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운명 - 6부8장

작성자 정보

  • AV야동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6부 8장

단영은 화랑 사무실에 앉아 있던 전기형을 보았다. 직원은 분위기를 알고 나가 주었다.

“여전하군.” 전기형은 시커먼 옷을 입고 단영을 응시했다. 그는 마치 귀신 같이 보였다.

단영은 자신의 삶을 전기형이 알았는지 몰랐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말을 잇는다.

“네 그 잘난 집안에게 당한 것을 생각해 보면 치가 떨리지만, 이젠 다 지난 일이야.”

“그 동안 어떻게 사셨지요?”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 말해야 할 이유도 없고. 언제 이혼했나?”
“네?”
“이혼하지 않았다면 내가 여기서 전시회 하는 걸 알 일도 없을 테고 관심도 없었을 거 아닌가? 아이도 없을 테고. 아이가 있으면 이 시간까지 여기 있지도 않겠지.”
“당신이 말을 안 하니 나도 말할 이유가 없지요.”
“됐어. 어차피 다시 만났으니, 하고 싶은 말이나 하지.”
“왜 그 동안 연락을 안했지요?” 단영이 물었다.
“연락을 안 하긴? 매를 맞고 초죽음이 되어 시궁창에 버려졌지만, 겨우 살아 남아서 네 그 잘난 집에 편지를 썼지. 그러나 답장은 없더군.”
“왜지요?”
“이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야. 어째 이십 년이 지나도록 모르나? 자네 할머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몰라? 그 편지가 네게 도착하게 내버려 둘 줄 알았나?”
“그래서요?”
“내가 거처하던 암자로 어떻게 알았는지 사람을 보냈더군. ““그 다음은요?”
“이런 이야기 구차하게 하는 것 자체가 분통이 터져. 네 이야기나 듣자.”
“나도 잘 먹고 잘 살았던 것만은 아니었어요.”
“그렇겠지. 재벌가 며느리의 삶이 그런 거니까. 더우기 대를 이을 아들도 못 낳았으니 오죽했을까?”
기형은 옛날의 밝았던 모습 같은 건 더 이상 없었다.
“내가 옛날처럼 너에게 밝은 얼굴로 사랑해 이래 주기를 바랬나? 내가 바보고 병신인가? 그 잘난 하씨 종가는 나 같은 놈이 기어오를 수 없는 성이라고 했었지? 네가 존경하는 그 잘난 할머니가 말이다.“
“할머니를 욕하지 마세요. 우리 집안을 일으킨 분이예요.”
“그렇지. 조카들을 다 명문가에 시집보내고 너도 그렇게 해서 일으켰지. 그렇지만 종손이라는 네 동생은 근무력증으로 얼마 있으면 움직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잖아?”
“그걸 어떻게 알아요?” “병원 다니다가 봤지. 네 할머니 덕에 골병이 들어서 이러고 있으니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림 쪽으로 걸어갔다. 한눈에 봐도 한쪽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게 눈에 보였다.

“네 할머니라는 분이 내게 준 선물이야. 그러니 더 이상 내게 캐묻지 마. 그 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너에게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어. 네 이야기나 듣자.”

그녀는 단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단우는 이 모든 사실을 모른다. 알아도 이해할 사람이 아니다. 꼬장꼬장하기는 하씨 가문 역사상 단우가 제일이라고 할머니도 말씀하셨으니까.

“사실대로 말하지요. 남편이 바람이 나서 이혼했어요.”
“그런 것도 못 참으면서 무슨 재벌 부인 자격이 있나?”
“….” “네가 내 앞에서 이러고 있는 것 자체가 감정의 유희에 다름 아니야. 너는 그 동안 나를 찾으려는 아무런 노력도 없었고, 내가 전시회나 열게 되니까 나타난 것일 뿐이야.”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해 줬으면 하나요?”
“네가 내게 뭘 해 줄 수 있지? 아이를 낳아 줄 수 있나, 돈을 줄 수 있나, 아니면 나의 그림을 도와 줄 수가 있나.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네가 더 잘 알면서 왜 나한테 묻지?”
“평생 당신 옆에서 속죄할 수는 있어요.”
“죄는 하애자 그년이 진 거야. 나중에 그년을 만나면 그 때 죄값을 받아 내야지. 나는 너에게서 바라는 게 없고, 넌 내게 아무것도 줄 수가 없으니, 다시 만날 필요는 없어.”
“….” “그래도 아직 네가 날 잊지는 않았다는 걸 알았으니 됐어. 이만 가 봐야겠군.”

그는 조용히 일어서, 다리를 끌고 사무실 문을 나섰다.
단영은 하애자 할머니가 그렇게까지 전기형에게 잔인하게 한 줄은 몰랐다. 가문을 위해서라곤 하지만 사람을 저 지경까지 만들다니.

그녀는 이강혜가 준 카드로 화랑에 남은 그림을 다 사버렸다. 이것이 그녀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의 전부다.
--

강혜는 하단우와 통화중이었는데 메시지가 왔다. “카드에서 1억 8천만원이 지출되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카드 번호는 하단영에게 준 카드이다. 그녀는 단우와의 통화를 계속하며, 손으로는 비서에게 쪽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단영에게 남자라도 생긴 게 아닌가? 평생 집에서 나갈 일이 없을 거 같던 하단영이 갑자기 이런 큰 돈을 써버렸으니 뭔가가 있다. 미리 단속해서 싹을 잘라내지 않으면 나중에 큰 골칫거리가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니가타로 가잔 이야기지?” “그래. 그런데 이번에는 강준이를 데려갈 수 없으니 통역을 데려가야겠지?””그렇지, 믿을 만한 사람으로 하나 데려가야겠지.”
“여자가 좋을까, 남자가 좋을까? “ “남자가 낫겠지.”

--
이만국의 저택.

이만국은 다음 번에 공천이 유력한 수도권의 모 도시에서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회사 일은 이강혜와 직원들이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

그러니 저택에서는 이강준과 새로 온 도우미 아주머니만이 있었다.

강준은 심심했다. 지난 번에 가오리의 구멍에다 집어 넣던 맛이 삼삼했는데, 그놈의 발작 때문에 다 끝내지 못해서 답답했다. 그는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지금 시간에는 가오리는 자빠져 자고 있으리라.

“모시모시” “나야, 캉쥰.” “뭐?”
가오리는 강준이 자기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것을 알고 좋아했다. 혹시 한국에 불러 주는 거 아니야?
“나 심심해. 집에 나 혼자인데 좀 와 줄 수 있어?”
“여기 도쿄야. 당장 오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비행기표 보내면 올 수 있어?”
가오리는 미소를 띄었다. 그 정도는 해야지.
“언제 보낼 텐데?”
“이번 주중에. 보내는 대로 바로 와.”
“알았어. 그 대신 수고비는 줘야 해?”
“그래. 우리 집 주소는 서울 강남구 xx…”
이 때 가오리의 방에 외할아버지 마사히토가 노크도 없이 들어왔다. 그는 수십년간 단련된 매의 눈으로 외손녀가 쓰고 있는 카타카나를 읽고 기억했다.

니가타 서에서 후지와라 마사히토 형사를 기억하는 이는 많다. 그 능력으로 왜 이런 지방에 머무르고 있나 하는 말도 많았지만 그는 고향이 좋았고, 그 일만 아니었어도 거길 떠나지 않았으리라.

가오리는 마사히토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고, 마사히토는 가오리가 주소를 다 적는 걸 본 후 방을 나섰다.

이제 나 후지와라 마사히토는 살인자 마츠나가 미츠루를 잡고, 고향에서 내 명예를 회복하리라. 그리고 유명세를 탔을 때에 돈을 좀 벌어서, 고향에 집을 짓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리라.

==

서해안의 어느 한적한 곳.

유민주와 레온은 운명의 날이 되었는데도 돈을 갚지 못했다.
그들은 묶여 이곳에 와 있었다.
“내가 처음부터 네년의 말이 구라라는 걸 알고 있었지. 돈이 있긴 뭐 있어? “ 중국인 중간보스는 그녀의 구멍을 발로 문지르며 말했다.
“그만해, 제발.. . 이강혜 그년이 돈을 안 내놓는데 날보고 어쩌라고?”
“그럼 어떻게든 내놓게 했어야지. 레온. 네놈도 저 년을 먹었지?”
“사내라면 어떻게 안 먹고 배겨요?”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보스가 지시하셨다. 비행기 타려면 별로 시간이 없어. 시작해!”
행동대원들은 두 사람을 발로 밟기 시작했다. 중간보스는 담배 한 대를 태우면서 광동어로 말했다.
“끝나고 나면 바다에 버려.”
==

서울 모 호텔, 전기형의 숙소.
내일이면 그는 뉴욕으로 돌아간다. 다시 한국에 돌아올지 그는 알 수 없었다.
왜 돌아왔을까. 아마도 그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하애자도 없고, 하단영의 꼴도 옛날만 못하다.

1억 5천이나 주고 그의 그림들을 샀다는 사람은 하단영일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보상은 안 되지.

이 때 전화가 울렸다 . “손님 오셨습니다.”
“누군가요? “ “이강혜라고 합니다.”
이강혜, 많이 듣던 이름이다. 만나서 별로 좋을 게 없다. “연결시키지 마세요.”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던 이강혜는 전화를 걸었다. 이 호텔 오너인 모 재벌의 장녀이다.

“여보세요? 이강혜입니다.” 그녀는 단우에게 하던 목소리와는 전혀 차이가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세요. 지나 해리슨입니다.” 그녀의 남편은 캐나다인이었다. 강혜는 지나에게 말했다.
“내가 누군지는 아시겠지요? 이 호텔에 전기형이란 사람이 투숙중인데 좀 만나게 해 줘요.”

전기형이 누군지는 몰라도 하단영과 관계가 있다. 그녀는 니이가타에 가는 일정도 미루고, 이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왔다. 지나의 남편이 하는 펀드에 50억 정도 집어넣으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돈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서민들은 몰라. 그녀는 13살 때까지 학교도 가지 못하고 고생했던 옛일이 다시금 떠올랐다.

얼마 후 호텔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강혜는 전기형이 있는 객실 안에 들어왔다. 오너의 명령이니 직원들도 따를 수밖에 없다.

전기형은 문이 열리자 말했다. “아니, 댁들은 누군데…”
호텔 경비가 말?다. “이 분이 좀 뵙고 싶으십니다.”

이강혜가 말했다. “이 분을 주차장의 내 차까지 데려다 주세요.”
전기형이 소리쳤다. “백주 대낮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물론 있을 수 있지. 하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데?” 이강혜는 냉정한 얼굴로 기형에게 대답?다.

--주차장.
단영은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전기형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그런데, 주차원이 붙는 이 호텔 주차장 고급 구역에서, 웬 남자가 경비원들에게 끌려오고 있었고, 그의 한쪽 다리는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단영은 재빨리 그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강혜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차에서 뛰어 내렸다. 전기형은 단영의 모습을 보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단영. 너 다시 내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난 그냥…”
이강혜는 하단영을 봤지만 놀라지 않았다. 역시 내 예감이 맞았군.
“강헤야. 너 이 사람에게 왜 이러는 거니? 내게 한번 물어 보지도 않고.”
“물어 봤으면 이 사람을 두둔했을 테니 직접 들어 보려고 하는 것 뿐이예요. 빨리 내 차에 태우지 않고 뭐 하는 거야?”
경비원들은 눈치가 빠르다. 당장 이 구역으로 차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으러 뛰어 나갔다. 전기형을 끌고 가는 두 명만 그 자리에 있다.

“내가 다 말할께. 제발…”
“단우가 알면 댁을 용서할까요? 사실 나는 댁이 우리 집에 얹혀 사는 것도 기분 나빴지만 단우 씨의 누나이니 참았는데, 1억 5천이란 돈을 내 허락도 없이 써버릴 때는 뭔가가 있다 했지요. 역시 뭔가가 있었네요. 태워!”

이강혜는 경비 2명에게 말했다. “나와 같이 가지요.” “네.”
이미 지나와는 이야기가 끝났다. 경비 2명에겐 입을 막는 댓가로 두달 월급을 지급할 것이다.

단영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강혜가 앙칼지게 말했다.
“단우 씨가 알지 못하게 하세요. 알면 당장 누나를 집에서 쫓아낼 테니까.”

이 때 단영이 말?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나도 할 말이 있다. 네 동생 강준이가 내게 어떻게 했는지를!”

==

6부 8장입니다. 6부를 8장까지 한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강혜의 진짜 모습을 이 회에 써야 했습니다.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도 있지만, 상류층은 원래 이러합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60 / 7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