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의 내기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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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의 내기 - 08화 순찰 중에서
Written by 검은나비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불러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지요.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나는 은은한 입가에 미소를 띄우는 세리안을 뒤로하고서 백합궁을 나섰다.
휴우, 세리안은 아무래도 황녀님이니까 대하기 어렵단 말이지. 말을 편하게 하려고 해도 자꾸 존댓말도 섞여버리고 말야.
하아, 이제 순찰만 돌면 오늘하루 일과는 끝인가? 어디보자, 오늘 우리 기사단 순찰 구역이 외곽이구나. 다행인데? 금방 끝나겠다.
자, 그럼 어디 슬슬... 윽!
교대를 위해 병영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중 갑작스레 닥친 기습공격(?)에 순간 다리가 휘청거렸다. 아우, 또 넘어질 뻔했네.
"으으으, 이거 적응 안 된다, 진짜."
그냥 안에 들어있는 건 하루 지나니 그럭저럭 버티겠는데, 이게 갑자기 움직댈 때는 정말... 미치겠네. 그냥 침대로 가고싶다... 흑.
애써 안에서 마구 움직여대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병영에 가 이전 순찰자와 교대를 마치고 혼자서 외곽 순찰로로 들어섰다. 본래 순찰은 2인 1조가 원칙이지만, 쉬게 해준다는데 뭐라할 사람 있겠어? 쿡쿡.
아아, 여긴 좀 맘놓고 걷겠구나. 설마 누가 지나가진 않겠지?
횃불 하나 들지 않고 어두운 성벽을 따라 걸으며, 슬며시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애초에 이럴 생각으로 혼자 순찰을 나온 거니까.
솔직히 야외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 생소하고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더 흥분되는 듯했다. 우잉, 나 진짜 변탠가?
"쩝, 하긴 이렇게 어두운 데서 누가 날 보겠어? 사람들이 안 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뭐. 그럼 아예 대담하게 좀 가볼까나..."
나는 내 소드마스터로서의 감각을 믿기로 하고 대담하게 아예 웃옷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어깨를 짚었다.
"레이린."
"힉?!"
뭐, 뭐뭐뭐뭐야?!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정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등골이 쭈뼛 서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몸을 뒤집으며 검을 휘둘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내 비밀을 알았으니 입다물어 줘야겠어!
검을 휘두를 때까지만 해도 내 검이 정체모를 인간을 제압할 것을 전혀 의심치 않았지만, 다음 순간 다시 한 번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는 내 검을 맨손, 건틀릿 하나 끼지 않은 맨손으로 쳐낸 것이다.
채앵!
튀, 튕겨냈어?! 맨손으로 내 검을 튕겨내다니!
말도 안 돼! 상대가 피스트마스터라도 된단 말이야? 아리아 제국에 피스트마스터는 없는데? ....그래, 그렇군!
빠르게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며 그림자 속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검을 겨눴다.
"누가 보냈나. 세날의 잔당인가? 크로스왕국? 그도 아니면 자이 연맹국? 어떻게 황궁까지 들어왔는지 몰라도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부하를 데려오는 건데. 어떻게든 틈을 노려서 호각을 불어야 해!
저자는 나보다 뛰어난 실력자. 대체 누구지? 어느 왕국이냐! 제길, 몸상태만 조금 더 좋았어도...!
그나마 지금 상황을 알기라도 하는지, 카론이 허리놀림을 멈췄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왕이면 상황을 보고 지원까지 해주면 더 좋을텐데. 일단은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해! 나는 이를 꽉 깨물며 검을 추켜들고 상대에게 감각을 집중했다.
그렇게 한참 신경을 곤두세우던 중,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왠지 저 실루엣, 낯이 익은데?
"당신. 언제 나랑 만난 적 있나?"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냐?"
".....??"
어어어? 왠지 목소리도 엄청 낯익은데? 뭐지? 전장에서 자주 부딪혔던 사람인가? 아니, 세날의 마스터는 내가 베었는데?
왠지 모를 익숙함에 내가 자꾸만 고개를 갸웃거리자, 상대는 긴 한숨을 쉬더니 그림자에서 걸어나왔다.
아앗!? 저, 저 사람은...!
"베른 영감탱이?!"
"그래, 나다! 네 스승 목소리도 기억 못하는 거냐!"
놀랍게도 그 얼굴은 내 스승이자 근위기사단의 수장, 동시에 대륙제일기사(First Knight)란 영예를 지닌 베른 카 세라이즈 -그냥 베른 영감탱이- 였다.
하, 하기사 베른 영감 아니면 제국에서 내 검을 맨손으로 막을 사람은 없지. 근데... 이 상황을 어쩌지?
나는 얼른 검을 집어넣고서는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렸다.
에구구, 좀 알아봤어야 하는데... 나도 참 나다. 어떻게 이 영감을 못알아봤지? 이, 일단 자리를 좀 피하는 게...
내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는 걸 봤는지 베른 영감탱이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당장 달려오지 않으면 내 칼맛을 보게 될 거다."
"죄송합니다!"
나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영감 앞으로 달려갔다. 이 영감은 진짜 벨 사람이야! 생명의 위협이 느껴져! 아우우,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그렇게 내가 바로 앞에서 부동자세를 취하자, 영감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내 상체를 가리켰다.
"으휴, 일단 그 옷자락부터 어떻게 좀 해봐라."
"네? 앗!"
우악! 가, 가슴이 다 보이잖아!
으으으, 이게 왠 창피. 자, 잠깐 그럼...?
"서, 설마 다 본 거에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불길한 상상에, 나는 제발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라며 영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영감은 내 기대를 간단히 무시해 주었다.
"다 봤다."
"어... 어디서부터요?"
"쩝, 하긴 이렇게 어두운 데서 누가 날 보겠어? 부터."
"...엘라인이시여!!"
결국 다 봤다는 거 아냐! 아아악! 창피해! 쪽팔려 죽을 거 같아!!!
으어어어, 이런 영감탱이한테 그런 꼴을 다 보이다니...! 흑흑. 나 이제 시집 못 가...
내가 솟구치는 부끄러움에 쪼그려앉아 눈물을 찍어내자, 영감은 한숨을 푹푹 쉬며 말했다.
"어휴, 대체 넌 황궁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거냐? 카론이 그렇게 만족을 못 시켜주디?"
바로 그 카론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크흑, 이걸 말할 수도 없고!
나와 카론의 관계를 유일하게 아는 베른 영감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내 안에 자지가 들어있다는 것까지는 알 리가 없었기에 나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영감도 나랑 카론이 이렇게까지 변태라고는 상상도 못할 테니까.
내가 꼬옥 입을 다물자, 영감은 다시금 한숨을 푹 내쉬고는 몸을 돌렸다.
"너도 이제 애가 아니니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뼈 삭지 않게 적당히 해라. 안 들키게 하고. 이런 건 나도 무마해주기 힘들어."
"옙. 안녕히 가세요~"
나는 영감탱이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들었다.
갔지? 갔지? 갔다!
어휴, 갑자기 왜 와서 이러는 거야? 이 황궁 안에서 영감만 아니면 나 몰래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요! 황제폐하도 나보다 못한데... 쳇쳇.
근데 저 영감은 대체 왜 온 거야? 나한테 섹스 좀 적당히 하라고 온 건 아닐텐데?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래도 베른 영감의 의도를 알 수 없었기에 그냥 다시금 윗옷을 끌어올리고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순찰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진짜로 날 보고 있었던 건지, 카론의 움직임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으유, 이 영악한 자식 같으니.
"하아... 흐읏."
으으, 좋아. 질 안의 돌기가 긁히는게 아주 그냥... 크으.
아니 정말, 솔직히 너무 좋잖아! 대체 수녀들은 이런 걸 안하고 어떻게 사는 거래?
난 절대 이 느낌 포기 못할 거 같은데 말이야. 검술이랑 걸고 하면... 으음, 고민되는데 이거.
한참 머릿속으로 섹스를 찬양하며 느릿한 걸음으로 순찰 -의 탈을 쓴 노출 자위- 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크으, 슬슬 싼다!]
읏, 오는구나! 좋아, 어서 어서! 하아, 역시 사정이 최고지!
카론의 말을 듣기가 무섭게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정과 함께 절정에 달할 것을 대비해서 다리도 꽉 조이고, 걸음도 멈춘 채 뜨거운 정액을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자아, 와라, 와!
[싸, 싼다!]
좋아! 오... 응?
"무, 뭐야?"
뭐야? 이거 왜 이래? 왜 아무것도 안 나와??
말도 안 돼! 정액 어디 갔어? 설마 안 나오는 거야? 이게 뭐얏!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그저 움찔거리기만 할 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카론의 자지를 느끼자, 순간 엄청난 허탈감이 온몸을 휩쓸었다. 기대했던 것과 비례하기라도 한 듯한 엄청난 허무함이었다.
우우, 지금 쌌으면 확실하게 가는 건데! 카론 이자식 대체 뭐하는 거야?!
[야! 너 대체 뭐야! 지금 나랑 장난해!?]
[윽! 소리 좀 줄여. 귀 아파.]
[지금 그게 중요해? 뭐냐고! 너 벌써 죽은 거야?]
카론 이자식, 24시간이니 어쩌니 하더니 벌써 끝이야? 으으으... 괜히 몸만 더 뜨거워졌잖아!
나는 애꿎은 땅바닥을 마구 차며 카론에 대한 분노를 불태웠다. 나는 카론이 사정하지 않은 게 카론의 불알이 벌써 텅 비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귀걸이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내 생각 이상으로 당황스러운 이야기였다.
[무슨 소리야. 난 제대로 쌌는데?]
[뭐? 뭔 헛소리야. 아무것도 안 나왔는데!]
[이런이런, 레이린. 오늘 내가 화장실을 갔을까, 안 갔을까?]
[뭐? 그게 무슨...!!!]
헉, 서, 설마?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나는 그만 멈칫 굳어버렸다.
카론이 화장실을 언급한 순간 한 가지 가능성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카론은 능글맞은 말투로 내 생각이 맞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훗. 눈치챘나 보지? 맞아. 세팅을 살짝 바꿨지. 지금 정액은 내 앞에 있어.]
[너, 너너너너! 그게 무슨 짓이야!]
아깝게 정액을 땅바닥에 뿌리다니! 나한테 달란 말이야! 내 자궁에 뜨거운 정액을 쏟아부어달라고!!
아아, 그 정액이면 분명히 절정에 달했을 텐데...!
나는 안타까움과 분노에 발을 동동 굴렀다. 당장이라도 갈 것 같았던 상태에서 가지를 못하니 미칠 것 만 같았던 것이다. 우우 아까운 내 정액!
하지만 카론의 대답이 또 가관이었다.
[뭐, 싸고 말고는 내 마음이잖아? 안에 싸길 바라면 항복하던가.]
[....!]
이, 이 망할 자식이! 노린 건 그거였나!
크윽. 내 약점을 노리다니! 이렇게 된 이상 오기로라도 참아주겠어!
그제야 카론의 속셈이 날 안달나게 해 항복하게 만들겠다는 것을 안 나는 뿌득 이를 갈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수를 쓴 건진 몰라도 좀체 줄어들 생각을 안 하는 카론의 자지는 계속 내 보지를 자극하고, 엉덩이에도 혀 비스무리한 느낌이 자꾸만 느껴졌지만 역시 사정이 없으니 영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미칠 것 같았다. 움직인다는 것도 엄청 느릿하게 움직여, 엄청나게 감질나는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자지가 사정할 듯 움찔거리는 걸 느끼고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건만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그러는 게 벌써 세 번이 되자, 나는 진짜 미쳐버릴 것만 같은 지경에 처했다.
아아악! 차라리 안 움직이면 괜찮은데, 자꾸 움직이면서 모자라니까 진짜 미치겠어! 으으으, 진짜 이놈의 자지를 확 꺾어버릴 수도 없고...!
으득. 카론 너 이자식 집에 가서 보자! 이렇게 된 이상, 무력으로 해결해 주겠어!
나는 누가 건드렸단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뜨거운 몸을 이끌고 빠르게 우리 기사단 병영으로 향했다.
가면서도 아무도 안 남아있으면 하나 엄청나게 걱정했지만, 다행이도 어둑한 연무장에서 검을 휘두르는 인영이 보였다. 앗싸! 살았다! 나이스!
"거기 누구... 어? 단장님?"
"어, 그래. 나야."
"아니, 여긴 어쩐 일이세요? 단장님 순찰 아니에요?"
내 휘하의 기사단원, 세힐은 갑자기 나타난 날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나도 내가 지금 여기있으면 안 되는 거 알아. 그래도 너무 급한데 어쩔 수 없잖아! 당장 집에 가야 할 것 같다고!
"저기 세힐. 미안한데 나랑 교대 좀 해주면 안 될까?"
"예? 그게 무슨..."
"나 지금 반 정도는 돌았는데, 갑자기 너무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반만 돌면 되니까, 응? 내가 다음에 네 순찰 풀로 돌아줄게!"
"에에..."
세힐은 내 요구가 갑작스러웠는지, 살짝 멍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거렸다.
제발 승낙해라, 제발! 제발!! 엘라인이시여! 하루 종일 안 도와줬는데 이럴 때만이라도 좀 도와주세요!
내 애타는 눈초리를 읽기라도 한 건지, 이내 세힐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저야 나쁠 것 없죠. 알았어요."
"진짜지? 그럼 나 먼저 간다!"
집! 집! 얼른 지이이입!! 카론을 만나러 가야 해! 으아아, 죽겠다!
나는 세힐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속력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빠르게 멀어지는 뒤에서 세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요즘 단장님 발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거 같은데, 괜찮은가 몰라."
휘청!
커헉. 바, 발정도?! 아까 리아한테 들은 게 진짜였어?! 저 맹한 세힐까지 알다니... 젠장, 이거 소문이 엄청 퍼졌잖아! 크흐흑, 미치겠네.
나는 당장이라도 몸을 돌려 세힐에게 변명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 소문이 어떻게 보면 또 사실인 데다 딱히 변명할 거리도 없어 눈물을 뿌리며 발을 놀릴 뿐이었다.
젠장! 카론 너 이자식 가만 안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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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화... 인데, 어떻게 아직도 10화를 다 안 썼을 수가 있지?;;;
저 귀차니즘 너무 심한 듯... OTL
10화는 커녕 11화를 얼른 시작하고 12,13화를 써도 모자랄 판에 10화를 덜 썼다니... ㅠㅠ
신등장 캐릭터 설명
세힐 카 휘에라 (27세 女)
적갈색 긴머리에 청안, 175cm 60kg
레이린 휘하 블랙로즈 기사단원 중 하나.
기사단 내에서 다섯 손에 꼽히는 실력자이자, 수련광이다. 살짝 맹한 구석이 있음.
레이린이 점점 발정녀로 접어드는 것을 내심 걱정하고 있다. 리아의 단짝친구.
Written by 검은나비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불러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지요.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나는 은은한 입가에 미소를 띄우는 세리안을 뒤로하고서 백합궁을 나섰다.
휴우, 세리안은 아무래도 황녀님이니까 대하기 어렵단 말이지. 말을 편하게 하려고 해도 자꾸 존댓말도 섞여버리고 말야.
하아, 이제 순찰만 돌면 오늘하루 일과는 끝인가? 어디보자, 오늘 우리 기사단 순찰 구역이 외곽이구나. 다행인데? 금방 끝나겠다.
자, 그럼 어디 슬슬... 윽!
교대를 위해 병영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중 갑작스레 닥친 기습공격(?)에 순간 다리가 휘청거렸다. 아우, 또 넘어질 뻔했네.
"으으으, 이거 적응 안 된다, 진짜."
그냥 안에 들어있는 건 하루 지나니 그럭저럭 버티겠는데, 이게 갑자기 움직댈 때는 정말... 미치겠네. 그냥 침대로 가고싶다... 흑.
애써 안에서 마구 움직여대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병영에 가 이전 순찰자와 교대를 마치고 혼자서 외곽 순찰로로 들어섰다. 본래 순찰은 2인 1조가 원칙이지만, 쉬게 해준다는데 뭐라할 사람 있겠어? 쿡쿡.
아아, 여긴 좀 맘놓고 걷겠구나. 설마 누가 지나가진 않겠지?
횃불 하나 들지 않고 어두운 성벽을 따라 걸으며, 슬며시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애초에 이럴 생각으로 혼자 순찰을 나온 거니까.
솔직히 야외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 생소하고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더 흥분되는 듯했다. 우잉, 나 진짜 변탠가?
"쩝, 하긴 이렇게 어두운 데서 누가 날 보겠어? 사람들이 안 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뭐. 그럼 아예 대담하게 좀 가볼까나..."
나는 내 소드마스터로서의 감각을 믿기로 하고 대담하게 아예 웃옷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어깨를 짚었다.
"레이린."
"힉?!"
뭐, 뭐뭐뭐뭐야?!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정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등골이 쭈뼛 서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몸을 뒤집으며 검을 휘둘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내 비밀을 알았으니 입다물어 줘야겠어!
검을 휘두를 때까지만 해도 내 검이 정체모를 인간을 제압할 것을 전혀 의심치 않았지만, 다음 순간 다시 한 번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는 내 검을 맨손, 건틀릿 하나 끼지 않은 맨손으로 쳐낸 것이다.
채앵!
튀, 튕겨냈어?! 맨손으로 내 검을 튕겨내다니!
말도 안 돼! 상대가 피스트마스터라도 된단 말이야? 아리아 제국에 피스트마스터는 없는데? ....그래, 그렇군!
빠르게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며 그림자 속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검을 겨눴다.
"누가 보냈나. 세날의 잔당인가? 크로스왕국? 그도 아니면 자이 연맹국? 어떻게 황궁까지 들어왔는지 몰라도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부하를 데려오는 건데. 어떻게든 틈을 노려서 호각을 불어야 해!
저자는 나보다 뛰어난 실력자. 대체 누구지? 어느 왕국이냐! 제길, 몸상태만 조금 더 좋았어도...!
그나마 지금 상황을 알기라도 하는지, 카론이 허리놀림을 멈췄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왕이면 상황을 보고 지원까지 해주면 더 좋을텐데. 일단은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해! 나는 이를 꽉 깨물며 검을 추켜들고 상대에게 감각을 집중했다.
그렇게 한참 신경을 곤두세우던 중,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왠지 저 실루엣, 낯이 익은데?
"당신. 언제 나랑 만난 적 있나?"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냐?"
".....??"
어어어? 왠지 목소리도 엄청 낯익은데? 뭐지? 전장에서 자주 부딪혔던 사람인가? 아니, 세날의 마스터는 내가 베었는데?
왠지 모를 익숙함에 내가 자꾸만 고개를 갸웃거리자, 상대는 긴 한숨을 쉬더니 그림자에서 걸어나왔다.
아앗!? 저, 저 사람은...!
"베른 영감탱이?!"
"그래, 나다! 네 스승 목소리도 기억 못하는 거냐!"
놀랍게도 그 얼굴은 내 스승이자 근위기사단의 수장, 동시에 대륙제일기사(First Knight)란 영예를 지닌 베른 카 세라이즈 -그냥 베른 영감탱이- 였다.
하, 하기사 베른 영감 아니면 제국에서 내 검을 맨손으로 막을 사람은 없지. 근데... 이 상황을 어쩌지?
나는 얼른 검을 집어넣고서는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렸다.
에구구, 좀 알아봤어야 하는데... 나도 참 나다. 어떻게 이 영감을 못알아봤지? 이, 일단 자리를 좀 피하는 게...
내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는 걸 봤는지 베른 영감탱이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당장 달려오지 않으면 내 칼맛을 보게 될 거다."
"죄송합니다!"
나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영감 앞으로 달려갔다. 이 영감은 진짜 벨 사람이야! 생명의 위협이 느껴져! 아우우,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그렇게 내가 바로 앞에서 부동자세를 취하자, 영감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내 상체를 가리켰다.
"으휴, 일단 그 옷자락부터 어떻게 좀 해봐라."
"네? 앗!"
우악! 가, 가슴이 다 보이잖아!
으으으, 이게 왠 창피. 자, 잠깐 그럼...?
"서, 설마 다 본 거에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불길한 상상에, 나는 제발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라며 영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영감은 내 기대를 간단히 무시해 주었다.
"다 봤다."
"어... 어디서부터요?"
"쩝, 하긴 이렇게 어두운 데서 누가 날 보겠어? 부터."
"...엘라인이시여!!"
결국 다 봤다는 거 아냐! 아아악! 창피해! 쪽팔려 죽을 거 같아!!!
으어어어, 이런 영감탱이한테 그런 꼴을 다 보이다니...! 흑흑. 나 이제 시집 못 가...
내가 솟구치는 부끄러움에 쪼그려앉아 눈물을 찍어내자, 영감은 한숨을 푹푹 쉬며 말했다.
"어휴, 대체 넌 황궁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거냐? 카론이 그렇게 만족을 못 시켜주디?"
바로 그 카론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크흑, 이걸 말할 수도 없고!
나와 카론의 관계를 유일하게 아는 베른 영감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내 안에 자지가 들어있다는 것까지는 알 리가 없었기에 나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영감도 나랑 카론이 이렇게까지 변태라고는 상상도 못할 테니까.
내가 꼬옥 입을 다물자, 영감은 다시금 한숨을 푹 내쉬고는 몸을 돌렸다.
"너도 이제 애가 아니니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뼈 삭지 않게 적당히 해라. 안 들키게 하고. 이런 건 나도 무마해주기 힘들어."
"옙. 안녕히 가세요~"
나는 영감탱이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들었다.
갔지? 갔지? 갔다!
어휴, 갑자기 왜 와서 이러는 거야? 이 황궁 안에서 영감만 아니면 나 몰래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요! 황제폐하도 나보다 못한데... 쳇쳇.
근데 저 영감은 대체 왜 온 거야? 나한테 섹스 좀 적당히 하라고 온 건 아닐텐데?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래도 베른 영감의 의도를 알 수 없었기에 그냥 다시금 윗옷을 끌어올리고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순찰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진짜로 날 보고 있었던 건지, 카론의 움직임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으유, 이 영악한 자식 같으니.
"하아... 흐읏."
으으, 좋아. 질 안의 돌기가 긁히는게 아주 그냥... 크으.
아니 정말, 솔직히 너무 좋잖아! 대체 수녀들은 이런 걸 안하고 어떻게 사는 거래?
난 절대 이 느낌 포기 못할 거 같은데 말이야. 검술이랑 걸고 하면... 으음, 고민되는데 이거.
한참 머릿속으로 섹스를 찬양하며 느릿한 걸음으로 순찰 -의 탈을 쓴 노출 자위- 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크으, 슬슬 싼다!]
읏, 오는구나! 좋아, 어서 어서! 하아, 역시 사정이 최고지!
카론의 말을 듣기가 무섭게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정과 함께 절정에 달할 것을 대비해서 다리도 꽉 조이고, 걸음도 멈춘 채 뜨거운 정액을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자아, 와라, 와!
[싸, 싼다!]
좋아! 오... 응?
"무, 뭐야?"
뭐야? 이거 왜 이래? 왜 아무것도 안 나와??
말도 안 돼! 정액 어디 갔어? 설마 안 나오는 거야? 이게 뭐얏!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그저 움찔거리기만 할 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카론의 자지를 느끼자, 순간 엄청난 허탈감이 온몸을 휩쓸었다. 기대했던 것과 비례하기라도 한 듯한 엄청난 허무함이었다.
우우, 지금 쌌으면 확실하게 가는 건데! 카론 이자식 대체 뭐하는 거야?!
[야! 너 대체 뭐야! 지금 나랑 장난해!?]
[윽! 소리 좀 줄여. 귀 아파.]
[지금 그게 중요해? 뭐냐고! 너 벌써 죽은 거야?]
카론 이자식, 24시간이니 어쩌니 하더니 벌써 끝이야? 으으으... 괜히 몸만 더 뜨거워졌잖아!
나는 애꿎은 땅바닥을 마구 차며 카론에 대한 분노를 불태웠다. 나는 카론이 사정하지 않은 게 카론의 불알이 벌써 텅 비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귀걸이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내 생각 이상으로 당황스러운 이야기였다.
[무슨 소리야. 난 제대로 쌌는데?]
[뭐? 뭔 헛소리야. 아무것도 안 나왔는데!]
[이런이런, 레이린. 오늘 내가 화장실을 갔을까, 안 갔을까?]
[뭐? 그게 무슨...!!!]
헉, 서, 설마?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나는 그만 멈칫 굳어버렸다.
카론이 화장실을 언급한 순간 한 가지 가능성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카론은 능글맞은 말투로 내 생각이 맞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훗. 눈치챘나 보지? 맞아. 세팅을 살짝 바꿨지. 지금 정액은 내 앞에 있어.]
[너, 너너너너! 그게 무슨 짓이야!]
아깝게 정액을 땅바닥에 뿌리다니! 나한테 달란 말이야! 내 자궁에 뜨거운 정액을 쏟아부어달라고!!
아아, 그 정액이면 분명히 절정에 달했을 텐데...!
나는 안타까움과 분노에 발을 동동 굴렀다. 당장이라도 갈 것 같았던 상태에서 가지를 못하니 미칠 것 만 같았던 것이다. 우우 아까운 내 정액!
하지만 카론의 대답이 또 가관이었다.
[뭐, 싸고 말고는 내 마음이잖아? 안에 싸길 바라면 항복하던가.]
[....!]
이, 이 망할 자식이! 노린 건 그거였나!
크윽. 내 약점을 노리다니! 이렇게 된 이상 오기로라도 참아주겠어!
그제야 카론의 속셈이 날 안달나게 해 항복하게 만들겠다는 것을 안 나는 뿌득 이를 갈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수를 쓴 건진 몰라도 좀체 줄어들 생각을 안 하는 카론의 자지는 계속 내 보지를 자극하고, 엉덩이에도 혀 비스무리한 느낌이 자꾸만 느껴졌지만 역시 사정이 없으니 영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미칠 것 같았다. 움직인다는 것도 엄청 느릿하게 움직여, 엄청나게 감질나는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자지가 사정할 듯 움찔거리는 걸 느끼고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건만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그러는 게 벌써 세 번이 되자, 나는 진짜 미쳐버릴 것만 같은 지경에 처했다.
아아악! 차라리 안 움직이면 괜찮은데, 자꾸 움직이면서 모자라니까 진짜 미치겠어! 으으으, 진짜 이놈의 자지를 확 꺾어버릴 수도 없고...!
으득. 카론 너 이자식 집에 가서 보자! 이렇게 된 이상, 무력으로 해결해 주겠어!
나는 누가 건드렸단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뜨거운 몸을 이끌고 빠르게 우리 기사단 병영으로 향했다.
가면서도 아무도 안 남아있으면 하나 엄청나게 걱정했지만, 다행이도 어둑한 연무장에서 검을 휘두르는 인영이 보였다. 앗싸! 살았다! 나이스!
"거기 누구... 어? 단장님?"
"어, 그래. 나야."
"아니, 여긴 어쩐 일이세요? 단장님 순찰 아니에요?"
내 휘하의 기사단원, 세힐은 갑자기 나타난 날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나도 내가 지금 여기있으면 안 되는 거 알아. 그래도 너무 급한데 어쩔 수 없잖아! 당장 집에 가야 할 것 같다고!
"저기 세힐. 미안한데 나랑 교대 좀 해주면 안 될까?"
"예? 그게 무슨..."
"나 지금 반 정도는 돌았는데, 갑자기 너무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반만 돌면 되니까, 응? 내가 다음에 네 순찰 풀로 돌아줄게!"
"에에..."
세힐은 내 요구가 갑작스러웠는지, 살짝 멍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거렸다.
제발 승낙해라, 제발! 제발!! 엘라인이시여! 하루 종일 안 도와줬는데 이럴 때만이라도 좀 도와주세요!
내 애타는 눈초리를 읽기라도 한 건지, 이내 세힐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저야 나쁠 것 없죠. 알았어요."
"진짜지? 그럼 나 먼저 간다!"
집! 집! 얼른 지이이입!! 카론을 만나러 가야 해! 으아아, 죽겠다!
나는 세힐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속력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빠르게 멀어지는 뒤에서 세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요즘 단장님 발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거 같은데, 괜찮은가 몰라."
휘청!
커헉. 바, 발정도?! 아까 리아한테 들은 게 진짜였어?! 저 맹한 세힐까지 알다니... 젠장, 이거 소문이 엄청 퍼졌잖아! 크흐흑, 미치겠네.
나는 당장이라도 몸을 돌려 세힐에게 변명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 소문이 어떻게 보면 또 사실인 데다 딱히 변명할 거리도 없어 눈물을 뿌리며 발을 놀릴 뿐이었다.
젠장! 카론 너 이자식 가만 안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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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화... 인데, 어떻게 아직도 10화를 다 안 썼을 수가 있지?;;;
저 귀차니즘 너무 심한 듯... OTL
10화는 커녕 11화를 얼른 시작하고 12,13화를 써도 모자랄 판에 10화를 덜 썼다니... ㅠㅠ
신등장 캐릭터 설명
세힐 카 휘에라 (27세 女)
적갈색 긴머리에 청안, 175cm 60kg
레이린 휘하 블랙로즈 기사단원 중 하나.
기사단 내에서 다섯 손에 꼽히는 실력자이자, 수련광이다. 살짝 맹한 구석이 있음.
레이린이 점점 발정녀로 접어드는 것을 내심 걱정하고 있다. 리아의 단짝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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