기의 8개 종목을 하기로 했다. 남자는 릴레이를 제외한 한종목만 참가하는 것으로 하였다.
“우리는 다 합해도 7명인데 너무하네”
“그 너무한 것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언니자나” 원칙론자 영은이 잡은 거다.
학자 아니랄까봐 항상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긴다. 조금 고리타분할 정도다.
단, 섹스할때는 빼고. 원칙론자들이 사실은 더 자유분방할 때가 많다. 그건 평소에 억눌리며 자제한것을 맘껏 방출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찬우가 만미터를 뛰기로 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꼴찌다. 그것도 형편없이 큰 차이로.
“우우” 쌍둥이 자매가 그런 찬우를 보고 야유를 보냈다.
쌍둥이 자매가 출전한 종목은 다 우승했다. 릴레이를 포함해서.
그리고 현진이 나름 선전하여 2등을 했다. 멀리뛰기에서.
김형욱네가 육상종목에서 종합우승이다. 인원이 많아선지 여유있었다.
찬우가가 준우승

다음은 김형욱이 축구를 제안했다.
전후반 20분씩 남자는 전반을 골키퍼, 후반은 자유롭게 뛰기로 했다. 다만 총 출전선수는 7명으로 했다.
예선을 김형욱가와 처음부터 붙었다. 선수교체는 없게 하자고 우겨서 1명만 교체할수 있게 하였다.
전반은 쌍둥이 자매의 일방적인 독주로 4:0 이었다. 우리팀은 서로 교감하고 있으므로 조직으로 하는 경기엔 강했다... 라고 생각했지만.
김형욱이 필드선수로 뛴 후반에만 무려 8골을 먹어서 8:6으로 졌다.
김형욱을 전담마크하던 찬우는 몇 번이나 김형욱에게 부딪혀 나뒹굴었다.
결국 결승전에서 김형욱가가 우승했다.

스티브가 제안한 농구. 리처드는 덩치만 컸지 운동엔 약한듯 했다. 그렇지만 역시 찬우가가 그들 이기기엔 터무니 없었다. 일방적으로 졌다. 리처드를 막기에 찬우는 너무 약했다. 키도 엄청 차이가 나고,

현재까지 찬우네는 준우승 한 개 포함 7점. 김형욱가는 우승2개.포함 21점 스티브는 우승1 포함하여 12점 리처드가는 준우승2 포함하여 11점이었다.

리처드가 기가막힌 종목을 제안했다.
아마도 쌍둥이 자매가 지들끼리 떠들던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찬우 아저씨 여보야는 잠자리에서 하는걸 봐서 종합우승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거랑 운동이랑은 틀린가” 이런 대화였다.

“우리의 주요덕목 중의 하나는 바로 대를 이을 아이를 많이 낳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종목은 누가 섹스를 잘하나입니다”

“모야. 그것이 운동경기라고 할순 없지" 라고 많은 이들이 기가막혀 했고. 특히 찬우네는 극렬 반대하였다.
그런데 “최고의 종목이군 환상적이다”
김형욱이 찬성했다. 곽문주가 반대하려 했는데, 김형욱의 사나운 눈길한번에 기가 팍 죽었고, 그걸로 판이 뒤짚어졌다.

여자가 몇이든 상관없이 입이든 성기로 하든. 빨리 상대남자를 사정하게 하면 이기는 것으로 하는 게임이란다.
찬우네는 포기할테니 꼴지로 인정해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댐폭파 할때도 다수결로 결의했고, 나는 그 결정에 따랐다. 그래서 댐 폭파를 내가 하러갔다. 공동체에서 다수가 찬성하는 것은 같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김형욱의 사나운 눈길에 찬우도 지지않고 맞섰지만, 리처드 스티브 김형욱의 공세가 강렬했다. 심지어는 “공동의 결의를 따르지 않는다면 추방해야한다”는 말까지 한다.

그때.
영은이 나섰다.
“찬우가의 조영은은 찬성합니다. 단, 각가에서 2명씩으로 하되 상대가 지목하는 것으로 했으면 합니다”
박수연이 깜짝 놀라며 반대했다. 현진과 수정도.
“그냥 하자. 우리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말고. 마지못해서긴 하지만 다들 하겠다는데, 우리가가 외톨이가 될순 없자나. 덕분에 얻는것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영은이 이렇게 말하는데 차마 더 이상 반대하긴 힘들어 보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이나 학문을 갖고 있는 여자를 선택해” 영은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기가막힌 대결이었지만 찬우는 영은의 의도를 대충 알아채렸다. 어짜피 할거라면 이득을 얻을수 있는 방안으로 합리화 하는 것이다.

막바로 결승이었다. 4명이 일렬로 서서 찬우는 김형욱가의 여자와 맞섰다.
“비행기 조종 필요하지 않아?”
“수학자가 필요해”
“의사가 진짜 중요하지”
“전기전문가 어때”“수의사도 필요해”
의견이 분분하다.
결국 찬우가 알고 싶은것을 하라고 되었다.
“비행기 조종이랑, ... ”
“아저씨 여보야. 수학으로 해줘” 쌍둥이 자매가 조른다. 골치아픈 수학을 꽁으로 얻을 셈이다.
“우리는 이하임양과, 김윤희씨를 지목합니다.”

쌍둥이 자매가 물을 마시는척 근처를 지나며 자기들끼리 대화를 한다.
“우리 아저씨 여보야는 입으로 하면 금새 사정해버리는데 큰일났다.”
“맞아 목으로 깊이 넣으면 끝장이지” 지들끼리 수군거리는데, 딱 들을만큼 아슬아슬하다.

찬우는 한때 강남의 룸에서 이런 짓을 여러번했다.
그렇지만 그때는 다들 여급들이었고, 지금 남의 자지를 애무할 여자들은 사랑하는 연인들이 아닌가.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찬우가에서는 영은과 현진이 불려나갔다. 김형욱이 쌍둥이 자매중 하나를 선택했지만, 그건 결사 반대하여 대신 현진이 뽑혔다.

김형욱은 좋아죽는다. 리처드와 스티브는 못내 아쉬워한다.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영은과 섹스를 할 기회를 놓친것이 분한 것이다.

리처드가 자신있게 바지를 훌렁 벗는다.
“와우”하는 소리가 들린다. 무척 크다. 아이 팔뚝만 하다.
스티브가 씨익 웃으며 바지를 벗는데
“와우와우와” 하는 소리.
그의 것은 굵기도 크거니와 길이도 엄청나다.
김형욱의 것도 스티브 못지 않다. 그렇지만 무언가 흉직한 생김새다.

마지못해 바지를 벗은 찬우
“아~” 작은 실망소리다. 그렇다 찬우것은 아주 귀여운 모습이었다. 앙 깨물어 주고 싶다랄까? 길이도 굵기도 적당한 것이.

“삑” 출발신호가 들렸다.
김형욱은 좋아죽다가 이내 실망이다.
영은과 현진은 결코 빨리 끝낼 속셈이 아닌것이다. 대충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다.
가볍게 살짝 만지는척하고, 툭툭 치는 정도로 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여자들은 아주 열심이다.
특히 이하임과 김윤희는 ‘거억’하며 입속깊이 찬우의 자지를 밀어넣었다.
비록 크기는 크지 않지만, 밤새워 해도 지치지 않는 찬우 아닌가.
이하임과 김윤희가 죽어라 목깊이 넣어 사정을 유도하지만,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하임과 김윤희는 찬우의 자지를 빨면 빨수록 신비한 것이, 마치 자지가 그녀들의 머릿속 깊이 파고 들며 마치 물방울이 튀며 옷이 젖듯 머릿속이 축축히 젖어드는 느낌이다. 목구멍에 닿은 자지가 목구멍을 자극하기는 커녕, 오히려 목을 편안하게 하며 클리톨리스를 애무하듯이 기분좋은 진동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찬우에게 내 모든 것이 속해지며, 그의 품안에 꼬옥 잠겨 헤어나오지 못할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데, 몇일밤을 지새우고 뽀송뽀송한 이불속에서 한없이 잠들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김형욱은 아주 기분이 나빴다. 이하임과 김윤희가 아주 황홀한 표정으로 찬우의 자지를 애무하는데. 평소에는 목구멍 깊이 해달라고 해도 잘 안해주던 그녀들이 아닌가. 하긴 그의 것이 워낙에 커서 목구멍이 몇 번이나 파열되기도 했다. 물론 그녀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무지막지하게 대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들은 너무가 기분좋은 표정으로 시합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찬우의 자지를 마치 보물단지 대하듯 하고 있지 않은가. 거칠게 목구멍으로 삼키다간, 숨을 몰아쉴참에 교대를 하고 다른여는 찬우의 부랄과 항문주변을 애무해주기도하고, 마치 소중한 무엇을 만지듯 자지를 어루만지기도 하는 것이 이제껏 단 한번도 김형욱이 본적이 없는 표정이다.
더군다나 그토록 기대했던 조영은은 대충 흉내만 내며 잘 만지려 들지도 않았다. 그나마 김현진이 몇 번 쪽쪽 거리긴 했지만 그것도 아주 성의 없는 것이었다.
김형욱은 직감으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사이 스티브와 리처드가 사정을 했다. 남은것은 김형욱과 서찬우 둘 뿐이었다.
그때 서찬우가 사정을 했다. 오히려 이하임과 김윤희가 아쉬워한다.
둘은 찬우의 정액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꿀이라도 먹는듯한 표정이다.

박수연이 슬쩍 미소를 짓는다.
찬우는 이미 이하임과 김윤희의 모든 것을 얻었으므로 더 이상 할 의미를 갖지 못하고 끝내버린것을 알았다.
김형욱이 분해한다. 이건 자기가 의도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것이다.
“우승 김형욱가”
결국 찬우가와 리처드가가 12점으로 공동 3위가 되었다.
모내기를 같이 가기로 했다.

쌍둥이 자매는 꼴찌임에도 가장 좋아한다.
골치아픈 수학의 전문가 지식을 공짜로 얻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

“미안, 수학공식 나눠주는건 7월말 쯤에 시험쳐보고 100점 맞으면”
천재소녀들이라 수학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려서 놀기를 좋아한다.

자지는 그만 갖고 놀았으면 좋겠는데, 그걸 제일 좋아하는게 문제다.


모내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농사꾼이 된 찬우는 강화도를 뻔질나게 다녔다.
어느날 갑자기 헬기를 몰아본다고 하더니 30분 가까이 자판앞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리곤 이내 능숙하게 헬기를 모는 것을 보고 이하임은 놀랐다.
농사는 많은 양이 아니었지만 잔손이 많이 갔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졌다.
찬우가 강화를 간 사이에 기어코 김형욱이 영은을 덮친것이다.

영은이 예의 서울대 자기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김형욱이 영은의 연구실을 찾아왔다.
다짜고짜 지난번 일을 끄집어내며,
“알아. 너도 내꺼를 빨고 싶자나, 찬우가 지켜보니 괜히 서투른척 했지만, 너도 내 자지를 빨고 싶었자나,”
영은이 마지못해 찬성하며, 그것을 이용하여 기술을 빼낸 것을 김형욱은 알지 못했다.
이하임과 김윤희는 대충 느낌으로 알고 있었지만 김형욱에게 말하진 않은것 같다.
“요새 잠을 자도 네 생각이 나서 발기가 안될 참이야.”영은은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찬우는 오늘 강화도에 있을 것이다. 얼른 마음속으로 찬우를 불렀다.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라 닿을지 모르겠다. 크게 소리를 내어보려고 했지만. 이곳은 넓은 곳이라 잘 들리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김형욱을 자극할 것이란걸 알았다. 가능한 길게 시간을 끌어볼 참이다.

“날 범하면 전체 회의에서 벌칙을 내릴텐데요?”
“훗. 알자나. 날 벌줄 사람은 없어. 나는 이곳의 대장이야. 결국 세상의 제왕인 셈이지”
영은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위태위태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지만, 결국 지금의 모든 것은 형식일 뿐이고, 힘쎈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란걸.
김형욱의 횡포가 점점 본색을 드러내고 있고, 비례하여 김형욱가의 여자들은 점점 피폐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영은을 비롯한 대다수가 느낌으로 알고 있다.

차츰 김형욱이 영은의 앞으로 다가온다.
“자 협조하면 다치지 않고 끝날 것이다. 그리고 아무일 없다는듯이 돌아가면 아무도 모를걸”
“이성을 찾으시죠. 우린 44인의 인류대표라는 것을 잊지마시구요”
“얼어죽을 인류대표는 관두고, 중요한건 지금 내 앞에는 내가 먹고싶은 너가 있다는것이 중요한거야”
무대뽀다. 힘으로 김형욱을 이길 사람은 현재 이 세계엔 없다.
“잠시만요. 제가 지금 생리거든요”
“그래 그럼 생리란걸 확인해볼테니 팬티를 벗어봐”
김형욱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그순간 영은이 책상옆의 평형저울의 대를 잡고는 김형욱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러나 그것을 미리 알기라도한듯, 김형욱이 간단히 손을 뻗어 나꿔챈다.
“난 군인이었거든”
나약한 여자 물리학자인 영은이 군출신의 건장한 남자에게 한주먹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형욱의 손바닥이 영은의 볼을 때렸다.
‘짝’ 뺨을 맞은 영은이 저 멀리 쿵하고 떨어졌다.
어찌나 쎈지 영은의 입가에 입가가 찢어지며 피가 나온다.

“난 이게 더 좋아. 자지를 빨릴때 침만으론 부족하거든. 입안에 피가 그득해야 진정한 딥스롯(deep throat)이라 할수 있지.”
형욱이 나동그라져 있는 영은의 앞에서 바지를 벗었다. 흉직한 자지가 툭하고 튀어나왔다.
“자 어디부터 넣을까. 입? 보지? 항문?”

그때 문이 발칵 열리며 수연이 뛰어들었다.
“이게 무슨 짓이예요”
그런 수연을 형욱이 다가서며 주먹을 휘두른다. 수연이 한방 맞고는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뒤이어 이영 아영이 뛰어온다. 도서관에서부터 뛰어 오랴 숨이 가뿐지 헉헉 거리며.

“나쁜놈 죽일놈” 이영은 욕은 배우지 못했나보다.
아영도 마찬가지다. “야 천인공노할 놈아”
김형욱이 이죽거린다.
“40인공노 겠지 이세상이 40명인데 천인이 노한다는게 말이되는줄 아니”
그런데 갑자기 수연의 품에서 무언가 나오더니 형욱의 눈을 향해 분사되었다.
가스총이다.
형욱이 눈을 부라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순간 수연이 영은을 부축하고 나섰다.
이어 이영 아영이 티자와 각도기를 무기삼아 호위하며 뒤를 쫓았다.


찬우는 피를 뽑고 있었다. 그런데
“김형욱이 내 연구실에 와서 날 범하려 해요” 차분하지만 다급하게 영은의 목소리가 느껴졌다.
급히 수연과 이영 아영에게 사태를 알렸다.
한걸음에 헬기로 간 찬우가 급히 시동을 켰다. 그런데 순서가 잘못된 것인지 피식피식 거리며 발동이 걸리지 않는다. 다급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리저리 시동을 돌리다가 키가 부러지고 말았다. 낭패다. 어찌해얄지.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며, 머릿속에서 무언가 확 불이 붙는다. 싶더니 가슴으로 내려와선 다시 발끝까지 파란불이 확 피어오르는 느낌이다.
‘교감하라’ 어디선가 그런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교감이라니요?’
‘원하는 것을 말하고 허락을 받으면 교감된다’

잠시 침묵. 더 이상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
찬우가 헬기의 조정간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급히 서울대로’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러자 헬기의 시동이 걸렸다.
그러더니 최고 속도로 땅을 박차며 솟구치더니 날아간다.
찬우가 서울대 상공으로 갔을때 저멀리 소란스러운 장면이 보였다.

이영 아영이 티자를 마구 휘두르며 김형욱을 막고 있었고, 게슴츠레 눈을 가린 김형욱이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접근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 몇 명의 여자들이 김형욱을 뒤에서 붙잡다가 이내 팽계쳐 졌다.
헬기가 땅에 처박히듯 내려앉았다. 그속에서 찬우가 튀어나왔다.
“김형욱”
그러나 그런 찬우는 김형욱의 주먹에 한방에 나동그라진다.
다시 김형욱의 발이 찬우의 허리를 강타했다.
풀석 찬우가 바닥에 뒹굴었다.
김형욱이 크게 소리쳤다.
“나는 제왕이다. 아무도 날 제지하지 못해. 모두 무릎을 꿇고 나에게 복종하라”
여자들이 형욱의 눈길을 벗어나려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김형욱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마치 지옥의 사신을 보는듯 했다.

그 순간 저멀리서 무언가 점점이 다가온다. 그것은 한두개가 아닌 수백의 무리였다.
개떼들이었다.
순식간에 들이닥친 개들이 찬우와 영은 일행을 감싸고 김형욱을 바라보며 으르렁 거렸다.
마치 찬우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듯 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찬우가 힘없이 말했다.
“아무도 헤치지 말고, 이만 물러가. 너희들 정말 고맙다”


저녁 긴급회의가 열렸다.
김형욱은 묶여 있었다. 그렇지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다.
“당장 풀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 죽이고 만다”

“우리는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오늘은 개떼들이 몰려왔지만, 내일은 또 무엇이 나타나 우리를 위협할지 알수 없습니다.” 곽문주가 오랜만에 사회를 본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되었다.
이것은 김형욱의 만행을 질타하는 투가 아니다.

“김형욱의 죄를 묻기 이전에 서찬우 그를 세워 오늘의 일을 설명해야 할것입니다.”
“우리는 이전부터 계속 의심해 왔습니다. 인류의 멸망을 누군가 주도한 것이라고, 그리고 서찬우 그의 배후에 그들이 있을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형욱의 만행은 고사하고 서찬우를 몰아세우고 있다.

“그는 야생동물들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지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어쩌면 악마의 환생일지도 모릅니다.”
“그가 동물들을 지휘하여 우리를 습격해선, 물리쳤는데. 이는 바로 우리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술수입니다.” 대부분 리처드와 스티브의 발언이었다.
“동물들을 시켜서 우리를 헤친다면 우리는 이겨낼 수가 없습니다.” 곽문주가 별다른 제지 없이 그것을 인정하는 듯한 말투다.

“김형욱이 제 연구소에 들이닥쳐 절 능욕하려하였고, 절 보호하려던 수연과 이영 아영 자매를 폭행하였습니다. 지금 이것을 벌하려 하지 않고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영은의 말이 김형욱의 큰 목소리에 묻힌다.
“저년이 날 유혹했어. 지난번 운동회에서 남의 눈치를 보느라 하지 못한 섹스를 하고 싶다고 날보러 오라고 했단 말야”
다들 이말이 거짓인줄 안다. 그렇지만 저 김형욱은 너무 무섭다.

“우리는 어느날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마치 누군가에게 선발된 듯 각방면의 전문가들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겹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모였습니다. 우리의 가족과 형제자매들과 헤어져 내일을 짐작하지 못할 두려움에 치를 떨며 서로를 부둥켜 안았고, 겨우 살아갈 방도를 찾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김형욱의 잘못도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그전에, 왜 우리가 이토록 절망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얻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일 것입니다. 서찬우씨, 당신은 남자로써 다른 사람보다 별다른 특장점이 없이 이곳에 와 있습니다. 어쩌면 살아남은 혜택을 가장 잘 누리는 사람일거라 생각해봅니다.”
다들 웅성웅성거린다. 갑자기 방향이 선회한다. 김형욱이 아닌 찬우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동물을 부리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가 동물과 어울리는 것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함임을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요?”
“좋습니다. 그럼 서찬우씨는 어떻게 동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찬우가 일어났다. 좌중의 모든 시선이 찬우에게 쏠렸다.
김형욱의 잘못을 대다수가 알고 있지만, 찬우에 대한 궁금증도 만만찮은것이다.

“교감입니다. 우리는 그간 서로 통하지 못하여 오해하고, 싸움을 하고, 헤어지고, 파괴를 일삼았습니다. 사람들끼리 교감하지 못했고, 나라간에도 교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는 더 교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이 멸종하였고, 대다수의 동식물들이 소수만이 남아있습니다. 자원은 더 시급합니다. 조만간 수십억년의 세월을 쌓아온 석유도 100년 사이 인간들에게 다 소비되어버릴것이며, 석탄이 없어지듯, 동식물이 멸종하듯 자원도 멸종할 것입니다.
그랬던 인류는 이제 44명만이 살아남은, 세상에서 가장 약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더 이상 먹이의 최상층 구조에서 모든 것을 파괴하는 집단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머리가 좋은 영물이라는 자만심이 아닙니다. 자연에 겸손하게 접근하고,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부족한 만큼 채우고, 자연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것은 교감이라 생각합니다. 서로의 부족한 것을 채우고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고, 서로를 본받는 교감을 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동물들과 교감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가장 절박하게 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도와달라고 외쳤고, 그들이 화답했습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닌, 화합하고 교감했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중이 조용하다.
“그럼 결론은 우리 44명이 인류를 대신하여 죄인이 되어 대신 벌을 받는 유배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이란건가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아남았고, 인류를 이어갈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분열시키며 다시 제왕이 되어 파괴를 일삼는 것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수연의 말이었다.
숙연하다.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을 깨고 김형욱이 나섰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한다. 그리고 뭉쳐야 한다. 더욱 강한 힘으로 뭉쳐야 한다.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것들과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한다. 나는 강하다. 저 찬우란 놈은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이고, 한낱 미물들에게 의존하여 우리를 핍박하고 있을 뿐이다. 너희들에게 묻는다.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할지.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미물들에게 의존하여 내 생명을 내놓을지.”
좌중이 수근거린다. 밤이 깊어갔다.

찬우가의 의지와 상관없이 곽문주는 찬우가의 추방을 결의했다.
반대도 많았지만 의외로 찬성도 적지 않아, 다수결로 들어섰을 때는 이미 리처드 스티브, 그리고 김형욱의 입김이 작용하였다.
다만 최소한의 교류는 허용되었다.

2016년 5월 20일 찬우가는 여의도 KBS를 떠나 영종도로 이사를 했다.
후대의 사람들이 2월16일을 파괴의 날.
5월 20일 이날을 인류의 새로운 탄생의 날로 정해 기리게 된 날이다.
서기 2016년은 서력이 시작되는 해가 되었고, 서력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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